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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방향성, 볼보 리차지 콘셉트

  • 기사입력 2021.07.21 04:45
  • 기자명 김권영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오랜 기간 동안 지켜왔던 디자인 헤리티지에서 탈피하며 급진적인 디자인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그래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며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 와중에도 볼보는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줘 주목된다. 볼보의 미래 디자인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리차지 콘셉트카를 살펴본다.

리차지 콘셉트카는 "최소한의, 그러나 더 나은"이라는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따르며 북유럽 스칸디나비안 전통을 고수한다. 리차지 콘셉트카는 100% 순수 전기차로 내연기관이 없는 장점을 살려 실내 공간을 최대한 넓게 만들고 외형적으로는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볼보 리차지 콘셉트카의 전체적인 외관 프로포션을 살펴보면 상당히 독특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크로스컨트리, SUV, 왜건의 모습이 동시에 떠오른다. 여러 차종의 장점을 섞어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전면부는 볼보 디자인 언어의 상징과도 같은 '토르의 망치' 헤드 램프가 적용됐다. 독특한 점은 주간 시에는 DRL 라이트의 역할을 하다 메인 헤드 램프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DRL 라이트가 헤드램프 하우징 내부로 들어가고 메인 헤드 램프가 나타나는 새로운 방식의 라이팅 시스템을 구현했다. 트랜스포머를 연상시키는 구동방식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볼보의 로고 ‘아이언 마크’도 슬림 하고 간결한 형태로 제작됐으며 led 라이팅이 적용돼 은은하게 로고가 빛나도록 했다. 프런트 페이스는 전기 차이기에 가능한 독특한 면처리가 돋보인다. 양쪽 헤드램프 끝단 아래부터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만들어 차량 전면 부를 가로지르는데 그릴이 존재하지 않지만 시각적인 효과로 프런트 그릴의 아웃라인을 만들어낸다. 하단부에는 블랙 컬러의 플라스틱 소재가 적용돼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된 크로스컨트리 모델을 떠올리게 한다.

차량의 사이드 프로파일을 살펴보면 우수한 비례감이 돋보인다. 긴 휠베이스와 함께 극단적으로 짧은 오버행을 가지며 벨트라인은 차량 후면부로 갈수록 상승하며 역동적인 텐션을 만들어 낸다. 반대로 루프라인은 차량 후면부로 갈수록 떨어지는 형상을 가져 유려한 실루엣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공기 역학적으로 도움을 주는 디자인을 가진다. 강한 캐릭터 라인 없이도 균형 잡힌 비례감 만으로도 충분히 파워풀하고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볼보의 노련함이 돋보인다.

차량의 후면부에는 볼보 특유의 L자형 리어램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슬림한 LED로 차량 보디 패널에 딱 들어맞는 디자인을 가지며 램프 상단부에는 기아 K5와 K7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듯한 파선 형태의 그래픽이 적용됐다. 

실내로 들어오면 광활한 공간에 압도된다. 쾌적한 실내 공간은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완벽하게 플랫하게 배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행기 일등석을 연상시키는 시트는 탑승객의 몸을 감싸는 형태로 디자인됐으며 북유럽의 라운지체어를 연상시킨다. 차량의 대시보드에는 15인치 스크린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향후 볼보는 자체 개발 OS를 적용할 예정이다. 구글을 포함해 다수의 굴지 IT 기업과 협업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어서 현재 볼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대비 극명한 UX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 콘솔 하단부에는 플로어와 일체형 디자인의 수납공간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는 서류 가방 혹은 다양한 형태의 물건을 공간 제약을 최소화하여 원활하게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2열 센터 콘솔에도 2단으로 제작된 센터 콘솔이 적용돼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군더더기 없이 정갈한 인테리어 공간은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안 거실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쾌적하면서도 차분한 감성을 가진다.

안전의 볼보답게 최첨단 안전 사양도 적용됐다. 루미나의 라이다(LiDAR) 센서가 루프 전면부에 탑재돼 주변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며 원활한 자율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수만 대의 차량 라이다에서 수집된 지형 정보를 바탕으로, 볼보 엔지니어들은 더욱 정확하고 신속한 자율 주행 기술 안전성을 검증하고 도입할 수 있게 된다.

볼보는 2030년 완벽한 전기차 회사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으며, 리차지 콘셉트카는 볼보의 미래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차다. 자극적이지 않은 평온함 속에서 만나는 최첨단 기술의 만남은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볼보만이 가질 수 있는 확고한 아이덴티티다. 그런 점에서 볼보가 그리는 미래는 상당히 밝아 보인다. 내연기관 차와 달리 전기차는 파워 트레인의 성능 차이로 나타내는 개성보다, 실내 공간의 효율성과 분위기가 차량의 셀링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며 이 점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Josh Kim porschepolis@gmail.com

※ 디자인 칼럼리스트 Josh Kim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CCS(College for Creative Studies)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센터와 크로아티아에서 리막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현재도 관련 업계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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