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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란도 논란이 아쉬운, 37년 역사의 쌍용 코란도

  • 기사입력 2019.02.19 15:02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쌍용자동차가 출시할 준중형 SUV 코란도의 전체 이미지와 상세 트림이 공개돼 다시금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9년 만에 출시되는 신모델인데다, 소형 SUV와 픽업트럭에 집중된 쌍용차의 판매량을 끌어올리게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신형 코란도는 2016년 발표된 SIV-2 콘셉트카의 디자인이 상당 부분 적용된다. 외관 디자인은 사실상 동일한 수준으로 구현하고, 양산 과정에 따라 세부적인 형태만 달라진 정도다. 쌍용차의 기존 모델 대비 크게 발전된 실내도 콘셉트카의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최근 추세대로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양산 모델에 적극 반영한 시도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코란도는 전반적인 상품성이 향상된다. 운전석과 센터패시아에 장착된 대형 디스플레이는 동급 경쟁 모델보다 고급화된 사양이다. 반 자율 주행 기술을 지원하는 첨단 안전 및 운전 보조 시스템은 신모델의 가치를 높이고, 운전자의 안전 운행도 보조한다. 여기에 더해 동급 최대의 수납공간을 확보해 공간 활용성이 높다.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의 적용도 코란도가 가진 장점이다. 1.6리터 디젤엔진과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갈수록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고, 연비 효율도 높이게 된다.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시대 흐름에 동참하는 것은,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보유하지 못한 쌍용차가 현재 상황에서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기도 하다.


코란도는 이렇게 다양한 장점을 보유한 모델이기 때문에, 준중형 SUV 시장에서 쌍용차의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높은 상품성을 갖추고,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이전 세대 코란도 C보다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신형 코란도에 대한 호평만큼이나 아쉬움을 표현하는 소비자들도 많아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아직까지 제조사로서의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은 쌍용차는, 세부 모델을 브랜드화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티볼리 브랜드, 렉스턴 스포츠 브랜드처럼 주요 제품을 강조하고, 다양한 파생 모델을 추가해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방식이다. 신모델 개발에 한계가 있는 쌍용차 입장에서 고객 충성도를 이끌어내고, 제품군을 늘리기에 최적화된 전략이다. 쌍용차는 이번 코란도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코란도 브랜드의 강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코란도 브랜드는 지난 1983년 국내 시장에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초기 지프형 모델에 사용된 것을 시작으로, 다인승 모델인 코란도 훼미리나 정통 오프로더 스타일을 적용한 뉴코란도에 이르기까지 정통 SUV의 이미지를 계속 유지해왔다. 이후 액티언을 출시하면서 한동안 명맥이 끊어진 코란도라는 이름은 2011년 코란도 C 출시로 부활하게 된다.


코란도 C는 이전 모델과 달리 전륜구동 기반의 모노코크 바디를 적용해 정통 오프로더가 아닌 도심형 SUV로 정체성이 변화했다. 코란도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픽업트럭은 코란도 스포츠, MPV는 코란도 투리스모라고 개명했지만, 코란도라는 이름만 사용할 뿐 코란도 제품의 가치와 정체성과는 무관한 시도였다. 결국 코란도 브랜드 전체 모델 판매량은 경쟁 모델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코란도 브랜드의 재정립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던 쌍용차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뇌리에 박힌 코란도는 과거의 정통 SUV 모델들이다. 쌍용차는 코란도가 자동차 시장에서 인지도가 있고 역사가 깊은 이름이기 때문에 계속 코란도 브랜드를 강화해가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실제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번 코란도 신모델이 공개됐을 때 아쉬움을 보인 반응 가운데는 정통 오프로더 스타일에 프레임 바디를 적용한 코란도가 다시 출시되기를 바라는 의견이 상당수다. 일부에서는 랜드로버 디펜더나 지프 랭글러와 같은 역사와 정통성을 가진 모델에 코란도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좋은 이름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답답함을 표현하는 소비자들도 존재한다.



코란도만의 독보적인 디자인을 적용하지 않은 점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정식 공개된 신형 코란도의 모습을 보고 ‘티볼리 中(중) 자’, ‘티란도’라고 평가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코란도라는 브랜드를 명확히 하려면 다른 모델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개성과 특징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소형급 티볼리나 대형급 G4 렉스턴과 상당 부분 유사한 디자인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패밀리룩을 강조하기에는 제조사 이미지가 미약하고, 제품을 강조하기에는 신선함과 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쌍용차는 SUV 명가라는 명칭을 공공연하게 사용해 왔다. 경쟁사들과 구별되는 강력한 오프로드 주행성능과 탄탄한 안전성을 강조해 차별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쌍용차의 신모델들은 예전부터 이룩해 온 정통 SUV 기조를 유지하기 보다 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는 모델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보일 수 있지만, 독보적인 오프로더 코란도를 기다려 온 소비자들에게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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