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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국산차 판매량, 웃음 짓는 현대차와 쌍용차

  • 기사입력 2019.03.08 14:56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매년 1, 2월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시기다. 새해로 바뀌기 전 연말 할인 프로모션이 적용되기도 하고, 연휴로 인해 판매일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작년과 올해 1월과 2월 누적 판매량으로 비교한 제조사들의 변화를 살펴봤다.



현대자동차 – SUV 성장으로 판매량 증가

올해 1월과 2월 누적 판매량은 11만 3,84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국산차 전체 판매 비율은 과반수를 넘는 51.3%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두드러진 성적은 SUV 모델이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2018년 내내 싼타페와 투싼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가운데, 올해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판매량 증가에 힘을 더했다. 현대차 SUV 모델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7%나 증가한 3만 6,343대를 기록한다.



반면, 승용 모델은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2세대 벨로스터가 전년보다 판매량이 늘어났지만, 주요 간판 모델인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는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그나마 이 주력 차량들이 한 자릿수 하락에 그친 반면, 다른 모델들은 큰 폭으로 하락해 현대차 판매 비중이 승용에서 SUV로 넘어감을 알 수 있다. 승용 모델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4% 하락한 4만 274대에 그친다.


스타렉스와 포터 2가 포함된 소형 상용차는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2만 3,508대를 기록했다. 스타렉스는 7,760 대 판매돼 7.2% 증가에 그친 반면, 포터 2는 1만 5,748대가 판매돼 17.2%나 상승했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은 17.1% 감소한 9,417대를 기록해 다소 부진하다.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G80가 전년 동기 대비 38.7% 하락한 4,352대 판매됐다. G70와 G90는 각각 9.6%, 31.7% 증가해 연식 변경 및 부분 변경 모델 출시 후 판매량이 증가했다.



기아자동차 – 부진 속 승용차의 선방

기아차의 올해 2개월간 성적은 전년 동기 대비 6.4% 하락한 7만 1,232대다. 국산차 시장 점유율도 작년 35.6%에서 올해 32.1%로 떨어졌다. 기아차는 다양한 SUV 및 RV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해당 차종들의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부분 변경 모델과 신모델이 출시된 카니발과 쏘울을 제외한 전체 모델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량을 견인하는 중형 SUV 쏘렌토가 싼타페를 비롯한 경쟁 모델들로 인해 전년보다 33.9%나 하락한 7,774대 판매에 그쳤다.


반면, 승용 모델은 소폭 상승해 현대차와는 대조적이다. 신모델을 출시한 K3가 7,540대를 판매해 111.1%나 성장했고, K5와 K7도 판매량은 다소 감소했지만 승용 라인업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주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모델은 기함 K9이다. K9은 전년보다 1076.5%나 증가한 1,953대를 판매해 고급차 시장에서의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편, 소형 상용 모델인 봉고 3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8,942대 판매에 그쳤다. 경쟁 모델인 현대 포터 2와의 격차는 6,786대로 전년도보다 더 벌어졌다.



쌍용자동차 – 효자 모델의 인기로 상승세

쌍용차는 올해 들어 작년보다 11% 상승한 1만 6,366대를 판매했다. 쌍용차의 효자 모델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의 활약이 컸다. 소형 SUV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티볼리는 전년 대비 2.7% 늘어난 6,031대가 팔렸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현대 코나를 따돌리고 소형 SUV 부문 1위를 기록해 의미가 깊다.



렉스턴 스포츠는 신모델 출시 후 판매량이 점차 늘어 전년보다 46.8%나 증가한 7,715대가 판매됐다. 국산 유일 픽업트럭이라는 장점에 더해, 지난 1월 추가된 롱바디 모델 렉스턴 스포츠 칸이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코란도 C와 G4 렉스턴, 코란도 투리스모는 판매량이 하락했다. 코란도의 경우 2월 신모델이 출시돼 판매량이 이전보다 월등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나머지 두 모델의 앞날은 밝지 않다. G4 렉스턴은 현대 팰리세이드 출시로 직격타를 맞았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1,811대에 불과해 전년보다 26.9%나 떨어졌다. 팰리세이드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기아 모하비 후속 모델도 등장할 계획이라 앞으로의 전망이 불투명하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기아 카니발과 현대 스타렉스에 비하면 존재감이 없다. 판매량도 올해는 281대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41.7% 하락했다.



르노삼성자동차 – 전반적인 하락세

르노삼성차는 올해 1, 2월에 전년보다 14.1% 하락한 1만 97대를 판매했다. 할인 프로모션에 더해 일부 모델은 가격 인하까지 단행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특히 중형 세단 SM6의 성적이 부진해 올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1.9% 하락한 2,223대에 그쳤다. SM7과 SM5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해 앞으로의 전망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반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QM6는 전년보다 26.7% 증가한 5,125대가 판매됐다. QM6의 성장은 시기적절한 할인 프로모션 덕분이기도 하지만, 디젤 모델이 주력인 중형 SUV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소형 SU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QM3는 전년 대비 55.4% 하락한 520대에 그쳤다.


르노삼성차는 기존 라인업에 소형 해치백 르노 클리오와 상용차 르노 마스터를 추가했지만, 판매량 자체가 적다 보니 전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클리오가 253대, 마스터는 127대를 기록했다.



한국지엠 – 날개 없는 추락

국내 제조사들 가운데 가장 암울한 성적을 보인 것은 한국지엠이다.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나 하락한 1만 230대에 불과하다. 군산공장 폐쇄와 한국 시장 철수설과 같은 악재가 영향을 끼쳤다. 어느 정도 사태가 봉합된 듯 보였지만, 새로 선보인 신모델의 참패와 여전히 계속되는 먹튀 논란 등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더해지는 것이 문제다.



승용 모델은 연말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한 카마로를 제외한 전 모델의 판매량이 감소했다. 판매량을 책임지고 있던 경차 스파크는 20.6%나 줄어든 4,565대를 판매해 1위 모닝에 뒤처지는 것은 물론, 레이와의 격차가 500여 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말리부는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였음에도 17% 하락한 2,190대 판매에 그쳤다. 대형 세단 임팔라는 물량 수급 문제로 올해 단 3대만 판매됐다.



SUV 및 RV 시장에서의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한때 높은 인기를 누렸던 MPV 올란도와 중형 SUV 캡티바가 단종돼 지금은 이쿼녹스와 트랙스 2개 차종만 보유한 상태다. 캡티바를 이어 중형 SU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 기대했던 이쿼녹스는 올해 누적 판매량이 285대 수준으로 처참한 지경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소형 SUV 트랙스의 선전이다. 전년보다 11.8% 증가한 1,930대를 판매했다.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도 판매량이 소폭 늘었다. 전년 대비 2.8% 증가한 1,195대 판매를 기록했다. 본래 수요가 꾸준한 모델들이기도 하지만, 최근 도입한 할부 프로그램으로 초기 구입 부담을 줄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쌍용차는 올해 다양한 신모델 및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해 상승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기아차도 승용 및 SUV 신모델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반면, 뚜렷한 신차가 없는 르노삼성차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한국지엠은 갈수록 어려운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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