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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우리나라가 저렴한 게 맞네".. 렉서스 ES300h, 일본 현지 풀옵션 가격 알아보니 '충격'

  • 기사입력 2024.01.17 11:34
  • 기자명 최현진 기자

- 렉서스 ES300h 한국·일본 판매가격 비교
- 일본 ES300h, 한국과 트림 구성부터 달라
- 옵션 다양화된 일본 사양, 풀옵션 가격도↑
- 일본 렉서스, 한국보다 선호 연령대 다양해

[오토트리뷴(치바)=최현진 기자]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지난해 총 1만 3,560대를 판매했다. 일본차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2019년 이후 4년 만에 1만 대를 다시 돌파한 것이다. 수입차 1위를 차지했던 과거의 영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재도약의 기회를 얻은 것만은 확실하다.

▲렉서스 ES300h 실내(사진=렉서스)
▲렉서스 ES300h 실내(사진=렉서스)

핵심 모델은 렉서스 ES다. 2023년 누적 판매량이 7,839대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가격의 경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복합적인 의견이지만, 대체로 시작 가격은 낮아 합리적이지만 등급이 높아질수록 동일한 사양을 갖춘 독일 세단 대비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견적 확인을 위해 일본의 한 렉서스 대리점을 직접 방문했다(사진=최현진 기자)
▲견적 확인을 위해 일본의 한 렉서스 대리점을 직접 방문했다(사진=최현진 기자)


렉서스 ES300h, 일본 실제 견적표를 받아보다

그렇다면 해외에서의 ES는 한국과 비교해 어떤 수준일까. 일본의 한 렉서스 매장을 방문해 실제 견적서를 요청했다. 한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사양과 완전히 동일한 사양으로 맞췄을 때 얼마나 가격 차이가 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렉서스 ES300h(사진=렉서스)
▲렉서스 ES300h(사진=렉서스)

본래는 ES300h의 트림별 최소 가격을 비교하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 비교는 성립 자체가 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의 트림 운영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사양 ES는 기본 트림 럭셔리+를 시작으로 이그제큐티브, F 스포트 등 3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선호도가 높은 기능이 대부분의 트림에 기본 적용된다. 오너 드리븐과 쇼퍼 드리븐 수요를 모두 만족시키는 성향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렉서스 ES300h(사진=렉서스)
▲렉서스 ES300h(사진=렉서스)

그러나 일본은 기본형 ES300h를 시작으로 F 스포트를 중간 트림으로 운영한다. 그 위로 첨단 편의 사양 등을 대거 추가한 최고급 모델인 '버전 L' 트림을 두고 있다. 한국과는 달리 오너 드리븐 성향의 고객과 쇼퍼 드리븐 성향의 고객을 철저하게 분리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트림별 특징을 하나하나 따지는 것보다는, 풀옵션 모델에서 한국 사양에 적용되지 않는 부분만 제외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한 비교가 될 것으로 판단됐다. 그렇게 견적서를 요청해 받아본 결과는 꽤 흥미로웠다.

▲한국 사양과 비슷하게 맞춘 일본 사양 ES300h의 견적(사진=최현진 기자)
▲한국 사양과 비슷하게 맞춘 일본 사양 ES300h의 견적(사진=최현진 기자)

일본형 ES300h의 경우 위의 조건을 통해 786만 9,438엔(약 7,173만 원)이라는 가격이 나왔다. 절대적인 수치로만 보면 한국 사양 렉서스 ES300h F 스포트(7,410만 원)보다 비싸다. 그런데 2024년 1월 기준 900원대 초반 엔화 환율이 유지되면서, 실 가격은 오히려 한국 대비 저렴해졌다.

▲일본 사양 ES300h의 디지털 사이드미러(사진=렉서스)
▲일본 사양 ES300h의 디지털 사이드미러(사진=렉서스)

물론 일본 사양 렉서스 ES에는 디지털 룸미러와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 국내에 없는 옵션이 존재한다. 이 두 가지를 선택할 경우 33만 엔(약 300만 원)의 가격이 추가되어 환율을 고려하더라도 한국 사양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싸진다. 여기에 엔화 환율도 꾸준히 변동되는 만큼, 단순 계산만으로 "한국 사양 ES300h가 더 비싸다"라고 장담하기엔 다소 애매하다.

▲렉서스 ES300h(사진=렉서스)
▲렉서스 ES300h(사진=렉서스)

이외에도 일본에서 선호하지 않는 선택사양이 한국 사양에서는 기본 탑재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결과적으로는 한국 시장에서의 가격이 훨씬 저렴하게 책정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기존 F 스포트 대비 가격을 크게 낮춘(6,360만 원) F 스포트 디자인 패키지가 150대 한정으로 출시되며 한국 사양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커졌다.

▲렉서스 ES300h(사진=렉서스)
▲렉서스 ES300h(사진=렉서스)


렉서스, 한국과 일본의 소비자 성향 차이는?

렉서스가 '프리미엄 승용차 브랜드'라는 인식은 세계 공통이다. 한국은 물론 렉서스의 고향인 일본에서도 이는 동일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디테일한 성향이나 주요 연령대는 양 국가가 서로 다르다.

▲렉서스 LS500h(사진=렉서스)
▲렉서스 LS500h(사진=렉서스)

한국 시장은 대체로 렉서스 브랜드가 보수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ES, LS 등 중형 이상 세단은 물론이고 RX와 NX 등 SUV 모델도 일정 수준 구매력을 갖춘 중장년층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젊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모델들은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한국 시장에서 일찍 단종된다.

준중형 세단 IS도 2세대가 상당한 판매량을 보였지만 3세대 모델은 판매 부진 끝에 한국 시장 판매를 중단했다. 하이브리드 해치백 CT도 의미있는 판매량을 보이지는 못했고, 현행 모델로 판매중인 크로스오버 모델 UX 역시 실적이 그리 높지는 않다.

▲렉서스 IS500 F 스포트(사진=렉서스)
▲렉서스 IS500 F 스포트(사진=렉서스)

물론 렉서스의 보수적인 이미지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한국 시장보다 적극적이다. RC F나 IS500 F 스포트 등 완전한 고성능 모델은 운전의 재미를 강조했고, NX, RX, LX 등 SUV 모델은 다양한 활용성을 내세웠다. 그 결과 일본 내에서도 복합적인 고객 연령대를 구축할 수 있었다.

견적을 안내해준 일본 렉서스 직원은 "F 스포트의 경우에도 일본에서는 젊은 고객층이 전체의 40%에 달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단순히 '최고가 트림' 정도로 인식되는 F 스포트가 일본 현지에서는 '고성능 감성'을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렉서스 ES300h 일본 견적서(사진=최현진 기자)
▲렉서스 ES300h 일본 견적서(사진=최현진 기자)

이번 취재는 동일한 모델의 한국 및 일본 가격 차이라는 단순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하나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각 나라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또 이에 맞춰 각 국가의 판매 전략이 얼마나 달라지는지에 대한 부분까지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조사였다고 볼 수 있다.

ch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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