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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실패한 아반떼, 책임 떠넘기기 논란... "이 부사장, 구 전무는 관련 無"

  • 기사입력 2023.02.10 12:43
  • 기자명 양봉수 기자

- 이상엽 부사장.. 삼각떼 디자인과 '무관한 인물'
- 구민철 전무, '내부 프로세스'에 맞춰 신차 발표
- 아반떼 F/L 디자인, '이병섭 전무'가 메인 리드
- 이상엽 부사장, 입사 초부터 '포니' 스토리 집중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 아반떼(AD, 6세대) 부분변경 모델과 관련된 '실패작 떠넘기기 논란'이 오토트리뷴의 취재 결과, 사실과 완전히 달랐다.

현재 나무위키의 '이상엽 디자이너' 영역에는 "현대 아반떼 6세대 페이스리프트 (AD F/L) - 삼각떼의 경우 처음 알려지기로는 구민철 실장이 스타일 했다고 알려졌으나, 이후 이상엽 당시 전무가 디자인에 총괄했다고 한다. 즉, 실패작을 딴 사람에게 떠넘긴 것."이라는 내용으로 적혀 있다. 이 내용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중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으며, 나무위키를 통해서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아반떼 6세대 F./L과 아반떼 6세대 초기형 모델(사진=현대차)
▲아반떼 6세대 F./L과 아반떼 6세대 초기형 모델(사진=현대차)

하지만 취재를 통한 사실 확인에서는 오류 투성이었고, 애초에 성립될 수 없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이상엽 부사장과 구민철 전무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로 확인됐다.


마감을 앞두고 있었던 2016년

위 내용이 성립할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상엽 부사장의 입사 시점이다. 이상엽 부사장은 당시 현대자동차 스타일링 상무로 입사를 했으며, 현대자동차가 이상엽 상무의 영입 사실을 밝힌 시점은 2016년 5월 16일이었다. 그리고 '삼각떼'라고 불렸던 6세대 아반떼(AD)의 부분변경 출시는 2018년 9월 6일이었다.

이상엽 부사장이 상무로 입사한 시점과 아반떼(AD)의 출시 시점은 2년 4개월이라는 시간차가 발생한다. 이 당시 이상엽 상무는 스타일링 담당이었고, 디자인센터장이 된 건 2018년 하반기 인사가 있었던 10월이다. 그리고 아반떼(AD) 부분변경 출시 시점과 비슷한 2018년 10월 이전까지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을 맡았던 건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었다.

▲아반떼 6세대 부분변경 모델(사진=양봉수 기자)
▲아반떼 6세대 부분변경 모델(사진=양봉수 기자)

완성차업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자동차 디자인 개발은 통상적으로 18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이후부터는 개발단계가 바뀌는데, 디자인이 마감된 상태로 개발단계가 넘어가기 때문에 디자인센터에서 관여할 수 없는 시간이 시작된다. 이 디자인을 완성차 형태도 아닌 실물 정도로 볼 수 있게 설계하려면 빨라도 12개월이 소요된다. 그리고 단계를 거듭하며, 출시까지 최종 4~6년 이상이 소요된다. 

즉,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을 관여할 수 있는 시점은 신차 개발의 초기 18개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상엽 부사장이 스타일링담당 상무로 현대자동차에 입사했을 당시에는 이미 디자인센터의 역할이 끝났거나, 끝나기 직전 시점였던 셈이다. 


이상엽 부사장과 구민철 전무,
삼각떼와 상관 없는 인물들

그렇다면 당시 아반떼(AD) 부분변경 모델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것은 온라인에 알려져 있는 것처럼 이상엽 부사장이 아니라면, 구민철 상무가 담당한 것일까? 취재 결과, 그것도 아니었다.

▲아반떼 AD F/L: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구민철 전무(좌측 첫번째)는 내부 프로세스상 임원으로써 발표에 나섰다. (사진=양봉수 기자)
▲아반떼 AD F/L: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구민철 전무(좌측 첫번째)는 내부 프로세스상 임원으로써 발표에 나섰다. (사진=양봉수 기자)

구민철 상무 역시 아반떼(AD)와 관련이 없는 인물이었는데, 당시 본인이 하지도 않은 차량 디자인을 발표했어야 했던 내부 프로세스가 문제가 있었다. 

과거에는 현대자동차의 보도자료만 살펴보더라도 임원들이 직접적으로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실무자 또는 팀장급에서 발표를 하거나, 보도자료에 코멘트를 냈었는데, 피터 슈라이어, 루크 동커볼케와 같은 스타급 디자이너들이 지속적으로 영입되면서 이들이 직접 나서서 발표하는 것으로 프로세스가 변경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나의 글로벌 최고공개 당시 직접 발표에 나섰던 정의선 회장(사진=현대차)
▲코나의 글로벌 최고공개 당시 직접 발표에 나섰던 정의선 회장(사진=현대차)

따라서 풀체인지 모델을 기준으로 당시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 글로벌 신차 발표를 담당하고, 이상엽 스타일링 전무가 국내에서 신차 발표를 담당했다. 그리고 부분변경 모델은 당시 실장급들이 담당을 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이런 이유로 당시 대외적인 노출이 비교적 많았고, 외장디자인실장이었던 구민철 실장(당시 이사)이 아반떼(AD) 부분변경을 발표하게 되었다. 

참고로 2017년 출시된 코나는 당시 부회장이었던 정의선 회장과 사장급이 직접 나서 신차발표를 진행했다. 이는 글로벌 최초 공개였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도 차량의 중요도에 따라 발표하는 별도의 내부 가이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디자인과 진두지휘는 누가 했나?

▲쏘나타의 외장 디자인 스케치에는 이상엽이 아닌 다니엘 김의 사인이 있다.(사진=현대차)
▲쏘나타의 외장 디자인 스케치에는 이상엽이 아닌 다니엘 김의 사인이 있다.(사진=현대차)
▲'Sang Yup'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N 비전 74 스케치(사진=현대차)
▲'Sang Yup'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N 비전 74 스케치(사진=현대차)

당시 아반떼(AD) 부분변경에 대해서 이상엽 부사장(현, 현대차디자인센터장)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관련이 없고, 구민철 상무(현, 중국기술연구소 현대중국디자인실장) 역시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발표만 담당했을 뿐이었다. 쏘나타(DN8)을 이상엽 부사장이 디자인하지 않았지만, 직접 나서서 발표하게 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당시 아반떼(AD) 부분변경 디자인을 진두지휘하고, 담당했던 사람은 따로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부터 메인으로 진행했던 것은 당시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이었던 이병섭 전무(현 퇴임)였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도 당시 아반떼(AD) 부분변경 디자인에서 서브 역할을 하면서 일정 부분 관여를 했었는데, 이때 루크 동커볼케 사장이 일했던 스페인 자동차 회사 세아트(SEAT) 디자인이 아반떼에 녹아들었다. 

▲아반떼 6세대 부분변경 모델(사진=양봉수 기자)
▲아반떼 6세대 부분변경 모델(사진=양봉수 기자)

또 실무자급에서 아반떼(AD) 부분변경 디자인을 직접적으로 이끌었던 것은 당시 외장디자인1팀 장재봉 팀장(현,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 상무)였다. 

결과적으로 당시 삼각떼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정리해보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말처럼, 너무 많은 이들의 손을 거치면서 방향성을 잃었던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영향은 7세대 아반떼(CN7)부터

위키백과에 기재된 이상엽 부사장의 현대자동차 스타일 참여 목록도 오류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상엽 부사장이 직접적으로 관여가 시작된 건 이상엽 부사장이 디자인센터장(당시 전무)으로 임명된 이후 개발된 모델이다. 

▲2022 LA오토쇼에 전시된 N 비전 74 콘셉트(사진=양봉수 기자)
▲2022 LA오토쇼에 전시된 N 비전 74 콘셉트(사진=양봉수 기자)

시점을 보면 2020년 3월 18일 공개된 7세대 아반떼(CN7)과 2020년 9월 15일 출시된 4세대 투싼(NX4)부터였다. 앞서 출시된 8세대 쏘나타인(DN8)도 일부 의견이 반영되긴 했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어려운 시점이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우도 이상엽 부사장의 직접적인 영향이 미친 건 위키백과의 내용과 달리 현행 G80을 시작으로 그 이후 모델이다.

또한 이상엽 부사장이 현대자동차 입사 시점부터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 포니 스토리다. 포니 관련된 차량으로는 아이오닉 5의 콘셉트 모델이었던 45 콘셉트부터 아이오닉 5, N 비전 74 콘셉트 등이 있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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