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디자인 칼럼] 제네시스 G80 스포츠, 고성능 모델 출시 위해 절제했나?

  • 기사입력 2021.09.18 15:11
  • 기자명 김권영

제네시스 G80는 제네시스 라인업 중에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가진 차량으로 손꼽힌다. 측면에서 차량을 보면 루프라인이 스포트백에 가까울 정도로 정통적인 세단의 비율을 탈피하면서도 수평적인 디자인 요소를 강조하며 무게감 있는 중후함이 깃든 디자인이었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의 전면부는 일반 모델 과 큰 차이가 없다. (사진=기노현 기자)
▲제네시스 G80 스포츠의 전면부는 일반 모델 과 큰 차이가 없다. (사진=기노현 기자)

스포츠 감성을 곁들인 G80 스포츠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번 G80 스포츠는 이전 세대 (코드명 DH) G80 스포츠와는 결이 다르다. 전 세대 G80 스포츠의 경우 디자인 변화뿐만 아니라 출력의 변화도 있어서 노멀 G80와 차별화가 뚜렷했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G80 스포츠는 스포츠 패키지의 의미를 가진다. 출력은 노멀 버전과 동일하고 소소한 디자인 변화만 이루어진 셈이다.

외관에서 G80 스포츠가 변화한 점은 프런트, 리어 범퍼 그리고 휠이 전부다. 노멀 G80의 경우 프런트 범퍼에 위치한 에어 인테이크가 수평적인 형상을 가져 중후하고 잔잔한 인상을 가졌다면, G80 스포츠는 ‘스포츠’라는 이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프런트 범퍼에 위치한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의 변경이 이뤄졌다. 스플리터를 사선 형태로 안쪽으로 꺾어 스포티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사진=기노현 기자)
▲제네시스 G80 스포츠(사진=기노현 기자)

프런트 그릴의 경우 유광 다크 크롬이 적용됐지만, 그릴 패턴은 기존과 동일하다. 그릴 패턴이 다른 디자인이 적용됐다면 훨씬 변화를 알아차리기 쉬우며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되었을 것으로 보여서 아쉬운 점이다. 리어 범퍼의 경우 에어 아웃렛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추가했다. 에어 덕트가 많은 고성능 차의 요소를 디자인 요소로 재해석한 것인데 G80 스포츠의 그것은 기능적인 요소는 없으며 단순히 디자인 요소로 적용됐다. 하지만 후면부에서 유일하게 추가된 디자인 요소임에도 리어 범퍼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한눈에 큰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부분이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 전용 기하학 패턴의 20인치 휠과 브레이크 시스템(사진=기노현 기자)
▲제네시스 G80 스포츠 전용 기하학 패턴의 20인치 휠과 브레이크 시스템(사진=기노현 기자)

휠은 GV70 스포츠의 그것과 유사한 모양을 가진 스퍼터링 휠에 기하학적 요소가 강조된 디자인이 적용됐다. 최근 현대차가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3D 기하학 패턴이 휠 스포크 면적의 대부분을 할애한다. 스포크의 면이 넓더라도 면적을 꽉 채우는 패턴이 들어가게 되면서 시각적으로 얇아 보이는 효과를 준다. 휠 사이로 붉은색의 캘리퍼가 ‘스포츠’의 의미를 내비친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 운전석(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G80 스포츠 운전석(사진=제네시스)

인테리어도 스포츠 타입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페달 그리고 시트 패턴 디자인이 적용된 것 외에는 기존 G80과 동일하다. 베니어의 경우 카본과 하이브리드 위빙이 적용됐다.

G80 스포츠가 노멀 버전과 차이점이 거의 없는 이유로 두 가지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는 기존 디자인이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드라마틱 한 변화를 꾀하기에는 난도가 높아 최소한의 디자인 변경에만 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 다이내믹 패키지 스포츠 서스펜션(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G80 스포츠 다이내믹 패키지 스포츠 서스펜션(사진=제네시스)

두 번째로는 향후 고성능 버전을 염두에 두고 스포츠 패키지 수준으로 최소한의 변화만 주었을 가능성이다. 이전 세대 G80 스포츠가 노멀 버전보다 60마력 가량 높은 출력을 가진 3.3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하고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능으로도 차이가 많이 나는 모델을 출시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현행 G80 스포츠는 상위 모델을 위해 더욱 과격한 디자인 혹은 변화를 포기하고 일부러 아껴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사진=기노현 기자)
▲제네시스 G80 스포츠(사진=기노현 기자)

제네시스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현재로서 파악하긴 어렵다. 하지만 G80에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였음에도 뭐가 바뀌었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의 폭이 적은 점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다못해 머플러 팁이라도 스포츠성이 짙은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주었어도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G80 스포츠가 공개되고 나서 가격은 일반 모델보다 300만 원가량 비싸지만 차별화 포인트가 부족한 것이 지적되면서 여론의 평가는 좋지 못하다. 소비자들에게 노멀 G80 모델보다 비싼 값을 지불할만한 요소가 별로 없는 게 원인이다. 파워 트레인의 성능이 일반 모델과 동일하다면 적어도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많이 두어서 차량을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하지 않을까? 

Josh Kim porschepolis@gmail.com

※ 디자인 칼럼리스트 Josh Kim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CCS(College for Creative Studies)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센터와 크로아티아에서 리막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현재도 관련 업계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