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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전부터 2.5억 손해"...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사이버트럭, 대체 무슨 일?

  • 기사입력 2023.11.19 13:35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이달 말 등장할 전망인데,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얼마 전까지 롤렉스, 샤넬 등을 비롯한 명품이나 브랜드 콜라보 한정판 제품을 오픈런 해서 되파는 리셀이 인기였다. 하지만 12월부터는 리셀의 인기 종목이 명품에서 자동차로 바뀔 전망이다. 

▲출시 전부터 여론몰이를 위해 의도적으로 디자인을 공개하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사진=insideEVs)
▲출시 전부터 여론몰이를 위해 의도적으로 디자인을 공개하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사진=insideEVs)

테슬라가 현지시각으로 11월 30일부터 사이버트럭의 생산을 시작한다. 테슬라는 연 20만 대에서 35만 대까지 생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 올해 생산 물량은 월 2천 대 수준에 불과하다.

누구나 온라인으로 손쉽게 계약 가능할 수 있었던 사이버트럭은 최근까지 계약 대수가 15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초기 생산물량은 고작 월 2천 대 수준이어서 사이버트럭을 기다렸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그야말로 로또 출고가 되어가고 있다. 

▲테슬라의 생산 공장 기가팩토리(사진=테슬라)
▲테슬라의 생산 공장 기가팩토리(사진=테슬라)

국내 자동차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는 내수용으로만 그랜저, 싼타페, 포터 등의 차종을 월 8천여 대에서 1만 대 수준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월 2천 대로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사이버 트럭을 제공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하다. 

월 2천대 생산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미 잘 아는 것은 테슬라고, 역시 나름의 고충은 있다. 앞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지금까지 최고의 제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생산을 제대로 구축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있고, 다른 어떤 것과도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생산에 대해 어려움을 고백하기도 했다.

▲출시 전부터 여론몰이를 위해 의도적으로 디자인을 공개하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사진=insideEVs)
▲출시 전부터 여론몰이를 위해 의도적으로 디자인을 공개하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사진=insideEVs)

또한 “테슬라 내부의 부품이든 외부 공급업체 부품이든 이 차량의 모든 부품은 10미크론(1mm의 100분의 1) 미만의 정확도로 설계 및 제작돼야 한다”며 “즉, 모든 부품 치수는 소수점 세 번째 자리까지 밀리미터로 표시돼야 하며 단차는 한 자릿수 미크론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직원들에게 출고 전 품질 향상에도 신경쓰도록 주문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테슬라도 사이버트럭을 먼저 출고 받는 소비자들이 되파는 리셀을 하는 것을 예상했다는 듯이 "신차 출고 후 1년 동안 재판매는 불가능하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추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내용도 매우 구체적이었다.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비용은 5만 달러이면서, 예외 조항까지 존재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논란이 격화되자, 돌연 관련 내용 추가 계획을 철회하며 물러섰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계약 페이지(사진=테슬라)
▲테슬라 사이버트럭 계약 페이지(사진=테슬라)

다소 무리한 조항이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테슬라가 무리한 조항까지 넣어서 재판매를 막으려 했던 이유는 유통시장의 혼란 때문이었다. 우선 출고한 소비자들이 사이버트럭을 기다리는 후순위 소비자들에게 몇 배의 차익을 남기면서 재판매를 하게 되면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현재까지 다수의 외신들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의 예상 판매 가격은 4~5만 달러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보통 내연기관 픽업트럭들의 가격대가 4~5만 달러(상용 제외)이기 때문에 매우 파격적인 수준이다. 그렇지만 리셀가는 최대 3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0만 달러는 한화로 3억 8,900만 원에 달한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사진=테슬라)
▲테슬라 사이버트럭(사진=테슬라)

국내에서도 1~2년 전 반도체 이슈로 인해 생산물량이 부족하던 시점, 신차를 중고로 판매하면서 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많았다. 싼타페나 그랜저 같은 모델은 프리미엄을 붙여서 판매됐고, 중고차 가격은 하락 없이 신차 수준으로 유지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또한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같은 슈퍼카는 대부분 오더 방식이다. 그래서 상위 모델이거나, 한정판 모델의 경우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보다 크게 비싼 경우도 흔하다. 멀리 볼것도 없이 GM에서 생산한 허머 EV 역시 리셀가가 출고가 보다 비싼 상황이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사진=carscoops)
▲테슬라 사이버트럭(사진=carscoops)

이런 상황에서 사이버트럭의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몇 배 이상 뛰는 것은 그리 신기한 일도 아니다. 웬만한 슈퍼카보다 존재감이 뛰어나고,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차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이미 150만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은 돈 문제가 아니라, 빨리 출고하는 게 문제기 때문에 중고차 가격 폭등은 이미 현실화 되어가는 분위기다.

▲협소한 적재함 공간으로 논란이 된 테슬라 사이버트럭(사진=SNS X)
▲협소한 적재함 공간으로 논란이 된 테슬라 사이버트럭(사진=SNS X)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과 픽업트럭 시장에 분명히 색다른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고, 전기차 시장에도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픽업트럭이 갖춰야 할 기본기, 적재능력과 견인성능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또 일부 제원은 이미 공개된 상태지만, 실제 상품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버트럭은 지금까지 존재했던 형태의 차량도 아니고, 흔한 차도 아니다. 심지어 정상 가격은 슈퍼카 보다 매우 현실적이니, 여기서 이미 게임은 끝났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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