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하이브리드 비율 7% 가까이 상승
- 반도체 공급 늘어도 여전히 긴 대기줄
- 인기 차종 여전히 1년 이상 기다려야

[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전기차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오히려 더 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증가하는 수요로 인해 미래 계획을 수정하는 등 하이브리드가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남과 함께 반도체 공급도 원활히 이뤄지면서 자동차 판매가 증가했다. 2022년 약 166만 대가 판매된 국산차는 작년 약 172만 대로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3.3% 늘어났다. 하지만 연료별로 나눠봤을 때 모든 차가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가솔린과 디젤, 전기차는 감소한 반면 LPG와 하이브리드는 감소치를 다 메우고도 남을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화물차 등 특수 목적이 아닌 일반 승용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의 증가세는 눈에 띈다. 2022년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21만 2,107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체 국산차 판매 중 12.8%를 차지했다. 하지만 작년 판매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31만 5,581대에 달했다. 전년 대비 10만 대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전체 비율 역시 19.6%로 7% 가까이 올랐다.

잘 팔리는 차종으로 보면 그 인기는 더욱 실감 난다. 올해 기준 국산차 판매량 1~3위를 차지한 차는 각각 기아 쏘렌토, 현대 싼타페, 그리고 기아 카니발이었다. 이들의 전체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가 차지한 비율은 절반 이상이었다. 쏘렌토의 경우 하이브리드가 순수 내연 기관 모델의 점유율보다 최대 3배 가까이 높았다.

출고 대기 기간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이슈는 잦아들었음에도 몇몇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 듯 긴 대기 기간을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인기 차종들은 순수 내연 기관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탑재 차종 간 격차가 상당하다. 특히 최근 출시된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경우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반면 디젤 모델은 빠르면 3개월 대기하고 받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인기가 여전히 높은 이유는 전기차가 해결하지 못한 단점들을 하이브리드가 고스란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는 주요 원인으로 배터리의 안정성 이슈,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주행 거리, 아직도 오래 기다려야 하는 충전 소요 시간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이브리드는 이들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그 인기가 식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런 수요로 인해 자동차 제조사들도 계획을 바꾸고 있다. 이미 제네시스는 2025년 이후 완전 전동화 계획을 하이브리드를 거치는 것으로 전면 수정한 것이 밝혀졌다. 이는 현대 N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앞서 말했던 전기차의 단점들이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되기 전까지는 자동차 제조사도 하이브리드를 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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