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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기자가 반한 차, 508 SW 시승기

  • 기사입력 2019.09.27 09:12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이번에 시승한 508 SW는 지난 3월 앞서 시승한 508 모델의 왜건형 모델로써 많은 부분이 508과 유사하다. 흔히들 국내는 왜건의 무덤이라고 하지만 사실, 국내에서 푸조만큼 왜건 모델 출시에 적극적인 브랜드도 없고, 2천 년대 중 후반 국내에서 수입차 바람을 몰고 온 모델 역시 푸조의 왜건이었다.
 

기존 왜건들과 다르다,
유선이 잘 녹아든 디자인

전면은 508 완전히 동일하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강렬한 인상을 만들기 위해 그릴에 신경 쓰는 것과 달리 508은 헤드램프 디자인에 더 많은 정성을 쏟았다. 가로로 긴 형태의 LED 램프는 또렷한 인상을 만들었고, 사자의 이빨을 형상화한 날카로운 주간주행등은 헤드램프를 벗어나 범퍼 하단부까지 길게 뻗어 있다. 
 


측면과 후면은 왜건 다운 구성이다. 차체를 구성하고 있는 선들과 자연스럽게 이어져있다. 세단이었던 508보다 508 SW가 차체를 구성하는 선들이 자연스러워 왜건 모델 단일 차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루프라인은 유선을 그리며 자연스럽게 뒤로 흘러가며, 모든 도어들이 프레임리스 타입이 적용돼 날렵함까지 갖췄다. 도어를 열 때 쿠페처럼 창문이 살짝 내려갈 때는 스포츠카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의도치 않은 만족도까지 느껴진다. 
 

특히나 후면은 세단 모델보다 카리스마가 잘 묻어난다. 검은색으로 처리된 테일램프는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그래픽이 적용됐고 입체감까지 살렸다. 또한 테일램프 가운데를 테일램프와 동일한 색상으로 처리해 차체가 한층 길어 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디자인에 자신이 있는 듯 후면 유리 하단부에는 사자 엠블럼 말고도 푸조의 레터링이 길게 자리 잡고 있다. 범퍼 하단부 역시 검은색으로 처리했다. 듀얼 머플러가 적용되지 않았지만, 원형의 트윈 머플러로 스포티함도 갖췄다.
 

미적감각, 운전의 재미
모두 다 소화한 실내

508 SW의 실내는 프랑스의 미적 감각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동시에 프랑스 차량 중 자동차의 일가견 있는 푸조의 성격이 잘 반영된 곳이다. 센터패시아는 운전자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운전자 중심의 실내를 완성시켰다. 전자식 기어봉, 주행모드, 시동 버튼이 자리 잡은 센터 콘솔 역시 적당한 기울기로 편안한 시트 포지션을 유도한다. 마감재 대부분은 우레탄 소재가 사용됐는데, 우레탄에도 카본 무늬를 입히는 센스를 발휘했다.
 


아이콕핏이라고 부르는 운전석은 푸조의 매력 포인트다. 보통의 차량들 보다 높은 위치에 자리 잡은 12.3인치의 전자식 계기반은 HUD가 없더라도 시선 분산을 최소화시켜 계기반의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상단부와 하단부가 깎인 스티어링 휠 역시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계기반을 볼 수 있게 만들고 동시에 스티어링 휠의 지름을 줄여 스포티한 주행감각을 전달하는 요소다. 
 

나를 위해서 혹은 자랑거리,
만족도 높은 시트

508 세단 모델에서 인상 깊던 시트는 그대로 이어졌다. 1열의 시트는 허벅지 지지부와 허리 지지부를 바짝 높여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탑승자를 잘 잡아준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적용된 안마 시트 기능과 메모리 시트 기능은 장거리 주행에서 큰 빛을 바란다. 기자 같은 1인 가구에게 친구들과 여행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과이기에 친구에게는 자랑거리로 충분하다.
 


게다가 2열 시트에 대한 만족도 역시 상당히 높다. 508의 경우 패스트 백 스타일을 채택해 2열의 레그룸은 부족함이 없었지만 낮은 루프라인으로 인해 탑승자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508 SW는 큰 크기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적용했지만, 헤드룸의 손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헤드룸을 갖고 있어 2열의 탑승자에게 답답함을 전달하지 않는다.
 

508보다 높은 활용도,
적재 공간

적재공간 역시 왜건답게 널찍하다. 기자는 원래 세단을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다. 오죽하면 첫차로 비선호 차량인 해치백을 타고 있을까? 해치백을 고른 것도 차체 자체에서 오는 운전의 재미와 적재 공간 둘 다 놓치고 싶지 않던 의지 때문이었다. 그런데 왜건은 이보다도 훨씬 만족도가 높다.

508 SW는 세로로 긴 적재 공간을 갖고 있다. 2열 폴딩 기능까지 제공돼 한눈에 보더라도 508 대비 광활한 정도다. 또한 적재 공간에는 짐칸을 분리할 수 있도록 레일이 설치돼있고, 스키 쓰루까지 별도로 마련돼 시트를 접지 않고도 기다란 짐을 실을 수 있는 건 큰 장점이다. 전동식 트렁크도 당연히 지원된다. 촬영차 많은 짐을 싣고 직원들과 함께 이동할 때 왜건의 장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트렁크 하단부에는 알루미늄을 덧대 흠집도 방지하고 멋도 살리는 센스도 챙겼다.
 


푸조가 만들면 다르다, 
디젤엔진

전 세계적으로 디젤 엔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질 예정이다. 그러나 푸조는 디젤에 대한 기술력을 자랑하듯 모든 라인업을 디젤 엔진으로 구성했다. 최신 유로 6d 규제를 충족한 2리터 디젤 엔진은 177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실 주행 연비는 복합연비인 13.3km/l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높은 최대토크 덕분에 가속력도 훌륭하다. 스포츠 모드는 인상적이다. 4기통 엔진이지만 8기통 엔진과 같은 가상의 엔진음을 운전자에게 전달하고, 스티어링 휠이 제법 묵직해 안정감을 전달한다. 게다가 미션은 언제나 가속할 자신이 있다는 듯, 기어를 쉽게 바꾸려 들지 않는다.
 


물 만난 고기?
재미난 핸들링

국내에서 왜건 시장은 가장 작다. 그렇기에 현재 국내 출시된 모든 왜건은 다 타봤는데, 508 SW는 그중 최고의 재미를 보여줬다. 적어도 국내 출시된 왜건 중에서는 최고의 차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핸들링 감각이다. 독일 차량이 탄탄한 승차감으로 운전자에게 재미를 보장한다면, 508 SW은 물렁함과 탄탄함을 오가며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요철 구간에서는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여 승차감을 고려한 서스펜션 세팅이라고 느끼기 쉽지만 코너를 만나면 물 만난 고기처럼 운전자가 원하는 움직임을 그대로 보여준다. 부드럽지만 안정적인 코너링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스키를 탈 때 자연스럽게 ‘S’자를 그리며 타는 것과 비슷한 움직임이다. 또한 후륜 서스펜션이 상당히 똑똑해 긴 전장을 가졌지만, 앞바퀴가 움직이는 방향을 지체 없이 그대로 따라온다. 508 SW에서 가장 만족스러우면서도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순정 타이어 역시 그립력을 충분히 확보해 더욱 재미난 운전을 가능케 했다.
 

생각보다 다양,
편의 및 안전사양

국내에 출시된 508 SW는 세단과 달리 GT 라인 단일 트림으로 운영된다. 트림이 한 가지로 단순화됐지만, 편의사양에는 부족함이 없다. 센터 콘솔 하단부에는 무선 충전기가 자리 잡고 있으며, 터치스크린을 통한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도 제공한다. 특히 1열에 적용된 안마시트는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강도를 강으로 설정한다면 확실히 안마를 받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 시원하게 몸을 눌러줬다.
 


시승차에는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차선 이탈 경고, 오토하이빔 등의 세이프티 팩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방지 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브 어시스트 플러스 팩 두 가지가 적용됐는데, 각각 기능들은 꽤 쓸 만하게 작동했다. 그러나 차선이탈 방지 어시스트의 경우 요즘 차량들이 차선 중앙을 인식해 달리는 것과 달리 차선을 넘어갈 때 차량을 차선 안으로 밀어주는 기능만 지원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차량 가격 대비 다양한 운전보조 시스템이 적용된 것은 508 SW의 매력을 높여주는 포인트다.
 

푸조는 여타 수입차 제조사들과 다른 길을 택했다. 파워트레인을 디젤엔진으로 통일 시켰으며, 동급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다. 이는 분명한 푸조의 장점이다. 게다가 디자인과 주행감각까지 훌륭해 왜건이 패밀리카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닌, 젊은 1인 가구에게도 왜건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운전의 재미와 SUV 못지않은 적재 공간을 원한다면, 자신 있게 508 SW를 주변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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