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기아가 18일 개막한 2023 서울 ADEX(이하 아덱스, Aerospace & Defense Exhibition)에서 새로운 군용차로 EV9 밀리터리 콘셉트를 공개했다. 그러나 실물로 살펴본 EV9 밀리터리 콘셉트의 기대보다 걱정을 앞서게 했다.
기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EV9 밀리터리 콘셉트는 기아 플래그십 전동화 SUV EV9을 군 수송 용도에 맞게 재해석하여 선보이는 차량이다. 높은 충돌 안정성을 갖춘 차체를 바탕으로 전장 상황 속에서도 원활한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V2L 기능 등을 탑재한다.
그러나 2023 서울 아덱스 현장에서 만나 본 기아 EV9은 국방색으로 도장하고, 무전기를 설치했을 뿐 일반 모델과 차이가 없었다. 전면부 그릴과 휠은 블랙으로 처리되었지만, 특별한 기능은 없이 색상만 달랐다. 특히 전면부의 유광 그릴과 주간주행등은 군용차에서 빠져야 하는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지됐다. 적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어서다.
외관에서 그나마 무전기라도 달고 있었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반 모델과 완벽히 동일했다. 장비를 어떻게 탑재해야 하는지, 어떻게 탑재되는 것인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기아 EV9을 평시 운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육군 훈련장조차 진입하기 어렵다. 전차나 자주포 등이 진입하는 훈련장은 진입각과 이탈각, 타이어 등이 적합하지 않아서다. EV9이 군에 투입된다면 육군 보다 공군이나 해군의 평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게 한계인 셈이다.
보도자료에는 전장 상황 속에서도 원활한 전력 공급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전장에서 전력 공급이 원활하게 될 가능성도 낮고,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도 막막하다. 더군다나 전기차들은 상당한 충전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긴박한 전장에서 충전하는 모습은 상상조차도 어렵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EV9 밀리터리 콘셉트에 대해 "외부만 일부 변경해서 선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다른 질문은 할 수도, 추가 정보를 들을 수도 없었다.
기아는 전술 차량을 비롯해서 군용차량을 제법 잘 만드는 브랜드다. 그렇기 때문에 EV9 밀리터리 콘셉트 또한 기대감이 컸지만, 현장 분위기는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 채 아쉬움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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