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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칼럼] 현대 캐스퍼.. 크기는 모닝인데, 왜 SUV처럼 보일까?

  • 기사입력 2021.09.03 07:29
  • 기자명 김권영

국내 시장에서 경차는 기아와 쉐보레의 영역이었으며 해치백 스타일의 획일화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기아 레이의 경우 해치백은 아니지만 네모반듯한 박스카 디자인으로 실용성과 거주성에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 돋보이는 요소는 현저히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현대차에서 아토스 이후 19년간의 공백을 깨고 경차 캐스퍼를 내놓았다. 외관 디자인만 공개되었는데 기존 경차와는 상이한 모습을 가져 주목된다.

▲현대 캐스퍼는 경차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 캐스퍼는 경차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캐스퍼는 전장 3,595mm, 전폭 1,595mm의 사이즈로 국내 경차 규격을 충족시키는 경차이지만 경형 SUV를 표방한다. 스즈키 이그니스(Ignis)가 떠오르는 영역이고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차량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캐스퍼가 경형 SUV의 타이틀을 달고 나온 디자인적 이유는 무엇인지 캐스퍼의 디자인 특징을 살펴본다.

▲현대 캐스퍼는 높이를 제외한 모든 크기가 모닝과 동일하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 캐스퍼는 높이를 제외한 모든 크기가 모닝과 동일하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캐스퍼의 외관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SUV 느낌을 살리기 위해 SUV가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적용시키고 최대한 돋보이게 하려 노력한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차량 측면을 살펴보면 캐스퍼는 프런트 엔드의 시작점 높이가 높다. 프런트 엔드에서 윈드 실드까지 경사도 없이 수평에 가깝게 맞닿는다. 프런트 엔드가 낮은 기아 모닝 혹은 쉐보레 스파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후드의 중앙부 높이를 양 끝단보다 높게 설정했는데 머슬카의 카울 후드를 연상시키며 강인해 보이는 인상을 만들어 낸다.

▲현대 캐스퍼에는 사다리꼴 휠 아치, 휀더가 적용되어 강인함이 강조됐다.(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 캐스퍼에는 사다리꼴 휠 아치, 휀더가 적용되어 강인함이 강조됐다.(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또 휠 트래블이 긴 오프로드 SUV의 특성상 휀더와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설정된 사다리꼴 형상의 휠 아치가 캐스퍼에 적용됐으며 두터운 클래딩이 휀더와 차체 하단부를 감싼다. 일반적인 휠 아치가 적용됐다면 평범하고 승용차의 느낌으로 보였겠지만 사다리꼴 휠 아치가 적용되며 SUV 다운 강인함이 강조됐다.

무엇보다도 SUV의 면모를 만들어 주는 가장 큰 요소는 볼륨감이 강조된 휀더다. 캐스퍼는 프런트와 리어 휀더에 큰 덩어리로 구성된 휀더가 적용돼 볼륨감을 극대화 시켰다. 특히 리어 휀더의 경우 리어 도어 중간부부터 생성되며 차량 크기 대비 커다란 휀더 플레어를 만들어낸다. 볼륨감 있는 휀더가 없었다면 SUV의 느낌을 주기 힘들고 차체도 작아 보였을 것이다. 큰 볼륨의 휀더 덕분에 동일 사이즈의 모닝보다 차체가 와이드해 보이고 커 보이는 효과를 가진다.

▲현대 캐스퍼의 17인치 휠과 히든 타입 도어 핸들, B필러 등 디자인에서 재미 요소가 많다.(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 캐스퍼의 17인치 휠과 히든 타입 도어 핸들, B필러 등 디자인에서 재미 요소가 많다.(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여기에 17인치의 차급 대비 커다란 휠이 적용돼 균형 잡힌 모습을 만들어낸다. 차량 디자인에 큰 영향을 끼치는 리어 휀더가 적용되면서 리어 도어 핸들은 리어 윈도 후면부에 히든 타입으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디자인에 힘을 많이 쏟은 차량으로 해석된다.

차량 도어 패널과 끊김 없이 일체형으로 제작된 B 필러도 중요한 디자인 요소로 작용한다. 일반적인 블랙 컬러의 플라스틱 B 필러 보다 일체형 필러는 차량을 더욱 튼튼하고 강인하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또한 B 필러에도 디자인 적용이 가능해져, 차체와 연결성이 강조된 디자인이 적용됐다.

▲기하학적 패턴인 파라매트릭 패턴은 전면부 그릴에 적용되었다.  현대 캐스퍼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기하학적 패턴인 파라매트릭 패턴은 전면부 그릴에 적용되었다.  현대 캐스퍼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프런트와 리어 범퍼에는 오프로드 SUV라면 응당 가지고 있는 스키드 플레이트를 디자인 요소 가져와 적용시켰다. 사다리꼴 형상의 전면 스키드 플레이트 디자인은 전면부 하단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는 시각적 요소로 작용한다. 스키드 플레이트는 전면부 그릴과 만나게 되는데 그릴에는 기하학적 패턴인 파라메트릭 패턴이 적용됐다. 오프로드 SUV의 요소만 있으면 투박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최신 자동차 트렌드인 기하학 패턴을 프런트 그릴과 리어램프에 적용시켜 첨단 느낌을 주면서 밸런스를 맞췄다.

턴 시그널이 들어가는 상단부는 아이오닉 5 와 마찬가지로 블랙 파츠로 길게 이어 차폭을 넓어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줬다.

▲현대 캐스퍼는 오밀조밀 하면서도 볼륨감이나 밸런스가 우수하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 캐스퍼는 오밀조밀 하면서도 볼륨감이나 밸런스가 우수하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경차는 전장과 전폭이 짧기 때문에 전고가 높아보일 수밖에 없어 균형 잡힌 디자인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작은 차체에 여러 가지 디자인 요소를 구성하고 밸런스 잡힌 모습을 구현하기에 비례적으로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스퍼는 오밀조밀하지만 강조된 볼륨감, 적재적소에 배치된 밸런스 잡힌 디자인 요소들 덕택에 알찬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캐스퍼의 외관은 재미있는 디자인 요소가 많아 볼거리가 많은 차량이다. 실내 공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관만큼 재미있는 요소가 많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가졌길 기대해본다. 캐스퍼의 실내 공간이 공개되면 실내 디자인 특징 또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Josh Kim porschepolis@gmail.com

※ 디자인 칼럼리스트 Josh Kim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CCS(College for Creative Studies)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센터와 크로아티아에서 리막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현재도 관련 업계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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