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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연비와 존재감 넘치는 디자인, 푸조 5008 GT 시승기

  • 기사입력 2018.10.18 11:30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푸조의 중형 SUV 5008은 세대 변경과 함께 미니밴에서 SUV로 장르까지 탈바꿈한 차량이다. 4, 5천만 원대 수입 SUV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5008 모델 가운데 주행성에 초점을 맞춘 5008 GT를 시승했다.



5008 GT의 전면부는 오목하게 들어간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으로 된 점선 형태 그래픽을 사용한다. 푸조의 SUV 모델들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그릴 디자인은 한눈에 푸조 브랜드를 알아보게 만들어 준다. 헤드램프는 안쪽으로 돌기가 솟아 있는 형태로 풀 LED가 적용된다.



헤드램프 형상을 따라 디자인된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은 한눈에도 고급스러워 보이고 시인성이 뛰어나다. 범퍼 좌우 끝에 위치한 코너링 램프는 야간 주행에서 특히 요긴하게 사용되며 크롬으로 테두리를 감싸 포인트를 살린다. 확장된 공기흡입구와 범퍼 하단 실버 스키드 플레이트는 SUV의 당당함을 배가시켜 주는 요소다.



측면은 5인승 모델인 3008과 확연히 구별된다. 전장은 190mm, 휠베이스는 165mm 길어졌음에도 여전히 스포티하고 균형미가 잡힌 모습이다. 평평하게 일자로 뻗은 루프라인은 안테나를 비롯한 군더더기 요소 없이 깔끔하다. 윈도우 라인과 도어 미러 커버, 도어 하단에 크롬을 더해 고급 SUV의 자태도 뽐낸다. 헤드램프에서부터 후드 라인을 따라 연장된 크롬 라인 역시 세부 디자인에 신경 쓴 부분이다.



하단부의 플라스틱 몰딩은 SUV로서의 기능성을 고려한 구성이다. 도어 밑단까지 외부 패널로 감싼 구조로 승하차 시 옷자락이 오염될 가능성을 방지한다. 앞 펜더에 부착된 GT 로고는 일반 모델과 구별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시승차는 5008 GT 중에서 19인치 휠이 적용된 모델로 컨티넨탈 컨티스포트 컨택트 5 타이어가 함께 사용된다.



후면 모습은 얼핏 보면 3008과 비슷하지만, 범퍼 하단의 전체적인 형상을 다르게 꾸며 차별화한다. 루프 스포일러와 테일램프 사이에는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을 사용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고, 고급스러움도 더한다. 트렁크 입구에 더해진 크롬 플레이트는 기능성보다는 디자인을 위해 삽입한 것으로 보인다. 화물 적재 시 스크래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범퍼 하단에 자리 잡은 듀얼 머플러 팁도 디자인을 위한 요소로 진짜 머플러는 범퍼 안쪽에 위치한다.


실내는 최신 푸조 모델들에 적용되는 i-콕핏 2.0 디자인이 사용된다.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각종 조작부가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되고, 운전석과 조수석이 분리된 형태를 띤다. 센터패시아 상단의 8인치 디스플레이는 터치식으로 구성돼 사용 편의성을 높인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차량 설정 메뉴도 조작할 수 있다.


송풍구 아래 위치한 메뉴 버튼은 새틴 크롬 소재로 치장해 고급스럽다. 버튼을 누를 때의 감촉이나 조작감 역시 차급에 맞도록 조율했다. 공조장치와 오디오, 차량 설정 등의 메뉴는 버튼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세부 조작을 위해서는 디스플레이에서 해당 기능을 터치로 설정해야 한다. 디자인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버튼을 누르고 디스플레이를 또 터치해야 하는 점은 다소 불편해 아쉬움이 남는다.



전자식 변속기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수납공간, 무선 충전 장치 등이 함께 자리 잡는다. 대시보드 하단과 도어 상단은 벨크로 느낌의 소재가 사용된다. 딱히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독특한 질감과 색상으로 실내 분위기를 다르게 만들어 준다.



운전석 계기반은 i-콕핏 2.0 디자인의 주된 특징이 살아 있다. 스티어링 휠보다 상당히 위쪽으로 배치돼 있어 시인성이 뛰어나다. 계기반에 삽입된 메뉴의 한글화도 잘 구성돼 있다. 스티어링 휠은 육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크기가 작은 편이다. SUV가 아닌 소형차나 스포츠 모델에 어울릴 듯한 모양과 크기로 만들었다. 하단은 메탈 소재를 적용하고 GT 로고를 삽입해 일반 모델과 차별화한다.



스티어링 휠은 오디오 및 계기반 메뉴 조절 버튼이 있는데, 각 버튼들의 위치가 기능별로 배치되지 않아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 스티어링 휠 너머에는 패들 시프트가 장착된다. 컬럼에 부착돼 있어 조향을 하면서 사용하기는 편리한데, 스티어링 휠과의 간격이 넓고 크기가 작은 편이라 손을 많이 뻗어야 닿는다. 왼편 아래에는 크루즈 컨트롤과 속도 제한 설정을 위한 별도의 레버가 장착된다.



1열 시트는 열선과 안마 기능이 포함된다. 안마 기능은 취향에 따라 5가지로 설정할 수 있는데, 차량용 시트임을 감안하면 제법 시원하게 작동된다. 몸이 닿는 부분은 알칸타라 재질을 사용하고, 퀼팅 패턴을 삽입해 기능성과 고급스러움을 잘 살려낸다. 시트의 나머지 부분은 가죽으로 처리했는데 질감이 우수하고 마감 처리 수준도 뛰어나다. 옆구리와 허벅지를 비롯한 측면 지지력도 우수한 편이다.



1열 시트는 만족스러운 착좌감을 느낄 수 있지만, 2열과 3열은 그에 미치지 못해 다소 아쉽다. 시트 자체의 크기도 작고, 허벅지를 지지할 수 있는 쿠션이 거의 없는 편이라 성인이 장시간 탑승할 때는 자세를 수시로 바꿔야 한다. 레그룸은 매우 넉넉한 반면, 낮은 루프라인으로 인해 천장부가 내려앉아 헤드룸은 다소 손해 보는 느낌이다. 바닥에 완전 수납 가능한 3열 시트는 어린아이가 사용해야 한다. 2열 시트를 앞 쪽으로 슬라이딩하면 약간의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지만, 시야가 답답하고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3열 시트가 접혀진 상태에서의 트렁크 공간은 952리터로 넉넉한 편이다. 더 많은 짐을 수납해야 할 경우는 2열 시트를 접어 최대 2,150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다. 풀플랫에 가까울 정도로 평평하게 접을 수 있어 활용성이 높다. 시트는 전동 기능은 지원되지 않지만, 원터치로 사용할 수 있어 사용법이 손에 익으면 여성이나 어린아이들도 쉽게 조절할 수 있게 설계됐다.



5008 GT 모델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2리터 디젤 엔진이 장착되고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1.6리터 엔진을 장착한 모델보다 공차중량이 65kg 더 무거워졌음에도, 복합연비는 12.9km/l (1.6 모델 12.7km/l)로 더 좋아졌다. 푸조 모델들이 공통적으로 그러하듯 실제 주행 연비는 공인 연비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엔진 스타트 버튼은 지그시 누르고 있어야 비로소 시동이 걸린다. 오작동을 방지한다는 면에서 좋은 구성인데, 급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약간 답답함이 느껴질 수 있다. 디젤 엔진의 소리는 실내에 곧바로 유입된다. 저속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엔진음이 크게 들리지만,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이내 매끄러운 음색으로 변화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즉각적인 반응까지는 아니지만, 답답한 느낌도 없다. 차급과 엔진의 성능을 고려하면 가속 반응은 무난한 편이고 패밀리 SUV에 맞게 세팅된 느낌이다. 도로 상황에 관계없이 스트레스 없는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점, 그 무난함이 5008 GT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엔진 음색이 한결 거칠어지면서 고 rpm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일반 모드와 확연히 구분되게 만든 점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이보다 스포티한 운전을 즐기고 싶다면 수동 모드로 변환해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된다.



5008GT는 일반 모델에 비해 스포티한 주행에 성격을 맞춘 차량이다. 시승차는 19인치 휠과 고성능 타이어도 더했기 때문에 과격한 코너링에서도 차체를 잘 잡아준다. 핸들링 반응은 SUV 임을 감안하면 운전자의 의도를 잘 전달하는 편이다. 다소 작은 크기의 스티어링 휠까지 맞물려 스포티한 주행을 느낄 수 있도록 세팅했다. 덩치가 큰 SUV이기 때문에 푸조의 소형 모델들과 같은 날렵한 핸들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래도 큰 차체에 비해서는 반응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운전 성향에 따라서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



그런데, 운전할 때와 2열, 3열에 탑승했을 때의 감각은 차이가 크다. 단단한 승차감이면서도 롤링이 어느 정도 느껴지기 때문에, 와인딩 구간을 과격하게 돌아나갈 때는 약간 멀미를 했다. 도심지를 주행하거나 직선 구간에 진입해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운전자 혼자 탑승했을 때는 어느 정도 과격한 주행을 하더라도 괜찮겠지만, 동승자가 함께 할 경우라면 느긋하고 여유로운 운전 습관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외부 소음은 잘 차단된 편이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 엔진 소음이 완벽히 차단되지는 않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절제됐다. 정차 중일 때는 어김없이 휴지 모드로 들어가 연비도 높이고 실내 정숙성도 높일 수 있다. 제동 페달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엔진이 다시 움직이는데, 시동 여부가 크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연결되는 점은 인상적이다.



5008 GT는 고성능 SUV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패밀리 SUV이기 때문에 탑승객을 위한 배려를 실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2열은 도어에 커튼이 설치되고, 간이 테이블과 2열 전용 송풍구도 마련돼 있다. 도어 하단의 수납공간도 작은 물건 정도는 불편함 없이 넣고 꺼낼 수 있을 정도로 깊다.



3열 시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는 2열 시트를 최대한 뒤로 밀고 사용하면 된다. 바닥이 평평하기 때문에 레그룸 공간만 보면 고급 준대형 세단과도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여유롭다. 시트도 각도 조절이 가능해 원하는 자세로 조정할 수 있고, 2열의 3개 시트는 슬라이딩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활용성도 높다.



5008 GT를 운행하면서 느낀 최고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탁월한 연비다. 53리터의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고 고속도로를 주행하면, 1회 주유로 1,000km 달성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리터당 연비는 대부분 20km/l 이상을 기록하고, 시내 구간을 주행할 때의 연비도 대개 15~16km/l 수준이었다. 도로 사정이 원활한 구간에서는 주행할수록 주행 가능 거리가 더 늘어나게 돼, 연비 운전에 더 도전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5008 GT에 장착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장거리 운행은 물론 시내 주행에도 활용성이 높다. 대부분의 차량들은 먼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버튼을 눌러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그다음에 희망 속도를 설정하는 순서를 거쳐야 한다. 반면 5008 GT에 장착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별도의 레버에 부착된 속도 설정 버튼만 누르면 바로 활성화돼 사용하기가 편하다. 별개의 레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오작동의 염려를 줄였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완전 정차까지 지원되며, 정차 후 재출발을 위해서는 가속 페달을 밟거나 크루즈 컨트롤 버튼으로 재활성화하면 된다.


앞 유리에 장착된 카메라는 속도 제한 표지판도 인식한다. 카메라가 인식하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은 차선을 이탈할 때 자동으로 능동 조향하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차선을 넘어가는 순간에 이르러야 자동 조향하도록 해 운전자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했다. 후방카메라는 차량 주변 이미지를 재구성해 서라운드 뷰를 제공하는데, 주차나 출차 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푸조 5008은 수입 패밀리 SUV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자녀들이 아직 어리다면 3열 공간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고, 넓은 트렁크 공간은 캠핑과 야외 활동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독보적인 디자인과 높은 수준의 연비도 갖췄다. 5008 모델 전체 판매량에서 GT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18.7%에 달한다. 5008 기본 모델이 가진 가치에 주행성능까지 원한다면 5008 GT라는 선택지가 존재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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