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와, 미친 그 돈이면".. 내가 결국 8천만 원짜리 스타리아를 구입한 이유[유로밴 라이프]

  • 기사입력 2023.05.07 18:06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스타리아 캠핑카가 8~9천만 원이라고? 시장이 미쳤다. 아니 저렴한 것도 7천만 원이면 너무 비싸네."라고 말했던 게 바로 저였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그 돈이면"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죠. 그리고 "그 돈이면 호텔을 간다"라는 댓글이 캠핑카 영상과 기사에 꼭 달리는데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일반 캠핑과 다를 바 없는 짐과 힘겨운 세팅(사진=양봉수 기자)
▲결국 일반 캠핑과 다를 바 없는 짐과 힘겨운 세팅(사진=양봉수 기자)


"그 돈이면 차라리..."

8천만 원이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일단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픽업트럭이 사정권으로 들어옵니다. 투자도 할 수 있고요. 제네시스 GV80도 꽤 좋은 옵션으로 구입할 수 있고,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도 후보에 들어올 수 있겠네요. 굉장히 큰돈이고, 중고로 수입차를 구입할 경우에는 그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그만큼 큰돈이죠.

▲르노 마스터 15인승 버스기반 캠핑카 월든 실내(사진=르노삼성)
▲르노 마스터 15인승 버스기반 캠핑카 월든 실내(사진=르노삼성)

개인적으로는 캠핑보다는 여행을 즐기는 편이어서 르노 마스터,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 기반의 클래스 B 캠핑카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르노 마스터로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월든모빌에서 견적도 받아보고, 가족들과 함께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와이프의 결정은 '구입 불가'였습니다. 아이들이 실내에서 생활하기에는 침대가 높고, 싱크대 모서리 부분 등에 다칠 염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다양한 조건을 유일하게 충족한 스타리아 캠핑카(사진=양봉수 기자)
▲다양한 조건을 유일하게 충족한 스타리아 캠핑카(사진=양봉수 기자)

결국 평상형 구조가 가능한 캠핑카를 구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되었고, 과도한 지출을 막기 위해 차량도 늘어나면 안 된다는 조건까지 붙게 되었습니다. 답은 스타리아 캠핑카였고, 결국 스타리아 캠핑카를 본격적으로 개조하기 위한 마음을 굳히게 됩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더 커진 지출

아무리 마음을 먹었어도 너무 큰돈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고민은 계속됐습니다. 심지어 스타리아 캠핑카 판매량 1위를 자랑하는 컴팩스알브이코리아에서는 두 번이나 계약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이유는 200여 대 이상 쌓여 있는 일반 소비자들의 출고가 우선이고, 저는 업계 기자이기 때문에 자칫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시트만 개조한 모습, 날씨가 좋을 때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한계가 너무 뚜렷해서 사실상 돈 낭비였다.(사진=양봉수 기자)
▲시트만 개조한 모습, 날씨가 좋을 때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한계가 너무 뚜렷해서 사실상 돈 낭비였다.(사진=양봉수 기자)

그래서 '어차피 이렇게 된 김에 그냥 시트만 간단하게 개조해서 타고 다니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300만 원대 침대 변환 시트를 개조하게 됩니다. 그래서 몇 달은 만족하면서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원하는 것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캠핑 장비가 계속해서 추가됐고, 그 금액만 수백만 원에 이르렀죠.

▲약 4백만 원의 손실이 발생된 시트, 시트만 개조한다고 해서 캠핑카가 될 수는 없었다.(사진=양봉수 기자)
▲약 4백만 원의 손실이 발생된 시트, 시트만 개조한다고 해서 캠핑카가 될 수는 없었다.(사진=양봉수 기자)

시트만 개조하니, 낮에 아이들을 잠깐 차에서 재우는 건 가능했지만, 그다음이 불가능했습니다. 어디 캠핑을 가려고 해도 짐을 잔뜩 챙겨야 하는데, 아이들까지 챙기면서 짐을 챙기고,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는 건 행복만큼 고통이 따랐습니다. 

또 출장을 가면 차량에서 대기를 하면서 일도 하고 싶고, 숙소 예약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추워서 잘 수 없고, 더워서 잘 수 없었습니다. 차량에서 업무를 보려면 테이블과 배터리가 있어야 했는데, 그것도 없어서 문제였죠. 

▲오토렉스에서 생산하고, 현대자동차에서 판매하는 스타리아 순정형 캠핑카는 예쁘지만, 실용성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사진=양봉수 기자)
▲오토렉스에서 생산하고, 현대자동차에서 판매하는 스타리아 순정형 캠핑카는 예쁘지만, 실용성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사진=양봉수 기자)


세 번 만에 성공한 캠핑카 개조

국내에서 스타리아 캠핑카로 유명한 업체는 유니캠프와 벤텍디앤씨, 컴팩스알브이코리아 등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에서 판매하는 스타리아 캠핑카, 성우모터스에서 제작한 스타리아 캠핑카도 품질은 상당히 훌륭합니다.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고, 이 많은 업체들 중에서 저는 컴팩스알브이코리아의 유로밴을 선택했습니다. 가성비와 커스텀 그리고 우리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과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컴팩스알브이코리아 본사 앞 마당에서 개조를 대기 중인 차량들(사진=양봉수 기자)
▲컴팩스알브이코리아 본사 앞 마당에서 개조를 대기 중인 차량들(사진=양봉수 기자)

두 번이나 거절을 당했지만, 올해 초 세 번째 계약 요청에는 다행스럽게도 캠핑카의 가격 인상 전에 개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이나 거절당했는데, 그래도 유로밴이 답이었냐라고 하신다면, "그렇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두 똑같은 캠핑카 같지만, 제조사별로 추구하는 방향이 뚜렷하게 갈리기 때문에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하면 저희는 유로밴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표님께서도 직접 상황에 대해서 친절히 설명을 주셔서 기분이 나쁠 것도 없었죠. 마지막으로 서비스센터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도 구입에 적잖은 영향이 있었습니다. 


캠핑카 개조, 그렇게 비싼가?

스타리아 캠핑카를 구입한다고 하면 대략 7천만 원 내외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더 저렴하게는 6천만 원대부터 시작되기도 하는데요. 베이스 차량이 무엇인지, 팝업 루프 텐트와 배터리 용량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9인승으로 출고한 스타리아 라운지(사진=양봉수 기자)
▲9인승으로 출고한 스타리아 라운지(사진=양봉수 기자)

저는 스타리아 라운지를 4,400만 원(부가세 포함)에 구입했고, 세금과 보험료 등 부대비용을 더하면 4,7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썼습니다. 그리고 시트 개조에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에 캠핑카 개조 전에 이미 5천만 원 정도를 쓴 셈이죠.

▲박람회장에서 만난 유로밴 홈의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박람회장에서 만난 유로밴 홈의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그리고 유로밴 중에서도 홈(home)이라고 불리는 레이아웃을 선택했는데, 이게 풀 옵션 수준으로 사양을 갖추면 3천만 원이 넘습니다. 게다가 구조변경과 세금 등을 다시 더해야 하니, 비용은 결국 3천만 원 초중반까지 치솟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중간에 시트 개조로 버린 비용을 감안해도 세금까지 더해서 8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만약에 7천만 원대 이하로 개조를 하려면 베이스 차량을 스타리아 투어러로 하고, 팝업 루프 텐트 같은 옵션을 빼면 6천만 원대에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자세한 견적은 항상 업체에 직접 방문해서 문의하는 것이 정확하며, 방문 전 공부도 하고, 시간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캠핑카 개조는 왜?

캠핑카 개조를 갑작스럽게 한 것 같지만, 사실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생각이 커졌습니다.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는 최근까지도 리조트를 많이 다니기도 했고, 여행지, 캠핑장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비용이 부담 되기도 했고,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홍천의 대형 리조트에서 침구류가 충격적으로 더러워서 숙박비가 너무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매주 리조트를 1~2박씩 다녀온다면 그곳에서 써야 하는 부대비용이 만만치 않죠. 놀이동산, 관광지, 여행지를 다녀오려고 해도 우리 가족에게는 틈틈이 쉴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스타리아와 함께 다녀 온 제주도(사진=양봉수 기자)
▲스타리아와 함께 다녀 온 제주도(사진=양봉수 기자)

저는 캠핑카 관련 기사나 유튜브 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그 돈이면 호텔을 가는 게 낫겠다?"라는 댓글에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네 저희는 호텔, 리조트, 펜션, 캠핑장, 부모님 댁에도 가고, 캠핑카도 탑니다."라고요. 캠핑카를 개조하고 나서 더 멀리 더 자유롭게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돈이면 호텔을 가는 게 낫겠다?"라는 댓글은 안타깝게도 호텔을 다녀보지 않은 분들이나 다는 댓글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호텔에 가면 숙박료 외에도 써야 할 돈이 몇 배로 더 많은데, 대체 그걸 알고 쓰는 댓글인지 모르겠습니다. 

▲텐트 감성이나 그 맛은 완전히 또 다릅니다.(사진=양봉수 기자)
▲텐트 감성이나 그 맛은 완전히 또 다릅니다.(사진=양봉수 기자)

또한 캠핑카에서 즐기는 것과 리조트나 호텔, 펜션, 캠핑장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여전히 다양한 곳을 다니고 있고,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지출 역시 특별히 늘지도 않았고, 오히려 살짝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디를 가더라도 자는 걱정, 먹는 걱정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더 여유롭고 좋은 곳을 예약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밀려오는 피로감을 필요에 따라 해소하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주말을 보내고, 피로감 없는 월요일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죠. 

▲작년 8월 순긋해변에서는 네 가족이 1박에 4만 원으로 휴가를 보낼 수 있엇습니다. 바로 이런 뷰로 말이죠. 그리고 이 휴가에서 아낀 돈으로 그 다음에 다시 고성의 리조트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사진=양봉수 기자)
▲작년 8월 순긋해변에서는 네 가족이 1박에 4만 원으로 휴가를 보낼 수 있엇습니다. 바로 이런 뷰로 말이죠. 그리고 이 휴가에서 아낀 돈으로 그 다음에 다시 고성의 리조트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사진=양봉수 기자)

캠핑카를 탄다는 건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닙니다. 겪어보니 이건 행복의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스타리아에 투자한 금액이 한 푼도 아깝지 않고,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건 캠핑카에 투자한 게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가족에게 투자한 것이니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이들이 저희 부부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고작 10년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짧으면 겨우 4~5년에 불과할 수도 있죠. 그래서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고, 더 행복하고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연재될 유로밴 라이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bbongs142@autotribune.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시간 추천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