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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결국에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차?"

  • 기사입력 2024.02.10 16:40
  • 기자명 최현진 기자

[오토트리뷴=최현진 기자] E클래스는 한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수입차다. 특히 10세대 모델은 2016년 출시하자마자 BMW 5시리즈의 판매량을 역전했고, 차세대 '강남 쏘나타'로 불리며 엄청난 인기 모델로 등극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입차 판매 1위를 7년 연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이런 이유로 이번에 출시한 신형 E클래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특히나 BMW가 신형 5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수입차 최강자 자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벤츠 입장에서도 본격적인 맞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연 새롭게 거듭난 E클래스는 벤츠의 수입차 판매 1위 기록을 이어나갈 만큼 잘 만들어졌을까. 이달 초 진행된 신형 E클래스 시승행사를 통해 이 부분을 알아볼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역대 E클래스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외관

신형 E클래스는 이전과 동일하게 트림에 따라 조금씩 다른 외관을 보여준다. 이날 배정받은 시승차는 E300 4매틱 AMG 라인으로, 가장 젊고 역동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외관이 특징이다. 연내 출시될 AMG E 53 모델의 디자인을 미리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E클래스는 출시 전 디자인 유출 시점부터 파격적인 외관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전까지의 보수적이었던 이미지를 꽤 탈피하고 전기차 EQ 라인업의 성격을 반영했다. 새로운 헤드램프 디자인은 최신 패밀리룩과 과거 벤츠의 디자인을 융합한 듯한 형태다. 그릴은 중앙에 커다란 삼각별이 달려 있으며, 안쪽에도 작은 삼각별 패턴으로 마무리된 모습이다. 가장자리 라이팅 기능도 포함됐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측면은 E클래스 본연의 보수적인 느낌이 유지된다. 도어 손잡이는 오토 플러시 타입이다. 평소에는 히든 타입으로 내부에 숨어있다가 잠금이 해제되는 외부로 나오는 식이다. 공기저항 절감과 함께 전체적으로 깔끔해 보이는 느낌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AMG라인 전용 19인치 5스포크 휠도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부각된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후면부는 테일램프에 시선이 쏠린다. 내부 그래픽에 삼각별 패턴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S클래스와 비슷한 실루엣이지만 훨씬 곡선이 강조됐다. 테일램프 사이를 레드 컬러 가니시로 덮어 연결감을 극대화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디지털화, 개인화 강조된 실내, 소재 마감은 아쉬워

실내 역시 미래지향적으로 변경됐다. 우선 대시보드 전체를 감싸는 MBUX 슈퍼스크린이 시선을 압도한다. 하단에는 오디오 기본 동작과 비상등, 드라이브 모드 설정 버튼이 전부다. AMG 라인 특유의 스티어링 휠은 두툼한 설계와 높은 그립감으로 스포츠 주행에 알맞으며, 버튼은 터치와 물리 방식을 혼용했다. 한국과 중국 사양 한정으로는 외부 미세먼지와 악취를 걸러내는 에어 퀄리티 패키지가 달렸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핵심은 디지털화와 개인화다.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이전 대비 더욱 지능적이고 높은 학습 능력을 보유한다. 국내 기업들과 협업한 에센셜 기능을 통해 음악 스트리밍이나 OTT 서비스를 즐길 수 있으며, 온도나 앰비언트 라이트 등을 시간이나 위치, 주행 조건에 따라 자동적으로 작동되게 해주는 루틴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MBUX 슈퍼스크린의 최대 특징은 바로 조수석 디스플레이다. 센터 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지만, 운전석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첨단 프라이버시 기능이 들어갔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만약 운전석에서 억지로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확인하려는 경우, 대시보드 상단 카메라에서 이를 감지해 화면을 더욱 어둡게 한다. 카메라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도 연동된다. 셀프 카메라와 줌 화상회의, 틱톡 영상 업로드 등 여러 가지 기능에도 활용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2열은 기존 E클래스의 장점이 더욱 극대화됐다. 무릎 공간이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머리 공간도 앉은키가 큰 경우가 아니라면 주먹 하나가 타이트하게 들어가는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여유가 있다'라는 느낌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는 항목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하지만 소재의 선택이나 마감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크다. 2열 시트 포켓 내부의 박음질과 마감 처리, 헤드레스트 뒤쪽의 플라스틱 소재, 이전 대비 크게 작아진 바닥 매트 등에서 노골적인 원가절감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물론 적당한 수준의 원가절감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내에서 고급감을 결정짓는 부분이 바로 소재와 마감의 디테일이다. 이런 요소들이 이전에 비해 다소 부족해졌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느낄 만한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따른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정숙성 크게 개선.. 서스펜션 느낌은 '갸웃'

E300 4매틱 AMG라인의 파워트레인은 2.0 가솔린 터보에 9단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린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까지 추가되어 연료효율성도 개선됐다.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연비는 평균 9~11km/L가 나왔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11세대 E클래스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소음과 진동의 저감이다. 모델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이전 10세대 E클래스에서 단점으로 꼽힌 부분이었다. 이러한 개선은 특히 2열에서 크게 느껴졌다.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2열까지 확대해 풍절음을 큰 폭으로 줄였고, 엔진 마운트나 각종 부싱도 개선했는지 진동도 눈에 띄게 잡혔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2열 대비 1열의 정숙성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엔진룸 등 정면에서 들어오는 소음의 경우 잘 걸러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브랜드 2.0 가솔린 터보 모델과 비교해 엔진을 쥐어짜는 느낌이 더욱 큰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이는 개개인마다 느껴지는 주관적 차이가 꽤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서스펜션의 경우 실제 타보면서 느꼈던 감각이 다소 이질적이었다. 요철을 치고 올라갔을 때 서스펜션에서 바퀴를 놔 주는 부분은 기본적인 스포츠 서스펜션보다도 빠른 데 반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때는 상당히 느렸기 때문이다. 자동차보다는 배를 타는 느낌에 가까웠다. 오히려 2열에 탔을 때 이러한 느낌이 훨씬 덜하다는 것은 AMG 라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다소 의아하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시승에 들어가기 전, AMG라인인 만큼 서스펜션도 다소 스포티한 세팅이 되어있다는 설명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익스클루시브 모델이라면 모를까, 스포츠 서스펜션의 세팅이라기엔 차별화 요소가 너무 희미하다는 느낌이다. AMG에 준하는 수준의 스포티한 하체 성능을 원한다면 에어 서스펜션이 포함된 엔지니어링 팩 옵션의 추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진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와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와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그럼에도 소비자 선택은 '벤츠'일 것

E300 AMG 라인의 가격은 9,390만 원부터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 패키지, BMW 530i와 비교하면 다소 높은 가격대다. 결과적으로 이전 대비 좋아진 점도 있지만, 그만큼 아쉬운 부분들도 적지 않다. '예전같은 벤츠가 아니다'는 반응이 따르는 이유다. 그럼에도 '벤츠'라는 프리미엄 이미지 자체의 선호도가 떨어지지 않는 한, 구매력을 갖춘 대다수 소비자들의 선택은 여전히 '벤츠'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AMG라인(사진=최현진 기자)

E클래스는 E300을 시작으로 E220d, E200, E45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고성능 AMG 모델 등 국내 출시 라인업을 연내 확장할 계획이다. 같은 E클래스지만 각자 특징이 다르다보니 이번 시승에서의 느낌으로 E클래스 전체를 파악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향후 엔트리급 E200이나 상위 등급인 E450 시승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눈에 띄긴 하지만, 이를 꾸준히 보완하고 기존의 장점을 더 크게 살린다면 10세대가 일궈놓은 수입차 1위 기록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ch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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