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랭글러 루비콘 392 파이널 에디션 출시
- V8 엔진 장착한 마지막 랭글러로 기록
- 국내 판매 가능성 사실상 전무한 수준

[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전 세계 자동차들이 탄소 중립화 정책의 일환으로 '다운사이징'을 진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지프가 출시한 랭글러는 이와 완전히 반대되는 행보를 보인다. ‘최후의 V8 엔진 탑재 랭글러’라는 기록으로 역사에 남을 예정인 차지만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프는 19일(현지 시각 기준) 신형 랭글러 루비콘 392 파이널 에디션(이하 392)를 발표하고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3,700대 한정 판매되는 이 차는 미국에 3,300대, 캐나다에 300대 배정된다. 나머지 100대는 북미 시장을 제외한 전 세계에 판매될 예정이다.

이 차는 한정 판매 이상으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다. 지프가 8기통 엔진을 장착한 마지막 랭글러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8기통 엔진 랭글러는 2021년 392로 처음 등장했다. 조상님 격인 지프 CJ가 1981년까지 V8 엔진을 장착했으니 40년 만에 부활한 셈이다 하지만 부분 변경을 맞은 신형 392가 이름에 파이널 에디션을 붙이고 작별을 고하면서 등장 3년 만에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028년 출시 예정인 5세대는 완전 전동화 모델 또는 소형 엔진을 통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로 탈바꿈할 것이 발표됐다. 현재 판매 중인 4기통 또는 V6 모델도 4년 뒤에 사라진다는 의미다. 그에 앞서 392를 한정 판매하고 단종하면서 8기통 엔진 먼저 명맥이 끊어지는 것이다.

392는 V8 6.4L 헤미(HEMI) 엔진을 얹는다. 요즘처럼 다운사이징이 기본인 시대 성향을 거스르는 듯한 엄청난 대배기량 엔진이다. 여기에 요즘은 흔한 터보차저나 슈퍼차저 없는 자연 흡기 구조를 채택했다. 더불어 엔진 흡배기를 담당하는 밸브 역시 푸시로드로 제어하는 옛날 방식이다. 최고출력은 477마력이고 최대토크는 65.0kg.m에 달하는 성능을 통해 2.4톤에 이르는 덩치를 정지 상태에서 단 4.5초 만에 100km/h까지 가속시킨다.

이른바 ‘파이널 에디션’인 만큼 지프는 특이한 사양을 듬뿍 집어넣었다. 황동색으로 빛나는 휠은 17인치 크기에 불과하지만 이를 감싼 타이어는 그 두 배 이상인 35인치에 이른다. 이것도 모자랐는지 서스펜션으로 차고를 더욱 올렸다. 전면 범퍼에 장착된 윈치의 최대 견인 용량은 3.6톤이 넘는다. 시트에는 검은색 나파 가죽에 황금색 포인트를 더했다.

마지막 대배기량 랭글러인 392의 북미 시장 기본 가격은 9만 2,140달러(MSRP 기준, 약 1억 2,338만 원)에 달한다. 국내 판매 사양인 루비콘 4도어보다 4만 달러가량 비싼 금액이다. 392의 국내 판매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이전 392도 들어오지 않은 데다 전 세계 배정 판매량이 고작 100대만 주어진 상황에서 이를 얼마나 수입해올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kdm@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