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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경차 스파크, 32년 만에 단종... 현대 캐스퍼와 엇갈린 운명

  • 기사입력 2022.10.14 10:07
  • 기자명 양봉수 기자

- 스파크, 91년 대우 티코가 시작
- 모닝, 캐스퍼 등과 치열한 경쟁
- 전기차 시대 앞둔 과감한 결정
- 공식 단종 시점은 곧 공개될 듯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던 쉐보레 스파크가 최근 생산을 중단했다. 일시적인 중단이 아니라, 그동안 불거졌던 단종설의 현실화가 시작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단산으로 보고 있다. 쉐보레 스파크를 생산하던 창원공장에서는 앞으로 차세대 글로벌 크로스오버 차량이 생산될 예정이다.

▲대우자동차 시절의 첫 경차 티코(사진=오토트리뷴DB)
▲대우자동차 시절의 첫 경차 티코(사진=오토트리뷴DB)


스파크, 91년 대우 티코가 시작

스파크의 시작은 1991년 대우자동차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티코다. 1980년대 말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에 의해 개발되었다. 또한 티코는 일본의 스즈키 알토를 바탕으로 개발된 차량이기 때문에, 디자인이 알토와 비슷했다.

▲GM대우 마티즈 1세대 (사진=오토트리뷴DB)
▲GM대우 마티즈 1세대 (사진=오토트리뷴DB)
▲GM 마티즈 2세대와 배우 김태희(사진=오토트리뷴DB)
▲GM 마티즈 2세대와 배우 김태희(사진=오토트리뷴DB)

이후에는 1998년 출시된 GM대우 마티즈가 티코의 자리를 이어받는다. 초기 마티즈 디자인은 원형 헤드램프와 둥글둥글한 디자인을 가졌다. 2세대 올 뉴 마티즈는 배우 김태희가 모델로 나서 마티즈 판매량에 불을 지폈다. 2009년 판매를 시작한 3세대 마티즈는 엔진을 1리터로 변경하고 4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했다. 동급에서 최초로 사이드 에어백을 기본 적용하고, 크기도 커져서 인기가 높았다. 

▲쉐보레 스파크 EV(사진=오토트리뷴DB)
▲쉐보레 스파크 EV(사진=오토트리뷴DB)

한국지엠이 공식 출범하고, 2011년부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쉐보레 스파크로 모델명을 바꿔서 판매를 이어갔다. 국산 경차 최초로 미국에 수출되고, 영화 트랜스포머 에디션을 선보기이기도 했다. 또한 포르쉐 보다 빠른 스파크 EV를 선보여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15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쉐보레 스파크(사진=양봉수 기자)
▲2015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쉐보레 스파크(사진=양봉수 기자)

최근까지 판매된 스파크는 2015년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되었다. 승용 모델에는 커튼 에어백이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되고, 바디의 71.7%가 고장력 및 초 고장력 강판으로 설계되어 안전성이 높은 차량으로 인식됐다. 동급 최초로 첨단사양도 가득하게 넣었고, 다양한 마케팅으로 높은 판매량을 이어갔다.
 

모닝, 캐스퍼 등과 치열한 경쟁

스파크는 과거 기아 비스토, 현대 아토즈와 경쟁을 했다. 두 경쟁 모델이 단종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년 간은 승용 모델 중에서 유일한 국산 경차이기도 했다. 

▲기아 모닝 1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사진=기아)
▲기아 모닝 1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사진=기아)

하지만 2004년 출시된 기아 모닝은 국내 경차 기준을 초과해서 소형차로 판매되었다. 하지만 2008년 1월부터 개정된 경차 기준 개정안에 따라 기아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는 본격적인 경쟁을 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모닝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모닝과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경쟁을 했는데, 프로모션을 남발하는 등 시작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쉐보레 스파크는 기아 모닝과 프로모션으로 승부를 이슈가 되기도 했다. 기아와 쉐보레는 각각 가격 할인과 김치냉장고, 에어컨 등의 프로모션을 이어가면서 서로를 압박했다. 

▲현대 캐스퍼(사진=현대자동차)
▲현대 캐스퍼(사진=현대자동차)

쉐보레 스파크는 한국지엠의 어떠한 이슈에도 다른 차종 대비 판매량이 굳건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 셈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캐스퍼는 스파크에게 치명적이었다. 캐스퍼는 최신 트렌드를 겨냥한 경형 SUV로 사양과 디자인, 파워트레인까지 쉐보레 스파크보다 한수 위였다. 이에 반해 스파크는 노후된 모델로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판매량도 전년 동기간 대비 40.3% 급감했다. 대수만 본다면 1월부터 9월까지 8,974대에 불과하다. 동기간 현대 캐스퍼는 3만 5,012대가 판매됐다.

▲쉐보레 볼트 EUV와 EV(사진=쉐보레)
▲쉐보레 볼트 EUV와 EV(사진=쉐보레)


전기차 시대 앞둔 과감한 결정

한국지엠은 공식적으로 쉐보레 스파크 단종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으나,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올해 2월 당시 한국지엠 카허 카젬 사장은 쉐보레 볼트EV 미디어 드라이빙 캠프에서 영상을 통해 “2025년까지 10종의 전기차를 국내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때 이미 쉐보레 스파크 생산을 담당하던 창원공장에서 새로운 크로스오버 차량이 창원공장에서 2023년부터 생산될 계획이라는 내용도 함께 알려졌다. 직접적인 단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 차종만 생산하는 창원 공장 특성상 단종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었다. 

▲쉐보레 볼트 EV(사진=기노현 기자)
▲쉐보레 볼트 EV(사진=기노현 기자)

한국지엠은 판매량이 미미한 차종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다. 볼트 EV와 볼트 EUV를 경쟁력 높은 가격에 출시해 전기차 시장에서도 적극적이다. 풀사이즈 SUV인 타호는 이미 출고를 시작했으며, 수개월 내에 GMC 시에라도 출시될 예정이다.
 

▲쉐보레 스파크 마이핏(사진=양봉수 기자)
▲쉐보레 스파크 마이핏(사진=양봉수 기자)

쉐보레 스파크는 국내에서도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해외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는 추세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 창원공장에서는 단일 차종 생산만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엠(GM) 본사에서는 한국의 생산기지를 스파크 대신 다른 차량으로 교체하는 게 당연히 나은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파크의 경쟁상대는 이제 더 이상 경차가 아니라,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쉐보레 스파크의 작은 크기, 실용성, 저렴한 유지비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볼트 EV가 더 합리적일 수도 있다. 

▲출고를 앞두고 검수중인 쉐보레 볼트EV(사진=한국GM)
▲출고를 앞두고 검수중인 쉐보레 볼트EV(사진=한국GM)


공식 단종 시점은 조만간 공개될 듯

한국지엠은 쉐보레 스파크의 단종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공시적인 입장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주에 미디어를 대상으로 차세대 글로벌 크로스오버를 생산할 창원공장 투어 및 리더십 스피치 등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한국지엠의 공식 입장이 발표된다면 스파크의 단종보다 신차 투입에 대한 이슈 강조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 쉐보레 SUV 라인업 (사진=쉐보레)
▲ 쉐보레 SUV 라인업 (사진=쉐보레)

한편, 한국지엠은 20주년 기념으로 전 차종에 10월 특별 구매혜택을 진행 중이다. 차량에 따라 최소 100만 원에서 300만 원의 할인이 제공된다. 하지만 쉐보레 스파크는 별도의 구매혜택이 없이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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