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배우자 위한 최고 선물"...너무 예쁜 벤츠 CLE 450 4MATIC 타보니?

  • 기사입력 2024.02.29 13:09
  • 기자명 신동빈 기자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내연기관 쿠페
가격 1억원 안 넘는 유일한 6기통 벤츠
한단계 진화한 3세대 MBUX 사용 쉬워

[오토트리뷴=신동빈 기자] 모처럼 내연기관을 얹은 멋진 쿠페가 나타났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CLE 쿠페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기존 C, E-클래스의 쿠페, 카브리올레 모델만 따로 떼어 만든 2도어 전용 모델인데요. 전기차가 주도권을 쥔 요즘 자동차 판에 '쿠페 + 6기통 엔진'이라는 다소 원초적 조합으로 등장했습니다. 전동화를 향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내연기관의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을까요? 직접 운전대를 잡고 살펴봤습니다. 

▲앞에서 본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
▲앞에서 본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
▲뒤에서 본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
▲뒤에서 본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

심장 뛰는 멋진 디자인

참 예쁩니다. CLE 쿠페는 어느 쪽에서 봐도 기분이 좋아요. 이런 시각적 즐거움은 측면 비례가 뛰어나야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비례'란 차체 폭과 길이, 높이 뿐만 아니라 바퀴 위치, 앞 유리창이 시작하는 지점 등 각 요소의 상대적 위치를 뜻합니다. 멋진 차를 만들려면 일단 비례가 잘 나와야 합니다. 이게 디자인 완성도의 반 이상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쿠페는 태생적으로 좋은 비례 만들기에 유리합니다. 실내 공간 비중이 적기 때문에 보닛을 길게 뺄 수 있고 몸매를 날렵하게 만들 수 있죠. 커다란 휠과 넓은 타이어까지, 든든한 하체가 바탕이 되니 멋있을 수 밖에 없지요. CLE는 최신형 쿠페이지만 그의 비례는 언제나 만족스러운 클래식과 같습니다.

▲매우 뛰어난 비례를 보여주는 옆모습
▲매우 뛰어난 비례를 보여주는 옆모습
▲패밀리룩에 충실한 앞모습이지만 CLE 클래스만의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패밀리룩에 충실한 앞모습이지만 CLE 클래스만의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좌우를 연결한 디자인 역시 벤츠가 최근 선보이는 패밀리룩입니다
▲좌우를 연결한 디자인 역시 벤츠가 최근 선보이는 패밀리룩입니다

수치에서도 성향이 드러납니다. CLE 쿠페는 길이 4,850mm, 폭 1,860mm, 높이 1,420mm, 휠베이스 2,865mm입니다. E클래스보다 105mm 짧지만 폭은 10mm 넓고 높이는 55mm 낮습니다. 전반적으로 살짝 짧지만 훨씬 납작한 형태로 달리기에 초점을 맞춘 제원입니다. 좋은 비례는 운동성능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요.

스타일링 측면에서 경쟁 모델과 비교해 볼까요? BMW 4시리즈가 다분히 남성적인 이미지라면 CLE 쿠페는 상대적으로 여성적 느낌이 강합니다. 4시리즈가 직선을 바탕으로 다른 BMW 보다 훨씬 선 굵은 외모를 가진 반면, CLE는 부드러운 곡선과 세밀함을 내세워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 패밀리룩에 충실한 모습입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모델, 위 : BMW 4시리즈, 아래 : 메르세데스-벤츠 CLE 쿠페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모델, 위 : BMW 4시리즈, 아래 : 메르세데스-벤츠 CLE 쿠페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의 실내 전경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의 실내 전경
▲문 열기전 바라본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의 실내
▲문 열기전 바라본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의 실내
▲실내 각 파트는 화려한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실내 각 파트는 화려한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여전히 화려한 실내

이런 기조는 실내에서도 이어집니다. 항상 벤츠는 동급 다른 브랜드보다 화려한 인테리어가 큰 무기입니다. 아쉽게도 대시보드 이미지만 놓고 보면 어떤 모델인지 정확하게 알기 어려워요. 개별 모델만의 특징을 지니지는 않았죠. 누군가는 '다 똑같은 인테리어 별로'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A-클래스나 S-클래스 어느 차를 타다 와도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생산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챙길 수 있는 건 큰 장점입니다.

계기반은 12.3인치, 대시보드 가운데에는 11.9인치 디스플레이를 집어넣었습니다. 새로 개발한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아이패드처럼 민감한 터치 반응이 돋보입니다. 불필요한 터치를 줄인 덕분에 MBUX가 처음 나왔을 때보다 메뉴 찾기가 쉽고 단순해 훨씬 사용하기 좋습니다. 나이든 어르신들도 조금만 공부하면 쉽게 쓸 수 있겠네요.

▲뒷좌석에서 바라본 운전석 전경
▲뒷좌석에서 바라본 운전석 전경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탑재돼 있어 길 안내 받기 좋습니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탑재돼 있어 길 안내 받기 좋습니다
▲순정 내비게이션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활용합니다
▲순정 내비게이션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활용합니다

순정 내비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많은 정보를 띄워줍니다. 특히 시인성이 뛰어나 하반기에 적용된다는 티맵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무선 안드로이드오토와 카플레이 역시 사용가능한데 안드로이드의 경우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반에 경로 안내를 띄워 주지만 애플 카플레이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실내는 E-클래스보다 살짝 몸에 꼭 맞춘 듯한 공간감이 느껴집니다. 문짝이 큰 쿠페라서 타고 내리는데 불편함은 없습니다. 뒷좌석은 E-클래스 쿠페보다 폭이 넓어졌다고 하지만 높이에서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키 176cm인 기자가 뒷좌석에 앉아보니 머리가 천정에 닿았습니다. 고개를 꺾어서 탈 정도는 아니지만 장거리 가기는 어려워 보이네요. 하지만 무릎 공간은 제법 나왔습니다. 앞좌석을 제 몸에 맞춘 상태에서 등받이와 제 무릎사이에 주먹 1.5개 정도 들어갑니다.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의 1열 좌석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의 1열 좌석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의 2열 좌석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의 2열 좌석
▲키 176cm인 기자 몸에 앞좌석을 맞추고 뒷좌석에 앉았을 때 2열 다리 공간, 꽤 넓습니다
▲키 176cm인 기자 몸에 앞좌석을 맞추고 뒷좌석에 앉았을 때 2열 다리 공간, 꽤 넓습니다
▲트렁크는 E-클래스 쿠페보다 15L 늘어난 420L입니다
▲트렁크는 E-클래스 쿠페보다 15L 늘어난 420L입니다

트렁크는 현대 그랜저와 비슷한 420L로 꽤 넓은 편입니다.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골프백3개를 넣을 수 있다고 하는데 잘 집어넣으면 보스턴백까지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열 등받이를 접을 수도 있고, 아이소픽스가 있어 카시트를 채울 수도 있습니다. 좁은 문틈 사이로 카시트를 어떻게 넣느냐는 고민 좀 해봐야겠네요.

하체, 단단하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아

CLE 쿠페는 CLE 200과 CLE 450 4매틱 두가지 모델로 나왔습니다. CLE 200은 직렬 4기통 2L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습니다. CLE 450 4매틱은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kg.m을 내는 직렬 6기통 3L 엔진을 얹고 9단 변속기를 맞물렸습니다. CLE 200 출력에 관한 정보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최고출력 381마력을 발휘하는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
▲최고출력 381마력을 발휘하는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

CLE 450 쿠페가 얹은 직렬 6기통 엔진은 GLE에 먼저 적용되어 호평 받았습니다. 가끔 그 존재를 잊을 만큼 차분하면서도 0-100km 가속을 4.4초에 마칠 정도로 폭발적 가속 능력을 선보이는 믿음직스러운 심장입니다. 고속 주행 중에도 내가 원하는 자리로 부침 없이 즉각 이동할 수 있습니다.

화끈한 성능 뿐 아니라 효율성도 챙겼습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새로 만든 2세대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를 중심으로 작동합니다. 주행 중 전기모터 단독으로 주행하지는 않지만 추가 동력 17kW를 더하기도 하고, 시동, 타력주행, 회생제동을 통해 효율성을 끌어올립니다. 신호 대기 중이거나 정속 주행 시 엔진을 껐다 켰다 반복하는데 시동 거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직렬 6기통 엔진은 화끈하지만 대체로 정숙합니다
▲직렬 6기통 엔진은 화끈하지만 대체로 정숙합니다

네 바퀴에는 연속적으로 앞뒤 차축 댐핑을 조절할 수 있는 다이내믹 바디 컨트롤 서스펜션을 집어넣었습니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세가지 주행 모드에 따라 바퀴 오르내리는 강도를 미세하게 조절합니다. 에코와 컴포트는 세팅이 거의 비슷한데 고속에서는 부드럽지만 중저속에서는 노면 정보를 비교적 선명하게 전달합니다. 평소 비슷한 가격대의 SUV 혹은 제네시스와 같은 고급 국산차를 오래 탄 사람이라면 컴포트인데도 다소 단단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코너링은 수준급으로 장롱면허 보유자를 꽤 운전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웬만해서는 좌우 롤링을 허용하지 않고 시종일관 바깥 쪽 바퀴를 든든하게 지탱해주면서 수평상태를 여유롭게 유지합니다. 특히 뒷바퀴가 최대 2.5도까지 꺾이며 조향에 참여하는 리어 엑슬 스티어링 기능이 있어서 저속에서는 회전반경을 줄여주고 고속에서는 민첩한 움직임을 도와줍니다.

▲후륜조향은 저속에서 앞바퀴와 반대 방향,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꺾입니다
▲후륜조향은 저속에서 앞바퀴와 반대 방향,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꺾입니다

ADAS로 불리는 운전자 주행 보조 시스템은 이 차급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기능을 탑재 했습니다. 앞 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고속 주행하는 것은 물론, 안전한 차선 변경을 도와주는 액티브 스티어링 어시스트 같은 최신 기능도 포함했습니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현재 출시된 이 가격대 자동차 중 가장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경쟁 브랜드는 아직까지도 속도 조절이 다소 불안한데 벤츠는 상대적으로 가감속이 매우 부드러워 스트레스가 덜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옆차선에서 끼어드는 차를 인식하지는 못합니다. 옆차선에서 다른 차가 방향지시등을 켜고 내 앞으로 진입하려고 할 때 속도를 줄여주는 기능이 있으면 안전운전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

CLE 450 쿠페를 타면서 직렬 6기통 엔진을 얹은 쿠페라서 내연기관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습니다, 아쉽게도 차를 반납하면서 기대한 만큼의 여운이 남지는 않았습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6기통 엔진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지지만 점잖고 차분한 음색은 다른 6기통 벤츠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내연기관 쿠페인 만큼 엔진 감성을 좀 더 살렸으면 어땠을까 생각됩니다.

단, 부족한 부분은 부메스터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으로 족히 채울 수 있습니다. 15개 스피커와 710W 고출력 앰프가 끝내주는 음질을 제공합니다. 힙합이나 팝 음악도 좋지만 개별 악기의 디테일을 느낄 수 있는 클래식 음악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기본적으로 해상력이 뛰어난 스피커라 중,저음 비중을 약간 높여서 들으면 만족도가 높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틀 때 특히 돋보이는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클래식 음악을 틀 때 특히 돋보이는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2시간 남짓 짧은 시승 일정인 탓에 CLE 450 4매틱 쿠페의 매력을 모두 확인하기 벅찼습니다. 요즘 대세인 전기차를 두고 휘발유 냄새 나는 CLE 450 4매틱 쿠페를 사도 될까요? 저라면 오늘 벤츠코리아가 공개한 CLE 카브리올레까지 타보고 결정할 것 같습니다. 일단 가격은 비교적 괜찮습니다. 벤츠 전 라인업 중에서 가격이 1억을 넘지 되지 않는 유일한 6기통 모델입니다.  CLE 200이 7,670만원, CLE 450 4MATIC은 9,600만 원입니다.

넓은 공간, 저렴한 유지비가 자꾸 생각난다면 이 차를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10년 쯤 뒤에 전기차만 팔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이런 차가 또 나올까요? 어쩌면 벤츠가 만들어주는 6기통 쿠페는 이 차가 마지막일지도 모릅니다.

sdb@autotribune.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시간 추천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