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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샀다가는 큰일"... 몸값 폭락한 캠핑카, 지금 사면 낭패?

  • 기사입력 2023.07.31 11:16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국내 캠핑카 시장이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업체마다 매달 수십여 대씩 팔리던 캠핑카는 이제 겨우 몇 대씩 출고가 되는 수준이고,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는 기형적인 시장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방송사들 마저 캠핑카 프로그램을 쏟아낼 정도로 캠핑카가 인기였다. 공중파를 비롯해 케이블 채널에도 캠핑카 관련 프로그램이 쏟아졌던 게 불과 1년 전이다. 

▲참고이미지, 2019 서울모터쇼와 신차발표현장에 전시되었던 캠핑카(사진=양봉수 기자)
▲참고이미지, 2019 서울모터쇼와 신차발표현장에 전시되었던 캠핑카(사진=양봉수 기자)

소비자들 역시 해외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캠핑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아웃도어 시장과 함께 캠핑카(카라반 포함) 시장 또한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다. 

하지만 올해 캠핑카 업계의 실적이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국내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TOP 10에 들던 업체들의 판매량이 절반 이하도 아니고, 완전히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월 20여 대 이상 출고하던 업체도 겨우 몇 대를 출고하는 상황에 그치고 있고, 심지어 인천의 D사는 공장을 매각하고, 폐업 준비까지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캠핑카 수요가 급감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금리 인상의 타격이 컸다. 부동산 규제와 함께 미국 발 금리 인상이 캠핑카 업계까지 여파를 미치면서 캠핑카 시장의 할부도 매우 어려워졌다. 

▲참고이미지, 코리아 캠핑카쇼 현장(사진=김예준 기자)
▲참고이미지, 코리아 캠핑카쇼 현장(사진=김예준 기자)

업계 관계자는 "웬만해서는 할부가 어렵다. 요즘은 거의 현금을 가지고 오셔서 구입하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할부를 한다고 해도 금액이 얼마 나오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베이스 차량도 문제다. 르노 마스터가 수년 동안 인기를 끌었는데,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1년에 한 번 정도 수입이 되기 때문에 업체들도 이 마스터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체 차량으로 이베코 뉴데일리나, 포드 트랜짓, 피아트 듀카토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자 그동안 하이엔드 모델로 취급되어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를 베이스로 제작하는 업체까지 증가하는 추세다. 

▲참고이미지,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양봉수 기자)
▲참고이미지,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양봉수 기자)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현대 포터와 기아 봉고 1톤 트럭의 단종도 당장의 문제다. 이미 현대차가 스타렉스를 단종하면서 클래스 C 시장에서 베이스 차량 하나가 줄어들었는데, 포터와 봉고까지 단종이 되면 시장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당장 내년부터 LPG 모델만 판매가 되는데, 경유 차량과 달리 LPG 차량은 무시동 히터를 비롯한 설비의 문제로 업체들의 고민을 더하는 모양새다.

업계 상황은 전시차까지 팔아치울 정도로 좋지 않다. 보통 캠핑카 업계에서 전시차가 없는 경우는 베이스 차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좋거나, 자금이 부족할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은 안타깝게도 대부분 후자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시차의 경우 막대한 할인을 제공하는데, 정상가격 대비 1천만 원 이상 저렴한 할인도 부지기수다.

▲참고이미지,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양봉수 기자)
▲참고이미지,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양봉수 기자)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업체가 급증한 것도 문제다. 국내에서 10여 년 이상의 업력을 쌓아 온 캠핑카 업체는 사실 많지 않다. 대부분 최근 5~6년 사이에 생겼거나, 최근 3년 이내에 생긴 업체들이다. 당연히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에 부실한 업체가 태반이고, 그 업체들이 업계의 이미지를 또다시 망치고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밝지만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모든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과 꾸준히 신뢰를 쌓아 오며, 업체의 규모를 확장하지 않고, 유지한 업체들의 상황은 여전히 나쁘지 않다. 여전히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있고, 오히려 요즘 같은 시기에 사세를 확장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김해, 청주, 이천, 용인에 위치한 업체들이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업체들은 최근에도 출고가 수개월이 걸릴 정도로 물량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거나, 사세를 확장하면서 수출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참고이미지,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양봉수 기자)
▲참고이미지,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양봉수 기자)

여전히 출고 대기 물량이 많은 한 업체 대표는 "코로나19 시기에 캠핑카 수요가 폭발했다. 그 당시에 모두 업체 규모를 늘리느라 바빴지만, 우리를 포함한 일부 업체는 규모를 유지하면서 더 안정적인 운영 전략을 택했던 거 같다. 그 덕분에 요즘도 공장은 풀가동 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소비자의 신뢰를 고려해서 속도가 늦더라도 사세 확장은 보수적으로 하고,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캠핑카 시장은 혼돈의 시기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래서 대형 박람회에서 말도 안 되는 금액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싸게 구입할 수는 있지만, 이런 차량들의 경우에는 추후 무상보증을 받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중고도 마찬가지다. 제조사를 가리지 않고 수리를 해주는 업체들도 많아지고 있지만, 제조사 또는 수입사가 폐업한 캠핑카나 카라반의 경우 낭패를 보기 쉽다. 따라서 중고를 구입할 때는 검증된 업체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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