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캠핑카를 취재하거나 구입하고 나서 정말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를 이번 콘텐츠의 주제로 삼으려고 합니다. 바로 캠핑카에서 관계를 해도 괜찮냐라는 것입니다. 캠핑카에 침대도 있고, 샤워실도 있고, 에어컨도 있고, 심지어 경치까지 좋은 곳이라면 남녀 사이에 그런 생각을 해볼 수도 있겠죠.
요즘 캠핑카 렌트 시장이 커지고 있고, 최근에는 쏘카(Socar)까지 캠핑카 렌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캠핑이나 RV 시장은 코로나 이후 비교적 대중화되었고 정박형 카라반을 활용한 캠핑장도 아주 많아져서 캠핑카나 카라반을 접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또 기존에는 개념조차 희미했던 차박 시장까지 커지니 캠핑은 이제 일상생활 속 일부로 들어오게 된 거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캠핑카나 카라반, 차박 시에 관계를 하는 것에 대해서 더 주의해야 합니다. 밖에서 그 현장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을 수 있고, 여러모로 낭패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캠핑카나 카라반, 차박 등은 방음이 안 됩니다. 그것도 전혀 안 됩니다. 외부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는 요소들은 아주 많은데요. 정말 시선만 차단할 뿐이지, 내외부의 소음을 걸러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캠핑카나 차박 시에 내부에서 관계를 하다 소리가 새어 나간다면 이건 한강 공원 텐트에서 몹쓸 짓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소음은 어떻게 요령껏 정리한다고 하고요. 이것도 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금만 격해져도 차량이 흔들려서 무언가 자세를 잡아보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물론 카라반의 경우 E&P가 설치되어 있을 경우에는 흔들리지 않을 테니 걱정이 없을 것이고, 캠핑카도 하부 지지대를 내려놓고 한다면 그나마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타는 유로밴은 스타리아 기반의 세미 캠핑카라서 차박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하부 지지대가 없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낭패를 보기가 아주 쉽습니다. 특히 루프탑 텐트를 별도로 설치하시는 분들도 요즘 많죠. 유로밴에도 루프탑 텐트와 유사한 팝업 텐트가 있는데요. 여기는 그냥 오르락내리락만 해도 흔들려서 시도조차 어렵습니다.
그리고 캠핑을 커플만 떠날 경우에는 괜찮을 수도 있겠습니다. 정확히는 연애 기간이 오래된 커플 말이죠. 하지만 연애 기간이 짧은 커플은 결국 절제가 안 되도록 격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대외적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겠다면 위치 선정 자체를 특히 신경 써야겠죠.
다년간 캠핑카를 취재하고, 캠핑을 즐기고, 세미 캠핑카를 소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관계를 하고 싶다면 그냥 숙박업소를 가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그런 분들이 훨씬 더 많기도 하고요.
캠핑장에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노지에는 어르신들도 많고요.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공통점은 참 호기심이 많다는 겁니다. 문 닫고 있는 캠핑카도 구경하고 싶다면서 찾아오시는 경우들이 꽤 잦습니다. 그래서 일부 캠핑카와 카라반 앞에는 방해 금지 문구가 부착되어 있기도 할 정도죠. 그런데 멋모르고 시도했다가는 정말 창피당하기가 쉽습니다. 정박형 카라반 캠핑장도 역시 마찬가지니, 성욕이 넘쳐 오른다면 깔끔하게 모텔을 추천드립니다.
그래서 캠핑카에서 해도 되냐는 질문에 대해 짧은 답변 한 줄은 "낭만으로 포장한 추잡스러운 꼴 보이지 말고, 그냥 모텔로 가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간 캠핑장에서 그런 소음이나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면 참으로 당황스러울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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