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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성공적이지만 뚜렷한 한계는 아쉬워

  • 기사입력 2019.01.23 15:07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해 6만 1,345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8.4% 성장했다. 국내 경기 악화 속에서도 G70가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고, G80도 출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른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동안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기함 G90는 연말 부분 변경 모델 출시로 인해 12월 판매량이 크게 올랐고, 신차 효과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판매 수치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면, 실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G70는 전년 대비 216.6%나 증가한 1만 4,417대를 판매했지만, 2017년 9월 처음 출시했기 때문에 판매량 증가 폭이 클 수밖에 없다. 월별 판매량을 기준으로 보면 1,201대 수준으로 전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G80와 G90는 전년 대비 각각 6.4%와 21.1% 하락한 성적을 기록한다.



실제 판매량 외에 주목할만한 점은 제네시스 모델의 판매가 주로 하위 트림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G80는 3.3 및 3.8 가솔린, 2.2 디젤 모델과 3.3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G80 스포츠로 라인업이 구성된다. 그중 3.3 가솔린은 라인업 가운데 가장 저렴한 모델로 전체 판매량의 약 85%나 차지한다.



G80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G70는 2.0 가솔린 터보, 2.2 디젤, 3.3 가솔린 터보로 라인업이 구성된다. 역시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2.0 가솔린 터보 선택 비율이 약 74%에 이른다. 지난 연말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한 G90는 3.8 가솔린, 3.3 가솔린 터보, 5.0 가솔린 3개의 라인업을 갖춘다. 가장 하위 모델인 3.8 가솔린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달한다.



제네시스는 국산 대중 브랜드의 한계를 뛰어넘어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구축하는 중이고, 국산 프리미엄 모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그러나 수입 모델을 대체하는 위치까지 이르렀다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수입차 가운데 단연 우수한 성적을 거둔 메르세데스-벤츠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2018년 3만 5,534대를 판매해 G80의 턱 밑까지 추격한 E클래스는 세단과 쿠페, 카브리올레 같은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이 있고, 거기에 더해 고성능 모델 라인업도 갖춘다. E클래스는 전체 판매량 가운데 25.7%를 E300 4매틱이 차지하고, E300이 차지하는 비율은 24.6%에 이르러 상대적으로 상위 트림의 판매 비중이 높다.



7,601대 판매된 C클래스의 경우는 C220d가 31.7% 비중을 보이며 C200과 C200d의 순으로 판매율이 구성된다. E클래스보다는 하위 트림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지만, G70와 비교해 보면 다양한 모델로 선택이 나누어짐을 볼 수 있다. 수입 프리미엄 대형 세단 1위 모델인 S클래스는 전체 판매량 6,005대 가운데 S450 4매틱 롱이 36.6%, S560 4매틱 롱이 28.2%를 차지해 상위 트림의 선택이 월등히 높다.



물론, 수입차 브랜드의 특성상 일부 트림에 집중되는 프로모션으로 인해 특정 차종의 판매량이 일시 상승하는 경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네시스 판매량이 하위 트림에 집중된 것은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우세한 부분이 단지 가격 경쟁력뿐임을 증명한다. 수입차와 비슷한 가격대인 상위 트림의 경우는, 제네시스보다 수입 프리미엄 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의도하는 바와 다르게 브랜드와 모델 가치에 있어서 수입차에 뒤처지는 것이 현실이다.



세단 위주의 제품군 구성도 제네시스 브랜드가 가진 한계점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주력 모델인 E클래스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모델은 SUV인 GLC로 연간 판매량이 7,750대에 달한다. 소형급 GLA는 2,409대, 상위 모델인 GLE는 2,960대, GLS는 566대로 이 4개 모델의 판매량만 합해도 1만 3,685대에 달한다. SUV 선호 현상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아직까지 세단 모델만 보유한 제네시스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는 시장을 눈뜨고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시기적으로 늦긴 했지만, GV80를 시작으로 GV70까지 가세해 2종의 SUV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여기에 더해 AMG에 필적하는 고성능 모델도 개발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비롯한 고객 만족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라인업 구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극복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후발 주자로서 선두 그룹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하는 상태다. 그런 점에서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확실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친환경차 신모델을 5종 투입해 라인업을 확대할 것으로 밝혔다. 아직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전기차 모델의 라인업이 갖춰지지 않은 제네시스 입장에서는 분명히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올해 출시될 신형 G80와 GV80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고,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는 등 변화에 발맞춰 나가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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