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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제네시스보다 어려울 수도".. 까다롭고 난감한 신형 포터, 어떻게 출시될까?

  • 기사입력 2023.07.07 06:45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환경 규제 충적을 위해 올해를 끝으로 포터의 디젤 모델을 단종한다. 2024년부터는 LPG와 전기차 모델 두 가지만 판매한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서민들과 산업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포터, 과연 어떻게 출시되어야 할까? 미래에 출시될 포터가 충족해야 할 조건을 살펴본다.

▲하이테크로의 예상도는 정확도가 높지만, 해당 이미지는 스타리아 테스트뮬을 씌운 차량을 기반으로 제작된 상상도에 가깝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실제로 이와 비슷하게 출시될 수도 있어 터무니 없다고 할 수도 없다.(사진=하이테크로)
▲하이테크로의 예상도는 정확도가 높지만, 해당 이미지는 스타리아 테스트뮬을 씌운 차량을 기반으로 제작된 상상도에 가깝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실제로 이와 비슷하게 출시될 수도 있어 터무니 없다고 할 수도 없다.(사진=하이테크로)


비싸면 답 없는 생계형 차량

현대자동차의 1톤 트럭 포터는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모델이다. 자영업자부터 농어업, 산업, 물류 현장 등의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업을 할 때 부동산 투자금이 적어야 마진율을 높일 수 있는 것처럼 차량을 활용한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포터의 차량 가격은 가장 예민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행 포터는 1,967만 원부터 2천만 원 초반에 판매되고 있다. 구동방식과 바디 타입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긴 하지만, 가장 비싼 포터 II 장축 더블캡 디젤 4WD도 2천만 원 중반을 넘기지 않는다. 이렇게 가격이 낮을 수 있었던 건 포터의 가격은 생계형 차량으로 정부의 가격 관리를 받고 있었던 탓이다. 

▲현대자동차 포터 일렉트릭(사진=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 포터 일렉트릭(사진=양봉수 기자)

포터와 달리 KG모빌리티의 렉스턴 스포츠는 2,827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실제로는 3천만 원 중반에서 4천만 원 중반에 판매된다. 현대차에도 스타리아 카고 3인승 모델이 있는데, 2,806만 원부터 시작해서 사실상 3천만 원이 넘어야 제법 쓸만한 차량을 출고할 수 있다. 또한 포터 일렉트릭의 경우 보조금을 받아도 2,700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를 들여야 출고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형 포터에 대한 소비자들의 걱정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다. 신형 포터가 전기차로만 출시될 경우에는 안전, 편의, 배터리 등의 강화도 필수로 꼽히는 만큼 가격 상승 요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결국 불가피하게 3천만 원을 넘긴다고 하더라도 이 여파는 모든 산업계로 퍼져 물가 상승에 불을 지필 수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현대 스타리아 기반 PBV로 추정되는 테스트뮬(사진='숏카' 인스타그램)
▲현대 스타리아 기반 PBV로 추정되는 테스트뮬(사진='숏카' 인스타그램)


운전도 쉽지만 안전도 충족,
과연 가능한 구조일까?


포터는 1톤 트럭 특성상 현장 곳곳에서 아주 밀접하게 운행되는 차량이다. 골목 진입부터 좁은 곳에서의 주차도 필수적이다. 그래서 픽업트럭과 같이 후드가 앞으로 튀어나는 구조는 국내 산업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처럼 캡오버 형태로 엔진 위에 앉아 주행하는 구조를 유지할 수도 없다. 충돌테스트에서 통과할 수 없고, 실제로도 탑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타리아나 기아 레이처럼 앞이 약간 튀어나오게 디자인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불편함을 만회하려면 후드가 앞으로 살짝 튀어나오더라도 운전자가 차량의 전면부를 가늠하기 쉬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후드를 최대한 짧게 만들면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 아닌 필수 조건이다.

▲현대자동차와 차세대 중소형 전기차 및 PBV 플랫폼 공동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누(사진=카누)
▲현대자동차와 차세대 중소형 전기차 및 PBV 플랫폼 공동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누(사진=카누)

디자인적으로도 고민이 필요하다. 현행 스타리아처럼 후드를 빼서 디자인할 경우에는 좁은 곳에서 접촉 사고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전면 유리를 최대한 앞으로 빼서 후드를 짧게 처리하고, 내부 공간에는 스타리아 카고 3인승 보다 더 많은 수납공간을 확보한다면 실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에서 공개된 카누가 적당한 예다. 이렇게 디자인한다면 실내에서도 넓은 공간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차량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조금 더 쾌적한 분위기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리가 커지고 많아지면 단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전면 유리가 커지는 것은 차량 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디자인적으로도 앞이 너무 무거워 보일 수 있어서 이런 문제도 해결이 필요하다. 

사실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것보다 유럽처럼 1.5박스 밴에 적재함을 얹는 구조가 가장 쉽고 간단하다. 쉽게 표현하자면 스타리아 기반의 테스트 차량처럼, 스타리아의 앞부분만 살리고, 뒤만 적재공간으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형태다. 하지만 이는 비례감과 스타일링을 중시하는 현대자동차디자인센터에서 원하는 방향이 아닐 것으로 추측된다.

▲전기 화물차 구입을 후회한다는 운전자(사진=SBS 비디오머그)
▲전기 화물차 구입을 후회한다는 운전자(사진=SBS 비디오머그)


환경 문제와 충전 편의성 해결은 어떻게? 

포터 일렉트릭의 한계도 보완이 필요하다.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기차로 출시해야 하는데, 포터 일렉트릭의 충전 속도나 주행가능거리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반 승용차들의 주행거리가 400km를 넘어 450km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포터 일렉트릭은 1회 충전으로 고작 200km 밖에 주행할 수 없다. 그나마도 짐을 가득 적재하거나, 에어컨을 틀거나, 추운 겨울에는 200km도 주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PBV 전용 플랫폼 도입은 필수다. 현행 포터를 기반으로 제작된 구조적 한계로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할 수 없었고, 빠른 충전도 불가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전용 플랫폼 도입 밖에 해결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 포터2 초기형(사진=양봉수 기자)
▲현대 포터2 초기형(사진=양봉수 기자)


까다로운 포터, 어떻게 해야 하나
ㅡ 
포터는 일반적인 승용차가 아니다. 따라서 신형 포터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편의 사양을 집어넣어 단가를 올릴 필요가 없다. 모빌리티의 시대를 새롭게 연다는 거창한 표현도 필요 없다. 생계 현장에서 그런 거창한 표현은 원치도 필요치도 않다. 풀 오토 에어컨이 없어도 되고, 풀 LED 헤드램프가 아니어도 된다. 승용차처럼 거창한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필요는 더더욱 없다.

과거에는 포터가 시골에서 승용차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경제적 수준이 향상되면서 시골에서도 한 가정 두 차량인 경우가 많아졌고, 포터 한 대의 차량으로 승용까지 겸하는 경우는 많이 적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포터의 사양이 승용차처럼 구성되거나 너무 거창하게 디자인될 필요가 없고, 손웅정 감독의 말처럼 담박한 게 필요하지 않을까.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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