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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격대 넘어가면 안 살래요"... 소비자가 희망하는 전기차 가격, 조사 결과가 '충격'

  • 기사입력 2024.03.07 17:37
  • 기자명 김동민 기자

- 컨슈머인사이트, 전기차 관련 설문조사 실시
- 생산국가 및 배터리별 전기차 희망 가격 질문
- 테슬라 NCM-LFP 큰 차이, BYD 3천만 원대

[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전기차의 적정한 가격대에 대해 한국 소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국산 NCM 배터리 자동차 대비 NCM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의 경우 더 비싸게, LFP 배터리 탑재 테슬라는 싸게 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나빴지만, 이전에 비해 비교적 순응하는 모양새다.

▲EV 트렌드 코리아 2024 현대차 부스에 전시된 더 뉴 아이오닉 5(사진=김동민 기자)
▲EV 트렌드 코리아 2024 현대차 부스에 전시된 더 뉴 아이오닉 5(사진=김동민 기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년 내 전기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 5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방법은 먼저, 현대차나 기아에서 NCM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5천만 원에 내놓는 것을 전제로 했다. 그리고 성능과 품질, 기능 및 디자인이 모두 동일한 차가 나온다면 그 제조사와 배터리에 따라 어떻게 가격을 책정할 것인지 물었다.

세부 항목으로 총 네 가지에 대해 질문했는데, NCM 배터리를 쓴 미국산 테슬라와 LFP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기아, 테슬라, 그리고 BYD 브랜드 차량이었다. 특히 LFP 배터리 테슬라는 현재 판매 중인 모델 Y RWD와 마찬가지로 중국 생산을 기준으로 잡았다. 중국 브랜드인 BYD 역시 중국 생산이 전제였다.

▲삼성 SDI PRiMX 배터리 현재 및 미래 제품들. 오른쪽 두 번째 아래가 NMX, 위가 LFP+ 배터리다.(사진=김동민 기자)
▲삼성 SDI PRiMX 배터리 현재 및 미래 제품들. 오른쪽 두 번째 아래가 NMX, 위가 LFP+ 배터리다.(사진=김동민 기자)

여기서 NCM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을 양극재로 사용하는 배터리로 이른바 ‘삼원계 배터리’로 알려져 있다. LFP는 니켈과 코발트를 줄이는 대신 리튬인산철을 집어넣었다. NCM은 LFP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아 효율이 높지만 비싸고, 반대로 LFP는 저렴하지만 효율이 떨어지고 저온에 취약하다. LFP는 중국산 배터리로 잘 알려졌지만, 한국에서도 몇 년 내 양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NCM 배터리를 동일하게 사용하는 테슬라에 대해 소비자들은 5,455만 원을 평균 희망가로 잡았다. 현대∙기아 브랜드 NCM 배터리 전기차 대비 9%가량 상승한 수치다. 소비자들은 전기차 보조금 전액 지원 기준인 5,500만 원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테슬라 구입을 희망했다.

▲테슬라 모델 Y(사진=테슬라)
▲테슬라 모델 Y(사진=테슬라)

반면 소비자들은 중국산 LFP 배터리 테슬라의 평균 희망 구매 가격을 4,582만 원으로 잡았다. 이는 현대∙기아 NCM 배터리 차보다 8% 낮은 가격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생각한 현대∙기아 LFP 배터리 차 평균 구매 희망가인 4,659만 원보다 77만 원 낮았다. NCM 배터리 테슬라와는 1천만 원에 가까운 차이가 났다.

▲BYD ATTO 3(사진=BYD)
▲BYD ATTO 3(사진=BYD)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BYD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소비자들은 LFP 배터리를 탑재한 BYD 전기차의 평균 희망 구매 가격을 3,883만 원으로 봤다. 현대∙기아 LFP 배터리 차는 물론 같은 배터리의 테슬라보다 한참 떨어지는 가격이었다. 전체적으로 소비자들이 생각한 NCM 배터리 자동차의 평균 희망 가격은 5,228만 원이었고, NCM 배터리 전기차는 4,375만 원이었다. 약 853만 원의 격차를 보였다.

▲전기차 가격 관련 설문조사 결과(사진=컨슈머인사이트)
▲전기차 가격 관련 설문조사 결과(사진=컨슈머인사이트)

컨슈머인사이트는 조사 결과에 대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테슬라는 더 좋게 보지만 중국산 테슬라는 역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해석했다. 또한 LFP 배터리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같은 현대∙기아 전기차일지라도 LFP 배터리 전기차는 NCM 대비 7% 떨어지는 희망 가격대를 보였다.

▲BYD 씰(사진=BYD)
▲BYD 씰(사진=BYD)

마지막으로 순수 중국산 전기차는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와 생산 지역, 배터리 모두 가치가 떨어지게 나왔는데, 같은 LFP 배터리의 테슬라와 BYD 가격 차가 700만 원 가까이 났다.

하지만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런 거부감이 적지 않게 퇴색된 것 같다고 봤다. 2년 전 설문조사에서는 중국산 전기차를 어떤 경우에도 사지 않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39%에 달했지만, 올해는 BYD 희망 가격이 현대∙기아 대비 78% 수준이었다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기아 EV9(사진=기아)
▲기아 EV9(사진=기아)

한편, 전기차 수요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다나와 자동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대수는 14만 4,641대였다. 2022년 기록한 14만 8,463대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 부족과 주행거리에 대한 부담에 비해 여전히 전기차의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업계가 바라보는 전기차의 장래는 밝다. 고주영 삼성 SDI 부사장은 올해 전기차 비율이 전체 자동차의 22%에 달할 것으로 봤고, 2030년에는 5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가격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배터리의 제조 업체 임원이 꺼낸 발언인 만큼, 기술의 발전으로 추후 전기차 가격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dm@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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