상단영역

본문영역

"아, 이렇게 죽는구나"... 통제불능에 빠진 가속페달, 급발진의 전조증상?

  • 기사입력 2024.01.15 19:52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최근 현대 스타리아 라운지를 타고 주행하던 중 가속 페달이 밟힌 상태로 빠지지 않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마치 급발진처럼 RPM이 치솟고, 가속페달이 복귀하지 않는 상황은 매우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서 페달까지 교체했지만, 원인은 엉뚱하게도 코일매트가 문제였습니다.

우선 코일매트에 대해서는 세균에 취약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코일매트의 세균은 세차 후 살균하는 방법으로 관리를 하고 있어 그런 문제보다는 관리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해당 차량은 바닥재 교체 시공을 했기 때문에 사실은 코일매트도 굳이 필요치는 않지만, 푹신한 느낌이나 관리의 편리성이나 가성비는 결국 많은 분들께서 코일매트를 찾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자리로 복귀하지 않는 가속페달(사진=양봉수 기자)
▲제자리로 복귀하지 않는 가속페달(사진=양봉수 기자)

그런데 지난 12월부터 출퇴근 시에 가속 페달을 밟으면 페달이 빠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처음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 때는 페달에서 발을 떼고, 약 1초 뒤에 가속페달이 툭 소리를 내면서 제자리로 튕겨 나왔습니다. 이후에도 출퇴근 시, 같은 상황이 반복돼서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페달을 비롯해서 관련 센서를 교체했습니다. 

부품 교체로 문제 해결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또다시 문제가 발생됐습니다. 심지어 가속페달이 점점 더 제자리로 복귀하는 시간이 늦어지는 시점이었죠. 그러나 서비스센터에서는 차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여 수리 담당자님과 함께 원인을 찾던 중 문제가 코일매트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속페달의 정상 위치(사진=양봉수 기자)
▲가속페달의 정상 위치(사진=양봉수 기자)
▲영하의 기온에 단단해진 코일매트에 걸린 가속페달(사진=양봉수 기자)
▲영하의 기온에 단단해진 코일매트에 걸린 가속페달(사진=양봉수 기자)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려면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두꺼운 코일매트여야 하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코일매트가 단단하게 굳어야 합니다. 그리고 바닥으로 고정되어 있는 오르간 페달이 아니라, 공중에 메달려 있는 형태의 페달이어야 합니다. 아이오닉 라인업을 비롯해서 요즘은 전기차들도 이런 형태의 페달을 많이 사용하고, 오르간 페달은 오히려 시트 포지션이 매우 낮은 차량이 아니라면 흔치 않습니다.

우선 당장 코일매트에 가속페달이 끼인 상황이라면 브레이크를 깊게 밟아주세요. 요즘 차량들은 가속페달이 센서로 작동되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깊게 밟으면 자동으로 중립으로 전환되면서 브레이크만 작동하게 됩니다. 즉, 미국영화에서 보는 번아웃 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또 브레이크를 여러 번 세게 나눠 밟으면 가속페달이 충격으로 튀어나올 수 있는데, 그래도 안 되면 중립으로 변속을 전환하는 것이 빠르고 안전합니다. 

▲가위로도 쉽게 재단 가능한 코일매트(사진=양봉수 기자)
▲가위로도 쉽게 재단 가능한 코일매트(사진=양봉수 기자)

궁극적으로는 코일매트에서 발생한 문제이니, 코일매트와 페달이 맞닿는 부분 자체를 잘라내는 게 좋습니다. 코일매트 업체 역시 애초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겠지만, 코일매트의 가격이나 시장규모를 봐서는 개선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소비자들 또한 코일매트가 무조건 크고 더 많은 부분까지 덮길 원하기 때문인데요. 4D 매트까지 출시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아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오히려 바닥을 충분히 덮지 못한다며, 업체에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죠. 따라서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코일매트 설치 후, 페달이 끼지 않도록 소비자들이 코일매트를 알아서 재단하거나, 수정해서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사진, 쏘나타 N-line 운전석(사진=양봉수 기자)
▲참고사진, 쏘나타 N-line 운전석(사진=양봉수 기자)

원인은 코일매트였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만약에 급발진이었다고 하더라도 브레이크만 제대로 밟으면 동력이 끊긴다는 사실은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들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급발진 주장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분명 급발진은 존재할 거라 생각합니다만, 이번에 겪은 상황도 초보 운전자였거나, 급발신 맹신론자였다면 당연히 "급발진이구나", "아, 이대로 죽는구나"라며 모든 것을 포기해서 사고로 이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제 급발진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조치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bbongs142@autotribune.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시간 추천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