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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과 국산 SUV의 사이에서, 쉐보레 이쿼녹스 시승기

  • 기사입력 2018.08.01 14:34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이쿼녹스는 쉐보레의 중형 SUV로 2004년 첫 출시 후 현행 3세대 모델에 이르기까지 북미 베스트셀링 SUV를 놓치지 않았다. 1세대 이후 누적 판매량 200만 대, 2017년 연간 판매량 29만 대를 기록했을 정도니 인기가 굉장한 모델이다. 쉐보레 이쿼녹스는 아직 국내에 물량이 많이 풀리지 않아 흔히볼 수 없는 차량이다. 하지만 물량 탓만 할 수는 없다. 가격 책정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쿼녹스가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링 SUV로 등극할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최신 디자인이 적용된 외관

전면은 최신 쉐보레 듀얼 포트 그릴이 적용됐다. 라디에이터 그릴 내부는 액티브 에어로 셔터가 내장돼 필요에 따라 공기흡입구를 자동 개폐한다. 공력 성능 향상으로 높은 연비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다. 프로젝션 타입 헤드램프는 LED 주간주행등이 더해져 입체적으로 꾸몄다. 트림에 따라 할로겐, HID, LED 헤드램프가 각기 적용된다. 안개등과 방향지시등은 벌브타입으로 범퍼 좌우 끝단에 위치한다.



측면은 굵은 선과 면의 결합으로 스포티하다. 윈도우 라인과 루프랙에 크롬을 적용해 포인트를 줬다. 이전 세대부터 적용돼 온 사선 모양 C필러는 트렁크 공간을 강조해 차체를 커 보이게 만든다. 휠은 사양에 따라 17에서 19인치까지 장착된다. 하단 검정 플라스틱 몰딩은 오프로더의 이미지를 더해주고, 도어 일체형으로 제작돼 승하차 시 옷자락이 쓸려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기능성도 갖췄다.



루프에 위치한 샤크안테나는 다른 차종에 비해 제법 큰 편이다. 루프 스포일러는 LED 제동등이 삽입되고, 뒤 유리 측면까지 감싸는 형태다. LED 테일램프는 쉐보레 고유의 그래픽을 적용했는데,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벌브로 구성된다. 범퍼 하단의 크롬 바는 전폭을 넓어 보이게 만든다. 머플러는 범퍼 안쪽에 숨겨져 있다.




예상보다 넓은 공간, 뒷좌석을 배려한 실내

실내는 말리부와 매우 유사하게 만들어졌다. 워즈오토가 선정한 2018 최고의 자동차 인테리어에 선정된 만큼 완성도가 높다. 센터패시아 상단에 8인치 디스플레이가 위치하고, 공조장치가 밑에 자리잡는다. 디스플레이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차량 기능 설정 메뉴가 내장된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장비도 마련되고, 작은 소지품을 수납할 수 있도록 여유 공간을 뒀다. 사륜구동을 비롯한 주행 관련 버튼이 바로 뒤에 자리잡고, 변속기 레버는 컵홀더 옆에 위치한다.


스티어링 휠 좌측은 크루즈 컨트롤 기능, 우측은 오디오 기능 버튼이 위치하고 뒤편으로 볼륨과 미디어 선택 버튼을 보이지 않게 배치했다. 전조등과 안개등, 조명 밝기 조절 버튼은 스티어링 휠 왼편 패널에 부착해 깔끔하고 사용하기가 편리하다. 1, 2열 창문 모두 오토 업/다운이 가능하고, 실내 조명도 모두 LED로 사용해 전력 소비를 줄였다.




2열은 등받이 각도가 2단계로 조절되고, 헤드레스트가 뒤로 젖혀져 장시간 이동에도 편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사륜구동 모델임에도 2열 바닥이 평평해 거주성이 좋은 편이다. 차체 크기가 작다는 의견들이 있지만, 휠베이스가 2,725mm에 달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한 편이다. 이쿼녹스가 준중형이냐 중형이냐라는 논란에 비해, 실제로 착석해 보면 거주 공간은 넉넉하게 확보된 편이다.



일상적인 주행에 초점을 맞춘 파워트레인

이쿼녹스는 1.6리터 디젤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성능을 보유한다.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파워트레인이기 때문에, 폭발적인 가속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낮은 rpm에서 32.6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패밀리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상 주행에서는 무난한 수준이다.



사륜구동 모델의 공인연비는 복합 12.9km/l로 나타나지만 실제로 주행해 보면 공인연비를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시승할 동안 특별히 신경써서 운행하지 않아도, 시내 주행에서 14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고속도로를 정속 주행할 때는 20km/l까지 연비를 달성해 높은 효율성을 보여줬다. 공기 역학적인 디자인과 높은 효율을 위한 파워트레인, 경쟁차종 대비 100~200kg 가량 가벼운 차체로 인해 실제 연비가 높게 나온다. 날이 갈수록 오르는 연료비와 경유 세제개편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쿼녹스가 앞으로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 예상된다.



이쿼녹스는 가솔린 차량이나 승용 세단을 연상케 할 정도로 실내가 조용한 편이다. 차음 글래스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의 적용으로,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상당히 정제되기 때문이다. 직진과 코너 주행에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아 안정적이고, 주행안정성이 높다. 그로 인해 시승을 하면서 줄곧 SUV보다는 세단을 운전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조용하고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은 이쿼녹스가 가진 장점 가운데 하나다.



핸들링은 패밀리 SUV임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편에 속한다. 보쉬의 R-EPS를 적용해 조향 반응이 직관적이다. 제동 답력은 골고루 분산된 편이라, 전방 거리에 여유를 두고 미리 제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도 보쉬 제품으로, 작은 충격은 걸러주고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시켜 준다.



튼튼한 차체, 빈 틈없이 갖춰진 안전장비

이쿼녹스의 차체는 초고장력/고장력 강판을 82.4% 사용해 견고함을 자랑한다. 포스코가 개발한 초고장력 강판 기가스틸도 사용 비율이 19.7%나 된다. 기가스틸은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 강해, 10원짜리 동전 크기의 철로 10톤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판이다. 차체 경량화와 강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부분은 칭찬할 만하다. 실제로 이쿼녹스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의 충돌테스트와 미국 신차 평가 프로그램 안전성 종합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쿼녹스는 전방위 안전장비를 기본 모델부터 적용한다. 상급 모델과의 차이는 주차 보조시스템과 후방 카메라 정도일 뿐, 전/후/측방 경고 시스템과 차선유지 장치가 빠짐없이 장착된다. 햅틱시트는 자동차가 위험한 상황을 감지할 때 운전석 시트에 진동 알림으로 동승자가 불안함을 느끼지 않게 도와준다. 진동이 제법 센 편이고, 운전석 유리에 빨간색으로 경고 표시가 돼 전달력이 좋다. 필요에 따라 기존 방식처럼 신호음으로 바꿀 수도 있다.


뒷좌석 승객이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석 문을 열게 되면, 뒷좌석 확인 경고 문구가 계기반에 나타난다. 어린 아이나 애견을 차에 두고 내리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주는 장치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 특히 필요한 안전장비로, 가족용 차량으로서 이쿼녹스의 가치를 높여주는 요소다.




탑승객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편의장비

이쿼녹스 리모콘의 열림 버튼을 길게 누르면 1, 2열 윈도우가 내려간다. 더운 날씨에 특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센터패시아의 설정 버튼으로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전동식 트렁크는 범퍼 하단에 발을 대면 자동으로 열려, 양 손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도 짐을 싣고 내리기가 편하다. 운전석 좌측의 다이얼로 열리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캐딜락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 트렁크 우측의 원터치 레버를 당기면 2열 시트가 접혀져 적재공간이 1,800리터까지 늘어난다. 러기지 스크린은 트렁트 바닥에 수납할 수 있어, 적재 효율성을 높여준다.




이쿼녹스는 특히 2열 탑승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USB포트가 2개 있고 230V 파워아웃렛도 장착돼, 장거리 이동 중에도 스마트 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뒤 좌석 측면은 벨트 보조장치가 달린다. 카시트를 사용하기는 크고, 안전벨트를 착용하기는 다소 작은 체구의 아이들이 벨트를 착용할 때, 벨트 선이 어깨로 올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2열 열선은 두 가지 모드로 구성된다. 시트 바닥과 등받이 모두 가열할 수도 있고, 시트바닥면에 부착하는 부스터 시트를 장착할 경우, 등받이 열선만 작동시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가격대비 옵션 구성은?

이쿼녹스의 각 트림은 추가 사양을 선택할 필요가 없는 풀옵션 상태로 구성된다. 전량 수입되는 차량이기 때문에, 트림 구성이 단순한 편이다. 반면, 국내 생산되는 경쟁 모델들은 기본 트림 가격 외에 다양한 선택사양이 이어서 원하는 사양을 선택할 경우 200~500만 원 가량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경쟁 모델 가운데 하나인 쏘렌토는 2리터 디젤 모델이 5개 트림으로 2,788만 원부터 3,514만 원까지다. 그러나 가장 기본인 럭셔리 트림에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려면 2,965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최고급 트림 마스터에 모든 사양을 추가하면 4,255만 원까지 가격이 오른다. 보도자료나 매체를 통해서 전달되는 차량 가격은 이러한 추가 선택 사양이 제외된 기본 트림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자세히 알아보지 않으면 실제보다 이쿼녹스의 가격이 더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쿼녹스의 가격이 충분히 합당하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착시현상으로 인해 비싸게 느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꼼꼼히 비교하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달하고 싶을 뿐이다.



전반적인 상품성은 뛰어나다. 배기량이 작은 엔진을 장착하고도 크게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가솔린 터보 모델을 타고 있는 거 같다. 소음도 적은 편이고, 승차감, 주행성능도 만족스럽다. 특히 연비는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높다. 세심하게 뒷좌석 시트 열선을 나눠 놓은 것과 아이를 위한 안전벨트, 뒷좌석 도어핸들에도 추가된 잠금해제 버튼 등도 좋다. 요즘 차박이 유행인데, AC 230V 콘센트까지 준비되어 있어 이런 부분들도 놀랍다. 경쟁모델을 생각하면 가격은 조금 고민이 들게 하지만, 구입 후 만족감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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