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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대형 SUV 시장, G4 렉스턴은 왜?

  • 기사입력 2020.04.07 16:32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국내 대형 SUV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 팰리세이드는 이미 동급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제네시스 GV80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아 모하비 역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며 국내 대형 SUV들은 저마다 인기 요인이 한 가지씩 가지고 있다. 그러나 쌍용 렉스턴은 인기에 편승하지 못하고 나 홀로 울상이다.
 

지난 3월 쌍용 렉스턴은 802대를 판매했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국내 전체 판매량이 감소했던 지난 2월 판매량은 720대로 판매량이 어느 정도 회복된 3월에도 약 80대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에 불과하다. 특히 렉스턴은 현재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스터 트롯’ 우승자인 임영웅에게 상품으로 렉스턴을 증정하는 스타 마케팅을 사용했지만 높은 프로그램 인기와 반대로 차량의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은 상황이고, 이슈가 되지도 못했다.
 

동급 모델들과 비교한다면 판매량은 더욱 처참하다. 현재 동급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 팰리세이드는 3월 6,293대를 판매했다. 2월에도 2,618대를 판매해 렉스턴보다 약 4배의 높은 판매량을 보여줬다. 프레임 바디를 사용해 실질적인 경쟁 모델로 손꼽히는 기아 모하비는 3월 2,549대를 판매했다.

쉐보레 트래버스만 렉스턴보다 소폭 적은 532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량을 수입해오기 때문에 렉스턴과 비교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다. 여기에 프리미엄 차량인 제네시스 GV80 역시 3월 3,268대를 판매하는 등 모두 렉스턴과 비교가 안될 정도의 높은 판매량을 보여줬다.
 


사실, 렉스턴 차 자체만 놓고 본다면,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대형 SUV라고 보기 충분하다. 전장X전고X전폭은 각각 4,850X1,825X1,960mm이며, 거주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휠베이스는 2,865mm로 큰 차체를 갖고 있다. 프레임 바디 차량의 특성상 실내공간의 손해가 있지만 2열의 레그룸은 부족함이 없고 범위가 큰 리클라이닝 기능으로 2열의 탑승공간은 넉넉하다. 여기에 연식변경을 통해 상품성도 개선해 초기형 모델 대비 더 좋아졌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렉스턴은 ‘차체만 크면 잘 팔린다’는 국내 공식을 무시한 채 동급에서 처참한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는 쌍용차의 이미지도 무시 못 한다. 나름 국산 플래그십 세단에서 인지도를 갖고 있던 체어맨을 경영상의 이유로 단종시키고 인도 마힌드라의 투자를 받아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쌍용차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상품성도 높였지만, 아직 소비자들의 성에 차는 상품성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결국에는 쌍용차 전 라인업을 SUV로 구성한 SUV 전용 브랜드가 아닌 2군 브랜드로 이미지가 잡혀버렸다. 이 부분이 쌍용차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예로 기아 모하비는 3리터 V6 디젤 엔진을 사용해 6기통 대형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지만 렉스턴은 2.2리터 4기통 디젤 엔진을 사용해 심장병 소리를 듣고 있다. 사실 2.2리터 디젤 엔진의 출력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하위급 차량에서는 2.2리터 디젤 엔진은 비교적 높은 배기량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쌍용차는 저속 구간의 토크를 강화하는 방식을 통해 실 사용 영역에서는 문제가 없는 출력을 발휘하면서도 심장병 소리를 듣고 있다. 좋게 말하면 다운사이징이지만, 소비자들에게 큰 차체에 6기통 엔진의 부재는 부족한 기술력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큰 탓이다.
 

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렉스턴은 3,361만 원부터 4,455만 원까지 중형 SUV부터 대형 SUV까지 포함할 수 있는 가격대에 속해있다. 그러면서도 대형 SUV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기 위해 꽤 다양한 편의사양도 갖췄다. 반면 기아 모하비는 4,790만 원부터 5,325만 원까지 렉스턴보다 적게는 약 300만 원부터 많게는 1천만 원 가까이 가격차이를 보인다. 
 

큰 차체에 저렴한 가격은 무기가 될 수 있지만, 렉스턴은 예외로 무기가 아니라 약점으로 통한다. 동일한 파워트레인에 별 차이 없는 편의사양, 그러면서도 더 저렴한 가격 덕분에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보다 낮은 판매량으로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역시 두 차량 간 판매량은 약 3배 이상을 보여줘 파생 모델이었던 렉스턴 스포츠가 렉스턴 라인업을 이끄는 주축이 되어버렸다.

이번 렉스턴은 지난 2017년 출시돼 햇수로 벌써 4년을 맞이했다. 경쟁사라면 벌써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을 기간이 도래한 것이다. 실제로 모하비는 부분변경을 맞이하며, 완전변경 수준의 변화를 이뤄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렉스턴 역시 이와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사진출처 : 오토스파이넷)

이를 쌍용차도 인지한 듯 최근 렉스턴의 부분변경 모델의 스파이샷이 포착됐다. 위장막으로 둘러싸여 전면부와 후면부의 디자인 변경을 예고했고, 실내의 스파이샷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전자식 변속기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유압 스티어링 방식을 사용해 적용에 한계가 있던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렉스턴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렉스턴 부분변경 모델은 연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SUV 인기에 편승해 렉스턴 역시 판매량이 상승세로 반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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