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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친 현대 아반떼, 택시도 괜찮은데?

  • 기사입력 2020.05.18 15:34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7세대 아반떼가 공식 출시됐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차체가 커졌던 아반떼는 이번 세대에 이르러서는 2000년대 초반 중형, 준대형 세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크기가 커졌다. 게다가 편의 및 안전사양이 풍부한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을 선택하더라도 2,400만 원대의 가격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충분하다.
 

이번 아반떼의 전장X전폭X전고는 4,650X1,825X1,420mm이며 실내 거주 공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휠베이스는 2,720mm다. 이 수치는 2000년대 초반 현대 쏘나타, 그랜저와 비슷한 차체 크기다. 더군다나 플랫폼도 당시보다 월등히 좋아지며, 수치로 비교할 수 없는 거주공간의 개선으로 실제 실내공간은 광활한 수준이다.
 

여기에 가솔린 모델과 동시에 출시된 1.6리터 LPG 엔진 모델은 가솔린과 큰 차이 없는 편의 및 안전사양도 두루 갖춰 현재 출시 계획이 없는 쏘나타 택시의 빈자리를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부 소비자는 토션빔이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르노삼성 SM6는 토션빔을 사용하고 있다. 택시는 장거리보다는 도로가 잘 닦인 도심을 이용하는 승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그래도 토션빔이 걸린다면, 현대차는 앞으로 출시될 N 라인과 N의 멀티링크 서스펜션의 설정값을 바꾸면 그만이다.
 

자영업자인 택시 기사들에게 아반떼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그랜저 택시는 가격이 비싸고, 쏘나타는 구형 모델만 생산한다. 반면 아반떼 LPG는 다양한 안전 사양을 장착하고도, 최고 트림인 2,264만 원 수준이다. 택시 모델의 특성상 일부 사양을 조절한다면, 일반 LPG 모델보다 저렴해질 가능성은 높다. 게다가 택시는 내구연한이 있기에 꾸준한 수요도 존재한다.

그러나 아반떼 택시가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바로 제자리인 배기량 규제 덕분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을 살펴보면 택시는 5인승 이하와 6인승 이상으로 구별되어 있다. 5인승은 배기량에 따라 경형, 소형, 중형으로 나뉜다. 6인승 이상의 택시는 배기량이 2,000CC가 넘어가면 대형 택시다. 또한 인원과 관계없이 2,800CC 이상의 배기량이면 무조건 고급 택시로 규정된다.

국토부가 규정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운임 요율 등 조정요령’에 따르면 소형, 중형, 대형, 모범 및 고급 택시는 각각 기능 및 서비스에 따라 운임 요율의 적절한 차이를 두도록 되어있다. 이러한 규율 덕분에 자치단체는 차체 크기보다 구분이 쉬운 배기량에 따라 운임 요율을 정하고 있다. 배기량으로만 운임을 정하기 때문에 1.6리터보다 적은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했던 중형 미만급 택시는 잠깐 등장했다가 다시금 사라지게 됐다. 또한 중형 미만급 택시 요금 규제도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배기량으로만 차량의 운임을 정하기 때문에 1,500CC대의 1.6리터 엔진을 탑재하면, 자동차관립법상 준중형에 해당하는 차량은 소형 택시로 분류가 된다. 택시 기사와 탑승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차체가 큰 준중형 차량이라도 효율 좋은 저 배기량 엔진을 사용하면, 차체 크기와 차량 가격에 상관없이 무조건 소형 택시 요금을 받아야 한다.

바로 이 부분이 큰 걸림돌이다. 국토교통부는 자치단체에 유류비를 반영해 운송원가를 2년마다 조정하도록 했다. 만약 규율이 조정되면 자치단체가 곧바로 요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이유다. 반면 자치단체는 배기량에 따른 요금 차등화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서로의 의견차가 크기 때문에 국내 대부분의 택시는 2,000cc 미만의 배기량의 중형 차량이 표준화됐다. 아무리 효율이 좋은 차량이 나오더라도 배기량으로만 요금을 설정해 다양한 연료의 저 배기량 고효율 파워트레인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날이 갈수록 차량의 크기는 더욱 커지고, 연료의 효율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둘의 의견차는 너무 커 아반떼의 크기가 이전 중형차 수준으로 커졌더라도 택시로 사용되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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