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신차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어떤 중고차를 어떻게 구입해야 알뜰하게 소비할 수 있을까? 그저 뜬구름 같고, 막막한 알뜰한 소비는 어떻게 가능한 지 실제 사례를 인터뷰를 통해 차주의 입장에서 정리했다.<편집자 주>
갑자기 타던 차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차는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손해를 최대한 적게 보려고 단기 렌트와 경차를 신차로 출고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주변에서 중고 경차를 구입하면 재매각할 때 손해가 적을 거라는 조언을 받게 됐습니다.
마침 당근마켓에 쉐보레 스파크가 제법 괜찮은 매물로 등장했고, 딜러를 통해 구입하는 것보다 합리적인 가격까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이전 차주가 고성능 고급차까지 소유하면서 스파크를 장난감처럼 꾸미고, 정비/튜닝 등 관리했던 이력까지 제공받을 수 있어서 믿고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매각한 차량이기 때문에 연식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6만 km 가까이 주행했던 차량을 670만 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원격시동, 틴팅, 블랙박스, 스트럿바, 휠을 비롯한 소소한 튜닝도 가득했습니다. 원래 그냥 타려고 했지만, 차량 상태가 너무 좋고 이미 튜닝이 되어 있었던 차량이라 욕심을 조금 더 내서 바디킷을 시공했습니다.
바디킷을 시공하면 매각하면서 그 비용을 뽑기는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한 만큼 타는 동안 재밌게 타고 싶어서 고민 없이 시공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금 생각해도 바디킷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재밌고, 예쁘게 탈 수 있었거든요.
구입하면서 이전 차주가 알려줬던 것처럼 타이어는 2,000km 정도를 더 주행하고 교체했습니다. 보통 네 짝을 한 번에 교체하는 것을 선호하긴 하지만, 후륜 타이어의 상태가 너무 새것이어서 전륜만 교체했습니다. 다행히 경차라서 타이어 교체 비용은 저렴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차량으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전국으로 출장을 다녔습니다. 하루에 많이 탈 때는 600km 이상을 주행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경차로 장거리를 다니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이동했는데, 오히려 그렇게 쉬면서 다니니까. 컨디션도 좋아지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져서 좋았습니다.
폭설이 쏟아지는 겨울에는 살짝 걱정도 됐습니다. 눈과 얼음이 뒤섞인 노면에서는 차도 가볍고, 타이어도 얇고 작으니 노면을 너무 잘 타서 다른 차량 대비 더욱 서행을 해야 했죠. 그래도 주행의 어려움을 겪어나 사고에 휘말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그렇게 매입 후, 약 10개월이 기간 동안 8,000 km를 주행했습니다. 판매는 제가 구입했을 때처럼 당근마켓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미 감가가 될 대로 된 차량이고, 1만 km를 주행했지만, 전체적인 컨디션은 구입할 때보다 더 좋다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엔진오일도 잘 갈아주고, 그 사이에 배터리도 더 큰 용량으로 교체했고, 소소하게 관리에도 신경 썼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샀던 가격에 그대로 판매됐습니다. 샀을 때도 현금으로 구입했고, 판매도 현금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1년 가까이 탄 차량을 판매하고도 오히려 돈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바디킷과 타이어, 배터리, 엔진오일 교환 금액 등이 발생했으니, 그대로 남았다고 할 수 없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바디킷은 제가 원해서 했던 거고, 나머지는 금액이 얼마 하지도 않았습니다. 또 다른 차량을 타더라도 발생할 수 있었던 금액이라는 점과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의 부가적인 계산까지 해보면 저는 월 20만 원대에 그 차량을 탔던 셈이더라고요.
여기서 또 생각해야 할 게 있습니다. 월 20만 원 수준에서 알뜰하게 타기도 했지만, 그 차량으로 인해서 발생된 수익을 고려하면 고마워도 너무 고마운 차량이었습니다.
제가 탔던 스파크는 당근으로 거래했기 때문에 같은 동네 주민 구입해서 요즘도 도로에서 종종 마주치고 있습니다. 애착이 있었던 차량인 만큼 좋은 차주분을 만나기 바랐는데, 바람대로 되어 다행인 거 같습니다.
스파크를 겪기 전까지 중고차에 대한 오해나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차량의 정비 지식이나 전문 지식이 별로 없거든요. 하지만 나름의 신뢰할 만한 차량이라고 한다면 경험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인증 중고차도 많으니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면 더욱 좋겠죠.
저는 스파크 경험담을 전해드렸을 뿐이지만, 다른 차량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최신 연식은 신차와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서 별 의미가 없겠지만, 5년 정도 연식이 넘어가면서 감가가 웬만큼 되어 있고, 정비가 잘 되어 있는 차량이라면 충분히 알뜰하게 탈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재매각시에도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테니, 차를 알뜰하게 타는 방법은 이만한 게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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