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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페-쏘렌토가 문제?"... 기아의 대형 E-SUV, 처참하게 무너지는 이유는?

  • 기사입력 2023.09.15 18:26
  • 기자명 최현진 기자

- 기아 EV9, 출시 3달만에 판매량 1/3 급락
- 높은 가격과 품질 논란으로 소비자 돌아서
- 전기차 시장 침체도 주요 원인으로 손꼽혀

[오토트리뷴=최현진 기자] 기아가 야심차게 출시한 대형 전기 SUV EV9가 출시 3달 만에 위기를 맞았다.

기아 EV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된 기아의 두 번째 전기차다. 또 기아 전기차 라인업의 새로운 플래그십 SUV 모델이면서 국내 최초로 3열 시트까지 갖춘 대형 전동화 SUV다. EV9은 99.8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3D 언더커버, 공력 휠, 프론트 범퍼 에어커튼을 적용해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01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19인치 휠 2WD 모델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

▲기아 EV9(사진=최현진 기자)
▲기아 EV9(사진=최현진 기자)


전월대비 -67.4%.. 기아 친환경차 가운데 '꼴찌'

EV9은 지난 5월 사전계약을 실시하고 영업일 8일 만에 1만 357대 계약을 이끌어 냈다. 국내 최초 대형 전기 SUV의 화려한 성공을 알리는 듯했지만, 반년도 안 된 시기에 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첫 달 판매 물량은 1,334대, 7월에는 1,251대로 출발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문제는 8월이었다. 한 달간 판매 대수가 408대로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7월과 대비하면 무려 67.4%나 낮아진 수치다.

▲기아 K9, 모하비(사진=기아
▲기아 K9, 모하비(사진=기아

408대라는 판매 대수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두를 포함해 기아 친환경차 중에서 가장 낮은 판매량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아 라인업 전체를 봐도 EV9보다 낮은 판매량을 보인 모델은 K9과 모하비가 전부다. 두 모델은 단종이 고려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모델 수명이 크게 지난 차종이다. 그런 의미에서 EV9의 8월 판매량 급감은 쉬이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기아 EV9(사진=기아)
▲기아 EV9(사진=기아)


지나치게 높은 가격, 끊이지 않는 품질 논란

EV9 부진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판매 가격이 꼽힌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고려하지 못한 가격 책정이라는 반응이 따른다. EV9의 기본 가격은 트림에 따라 7,337만 원부터 8,169만 원까지 책정된다.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아도 소비자들의 예상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된 것이다. 가격 정보만 공개된 GT 라인의 경우 3단계 자율주행 시스템 HDP까지 들어간 풀옵션 모델이 1억 원에 달한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하위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 5나 기아 EV6 가격과 비교해도 비싸게 느껴진다는 의견을 보였다. EV6는 4,870만 원(스탠더드 2WD 라이트 트림)부터 6,230만 원(롱 레인지 4WD GT 라인)까지로 책정됐다. 현대 아이오닉 5도 5,005만 원(스탠더드 2WD)부터 6,120만 원(롱 레인지 4WD 프레스티지)까지이며, 중간에는 합리적인 구성을 취한 E-라이트 트림(5,495만 원)을 구성했다.

▲기아 EV9 테스트카(사진=기아)
▲기아 EV9 테스트카(사진=기아)

가격에 납득한 소비자들도 끊이지 않는 품질 논란에 돌아선 경우도 많다. EV9은 출시 초기부터 여러 가지 품질 이슈에 시달렸다. 창문 떨림 문제가 도마에 올랐으며, 지난달에는 소프트웨어 설계 오류가 발견되어 전량 리콜이 실시됐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자잘한 이상 증상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전량 무상수리를 진행했다. 

신차 품질 이슈에 특히 민감한 한국 소비자 특성상, 이러한 문제는 향후에도 EV9 판매에 적지 않은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3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던 GT라인 출시와 4분기 진행 예정인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EV9(사진=기아)
▲기아 EV9(사진=기아)


하이브리드 선호하는 수요도 원인

문제는 전기차 시장 전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상반기 이후 지속적인 판매 하락세를 겪고 있다. 8월 한 달 국산차 판매량 가운데 친환경차 판매량은 총 2만 7,740대를 기록했다. 7월 판매량인 3만 2,527대와 비교해 약 15% 감소한 수치다. 전기차의 경우 국산차 가운데 7월 대비 8월 판매량이 상승한 모델은 단 한 대도 존재하지 않았다.

업계는 이러한 하락세를 '소비자 부담 증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분석했다. 2023년 환경부가 결정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대당 5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00만 원 줄었다. 내년에는 400만 원까지 줄어들 예정인 만큼 전기차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이와는 반대로 공공 전기차 급속충전 요금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추세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사진=기아)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사진=기아)

이러한 상황에 소비자들은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를 대안으로 찾고 있는 상황이다. 화재, 충전 불편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전기차 대신 부담이 적고 효율과 경제성이 뛰어난 하이브리드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국산차 베스트셀러인 현대 그랜저와 기아 쏘렌토 판매량의 대부분이 하이브리드로 몰리고 있는 것 또한 이를 반증하고 있다.

ch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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