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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못 타기 때문에 더 눈길이 가는 차”… 제네시스 GV80 쿠페 시승기

  • 기사입력 2023.12.30 12:00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제네시스 SUV 라인업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GV80은 지난 9월 부분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다시 한번 높였다. 특히나 이번 부분변경을 진행하며 제네시스는 GV80의 쿠페형 모델인 GV80 쿠페까지 출시하며 동시에 라인업도 확장했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전측면(사진=전우주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전측면(사진=전우주 기자)

GV80이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SUV인 것을 고려하면 이번 GV80 쿠페의 출시로 기존 GV80의 구매층보다 어린 세대들에게도 충분히 어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시승해 본 GV80 쿠페는 단순히 디자인만 날렵하게 깎아낸 차량이 아니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능 SUV 요소들이 대거 반영되며 젊은 세대들의 구매욕도 자극하는데 충분히 성공했다고 생각됐다. 시승하는 동안 4050 세대보다 2030 세대의 이목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전면(사진=전우주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전면(사진=전우주 기자)

이번 GV80 쿠페가 GV80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룬 부분이 바로 디자인이다. 차별화는 단순히 차체 디자인뿐만 아니라 차량 전체를 이루고 디테일에서부터 다르다. 전면부 그릴은 외형을 두툼한 크롬으로 덮었고 내부 크롬과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2중의 격자무늬 패턴을 통해 역동성을 더했다.

범퍼 하단부에는 3분할된 큼지막한 공기흡입구가 자리 잡고 있다. 좌우 양 끝에 적용된 공기흡입구는 디자인적 요소인 만큼 막혀 있다. 그러나 유속의 흐름과 브레이크 냉각 성능을 고려해 세로로 긴 형태의 구멍을 뚫어 멋과 실용성을 다 잡았다.

▲제네시스 GV80 쿠페 헤드램프(사진=전우주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헤드램프(사진=전우주 기자)

이번 GV80 쿠페의 전면부 하이라이트는 신규 적용된 MLA 방식의 헤드램프다. 이 방식의 헤드램프는 기존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인 G90에 적용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헤드램프다. GV80 쿠페의 헤드램프 역시 야간 주행 시 대향차가 있는 부분은 LED 램프를 소등시키고 그 외 부분만 밝게 비춰주고 반응 속도도 빨라 야간 주행 시 전방 시야 확보에 부족함이 없었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측면(사진=전우주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측면(사진=전우주 기자)

측면은 GV80 쿠페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전장은 4,965mm, 전고는 1,710mm로 SUV 모델 대비 25mm 더 긴 전장과 5mm 낮은 전고를 갖췄다. SUV 모델의 루프라인과 다르게 SUV 모델 대비 1열을 기준으로 가파르게 낮아지는 루프라인과 끝단을 올린 트렁크 도어, 커다란 휠 하우스와 22인치의 거대한 휠 등이 더해져 쿠페 모델만의 역동성을 살렸다.

▲제네시스 GV80 쿠페 후측면(사진=전우주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후측면(사진=전우주 기자)

후면은 SUV 모델보다는 G80과 더 닮았다. 두 줄로 구성된 테일램프의 형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SUV 모델은 하단부 테일램프를 상단부 보다 길게 뺐다. 그러나 쿠페는 G80처럼 상단부 테일램프를 더 긴 형태로 디자인했다. 범퍼 하단부에는 오각형 모양의 듀얼 머플러 팁을 적용해 SUV 모델과 차별화를 이뤘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최현진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최현진 기자)

실내는 큰 폭으로 디자인이 변경되며 이전 GV80와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센터패시아 상단부에 적용됐던 14.5인치 터치스크린이 변경됐다. 터치스크린은 전자식 계기반과 통합되며 27인치 OLED 계기반, 내비게이션 통합형 디스플레이로 변경됐다.

단순히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이어 붙인 방식이 아니라 27인치의 디스플레이가 계기반과 내비게이션의 역할 모두를 수행하기 때문에 계기반 영역에는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띄우고 인포테인먼트 부분에서는 차량의 설정, 미디어 화면 등 다른 화면을 띄우는 것도 가능해 활용성이 돋보였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최현진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최현진 기자)

디스플레이 하단부의 디자인도 변경됐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과 공조기가 통합된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모든 버튼이 터치식으로 바뀌었다. 단순히 터치식으로 바뀐 것뿐만 아니라 버튼 조작 시 진동을 통해 사용자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추가로 기존 인포테인먼트 조작 다이얼에 위치했던 기어 볼륨 노브와 기타 기능 노브가 공조계로 위치를 옮겼다. 그러나 운전자 입장에서는 위치가 더욱 멀어져 불편함이 생겼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최현진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최현진 기자)

각 시트들은 여전히 안락함이 돋보인다. 특히 운전석과 동승석은 옵션에 따라 에르고 모션 시트가 적용돼 스트레칭 기능을 지원한다. 또한 주행모드, 차량의 속도와 연동돼 일정 속도에 도달하거나 스포츠 모드로 변경 시 사이드 볼스터를 높여 탑승자의 지지력을 높여준다.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은 기존 2스포크 방식에서 3스포크로 변경됐다. 부착된 버튼들의 위치도 좌우로 나뉘며 조작 편의성이 높아졌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최현진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최현진 기자)

루프라인이 낮아졌지만 2열 시트의 안락함도 그대로 이어졌다. 2열 헤드룸 부근 헤드 라이너를 깊게 파 놓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헤드룸이 보장된 SUV 모델과 다르게 공간의 손해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탑승자에 따라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대신 2열 전용 공조와 열선 및 통풍 시트, 수동식 도어 커튼, 전동 조절 시트, 전용 목베개 등의 편의사양을 갖춰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제네시스 GV80 쿠페 트렁크(사진=최현진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트렁크(사진=최현진 기자)

트렁크 공간은 644리터로 SUV 모델 대비 83리터 더 적다. 적재 공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동급의 쿠페형 SUV 대비 큰 수준이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러기지 쉘프가 제법 두툼해 상단에도 가벼운 수준의 짐은 적재가 가능할 정도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엔진(사진=전우주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엔진(사진=전우주 기자)

시승차에는 380마력의 최고출력과 5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3.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적용됐다. 출력이 높은 만큼 도로 위 차들을 압도하기 충분한 출력을 발휘한다. 정숙성도 뛰어나 한겨울 냉간 시동 시에도 조용하며 탑승해도 진동이 현저히 적은 것이 장점이다. 큰 덩치를 가진 대형 SUV 지만 엔진이 출력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없으며 오히려 차고 넘친다는 느낌이 강하다.

▲제네시스 GV80 쿠페(사진=최현진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사진=최현진 기자)

높은 SUV 지만 GV80 쿠페는 전고 대비 휘청거리는 움직임이 적은 차량이다. 전자식으로 감쇠력을 조절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하면 사이드 볼스터가 조여지고 일반 모드 대비 한층 탄탄하게 조여진 서스펜션이 적용돼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그래도 스포츠성을 강조한 G70처럼 감쇠력의 차이가 극명하게 체감되는 수준은 아니다. 일반 모드 대비 휘청임이 단단해진 서스펜션으로 어느 정도 보정되는 수준이다.

▲제네시스 GV80 쿠페(사진=최현진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사진=최현진 기자)

이번 GV80 쿠페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조향 감각이다. 세련된 조향 감각도 물론이지만 덩치가 큰 SUV라는 것과 고출력 엔진에도 불구하고 운전자가 원하는 주행 라인을 제법 잘 따라온다. 여기에는 기본 적용되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와 AWD 시스템의 영향도 물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뭉툭한 조향 감각을 가진 타 SUV 들과 다르게 GV80 쿠페의 조향 감각은 두세 번의 조율을 더 거친 느낌이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최현진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최현진 기자)

GV80은 프리미엄 SUV 시장에 진출한 뒤 안정적인 판매량으로 프리미엄 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나 이번 부분변경 모델은 디자인 변경과 함께 독립 제어 풀 오토 에어컨,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 디지털 키 2, 콘솔 암레스트 수납함 자외선 살균, 열선 암레스트, 실내 향기 시스템, 2열 터치 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 등 편의사양이 대폭 보강됐다.

여기에 제네시스는 추가로 GV80의 쿠페 모델까지 선보이며 라인업까지 강화했다. 특히 이번 GV80 쿠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열세로 지목받던 쿠페형 SUV 라인업의 추가와 함께 기존 SUV 모델과 동일한 수준의 편의 및 안전사양, 플래그십 세단인 G90에 적용된 최신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는 등 단순히 파생형 모델인 아닌 라인업을 책임질 만큼 막중한 임무를 부여했다.

▲제네시스 GV80 쿠페 휠(사진=전우주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휠(사진=전우주 기자)

그러나 너무 막중한 임무를 띤 차량인 탓인지 비싼 가격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GV80 쿠페는 차량 자체만 본다면 앞서 쿠페형 SUV 시장을 개척한 독일산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 대비 열세인 부분은 없다. 오히려 옵션만 본다면 경쟁 모델들 대비 뛰어난 수준이다.

GV80 쿠페는 쿠페형 SUV 특성상 SUV 모델 대비 판매량이 높을 수 없는 모델이다. SUV를 구매하는 소비자들 대부분은 SUV의 널찍한 탑승공간과 적재공간을 원하기 때문이다. 쿠페형 SUV는 디자인을 위해 공간을 희생한 모델이다. 풍부한 옵션과 고급 소재들까지 아낌없이 적용되며 가격까지 비싸진 GV80 쿠페는 구매층에 더욱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제네시스 GV80 쿠페 후면(사진=전우주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후면(사진=전우주 기자)

GV80 쿠페는 아무나 탈 수 없는 차량이다. 가격으로 보나 공간감으로 보나 SUV 모델 대비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자인과 특유의 주행감각, 풍부한 옵션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기존 SUV 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는 동급의 쿠페형 SUV에 지친 소비자들이라면 대안으로 충분했다. 

원래 쿠페형 SUV는 SUV 모델 대비 부족한 부분이 있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GV80 쿠페 역시 아무나 못 타기에 더욱 눈길이 가는 차량이었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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