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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는 역시 無 쓸모?".. 캠핑카 구입 후, 리조트와 호텔이 더 좋아진 이유는

  • 기사입력 2023.08.25 16:42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 스타리아 라운지 풀 옵션은 대략 4,400만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캠핑카를 개조하려면 최소 3천만 원이 더 들고,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구조변경 비용 등의 부가 세금을 더 내면 결국 8천만 원의 스타리아 캠핑카가 탄생하게 됩니다.(해당 비용은 컴팩스알브이코리아 유로밴 홈 기준이며, 업체 및 사양에 따라 개조 가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올해 초 캠핑페스티벌 참석 당시(사진=양봉수 기자)
▲올해 초 캠핑페스티벌 참석 당시(사진=양봉수 기자)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가니, 캠핑카 관련 콘텐츠 댓글에는 항상 "그 돈이면 호텔을 가는 게 낫겠다.", "전국에 모텔도 많은데 왜 캠핑카를 타야 하는지 이해불가다.", 더 격하게는 "미쳤다. 돈XX이다."라는 등의 댓글이 따릅니다. 

그런데 국내외 캠핑카 시장을 취재하고, 캠핑카 오너이기도 한 제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허가되지 않은 노지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캠핑을 즐기는 분들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캠핑카를 타고 캠핑장만 가는 것이 아니라, 호텔이나 리조트를 이용하는 분들도 아주 많습니다.

▲제주 여행 중 머물렀던 감성 펜션(사진=양봉수 기자)
▲제주 여행 중 머물렀던 감성 펜션(사진=양봉수 기자)

우선 호텔이나 리조트를 다니는 게 낫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치고, 호텔이나 리조트를 다니는 분들이 없습니다. 국내 웬만한 호텔은 1박에 50만 원이 넘습니다. 리조트도 저렴해봐야 30-40만 원 정도 합니다. 물론 아주 저렴하게 2인이 사용하는 객실을 기준으로 하면 더 낮아질 수 있겠지만, 4인 가족인 저희는 보통 1박에 30만 원 이하의 방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른 아이들의 놀거리만 충분하다면 캠핑장과 리조트, 호텔 어디든 가리지 않습니다.(사진=양봉수 기자)
▲어른 아이들의 놀거리만 충분하다면 캠핑장과 리조트, 호텔 어디든 가리지 않습니다.(사진=양봉수 기자)

여기에 숙박만 하면 되나요? 리조트나 호텔은 그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 가는 겁니다. 요즘 같은 여름에 워터파크를 이용하면 그 이용료만 20만 원이 넘습니다. 간식이나 음료를 사 먹으면 30만 원 정도까지 들어가게 되고요. 호텔 사우나를 비롯해서 부대시설을 이용하거나 조식을 포함하거나 한다면 4인 가족이 1박에 사용하는 비용은 100만 원을 넘기기도 합니다.

과연 이게 끝일까요? 아닙니다. 호텔이나 리조트 밖에 술이라도 한잔하거나, 관광이라도 한다면 비용은 계산 불가 수준이 됩니다. 오히려 남는 건 카드 한도 금액뿐이겠죠. 

기본적으로 캠핑카를 구입한다는 건 그만큼 자주 여행을 하거나 캠핑을 즐긴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캠핑카 타시는 분들 중에 노지만 다니는 분들을 제외하고, 캠핑카 할부금 보다 적게 지출하는 분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더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 캠핑카를 이용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죠. 

▲캠핑카가 있으면 독박 육아도 충분히 가능합니다.(사진=양봉수 기자)
▲캠핑카가 있으면 독박 육아도 충분히 가능합니다.(사진=양봉수 기자)

저희 가족도 캠핑카를 사용하는 비율을 보면 아이들이 평소에 가까운 공원이나 공터에서 킥보드를 타고 놀거나, 여행지를 갈 때 캠핑카에서 잠깐씩 쉬는 공간으로 활용합니다. 짬짬이 쉬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중요하지만 어른들에게도 무척 중요한 일이라는 걸 새삼 느낄 정도로 쓰임새가 좋습니다. 

다음으로 캠핑장을 가는 것인데, 사실 캠핑장은 많이 가지 않았습니다. 캠핑카를 타지만 캠핑만 하려고 캠핑카를 구입한 것도 아니고, 캠핑장에서 캠핑을 즐기는 것보다는 여행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희 가족은 여행을 하면서 캠핑카는 쉬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실제 숙박은 리조트, 호텔, 펜션을 이용합니다. 캠핑장에 자리가 있으면 들어가기도 하지만, 주말에 인기 캠핑장이 비어있을리 없죠. 게다가 리조트 같은 곳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도 가득하기 때문에 숙박을 하면서 부대시설을 할인받아 사용합니다. 물론 식사도 그곳에서 해결합니다. 굳이 좁은 캠핑카에서 뭔가 해먹느라 고생하면서 아이들이랑 부딪히고, 괜한 궁상을 떠는 것보다 낫습니다. 

▲여객선에 차량을 선적하기 전(사진=양봉수 기자)
▲여객선에 차량을 선적하기 전(사진=양봉수 기자)

지난 제주 여행 편 콘텐츠<"내 캠핑카가 있는데, 숙박료가 56만 원?"... 퇴근박, 갑자기 떠난 제주도>를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배에서도 56만 원짜리 스위트룸을 이용하고, 감성펜션도 가고, 그렇습니다. 캠핑카가 있다고 해서 숙박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거죠.

서두에서부터 언급했지만, 노지만 즐기는 분들은 아예 압력 밥솥까지 차량에 탑재하고 다닙니다. 밥도 해먹고, 지역 식당도 이용하지 않으면서 쓰레기만 버리고 다니는 민폐족도 분명히 많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게 아니라고, 캠핑카는 그렇게 이용하는 게 아니라고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계획 없이 떠났지만, 바닷가 캠핑장에서 4만 원에 1박을 하면서 음식은 포장으로 해결한 날(사진=양봉수 기자)
▲계획 없이 떠났지만, 바닷가 캠핑장에서 4만 원에 1박을 하면서 음식은 포장으로 해결한 날(사진=양봉수 기자)

우리나라는 정말 특이하게도 캠핑카를 타면 여행 비용이 더 이상 들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실제로는 전혀 아닌데 말이죠. 캠핑장에서 다른 가족들과 어울리려면 음식 재료도 더 많이 준비해야 하고, 그만큼 비용도 더 많이 들어갑니다. 

이쯤 되면 캠핑카 또는 카라반 유지 비용이 궁금해질 것 같은데요. 사실상 유지 비용은 거의 없습니다. 특별히 정비가 필요한 게 아니라면 말이죠. 대부분 먹는 것에 쓰고, 숙박비에 쓰는 비용일 뿐입니다. 그런데 캠핑카가 있으면 아무래도 여행이나 캠핑을 더 자주 다니게 되기 때문에 씀씀이도 커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매주 여행을 다녀도 5성급 호텔에서 1~2박 하는 비용 밖에 안 됩니다. 

▲장난감보다 밖에서 모래놀이를 즐기는 아이(사진=양봉수 기자)
▲장난감보다 밖에서 모래놀이를 즐기는 아이(사진=양봉수 기자)

결국 호텔이나 고급 숙박시설도 좋지만, 같은 예산에 캠핑카가 있다면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범위도 훨씬 넓어지고, 더 자주 다닐 수 있게 됩니다. 그게 바로 캠핑카의 특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꼭 밖에서 숙박할 필요도 없습니다. 저희 가족은 거의 매주 편도 2시간에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바닷가에 가서 모래놀이를 하고 당일 저녁 돌아옵니다. 캠핑카가 없었다면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이죠. 

아이들에게 모래놀이를 마음껏 하게 해주기 위해서 바닷가를 가는 것도 있고, 여행 삼아 떠나는 이유도 있죠. 그게 바로 일요일이라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일요일에 강릉을 다녀왔는데, 일요일 밤에 돌아와서 문제없이 월요일에 출근했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피곤하지 않냐고. 저는 이렇게 답변드리고 싶습니다.

"일반 승용차보다는 낫지만, 왜 안 피곤하겠어요. 그렇지만 캠핑카 없었다면 매주 바닷가를 가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던 일이고, 피곤해도 제가 좋아서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니까. 피곤하다고 말할 수도 없죠."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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