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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SUV 이상의 듬직한 실내,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시승기

  • 기사입력 2021.02.05 09:35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테슬라가 모델 Y를 국내에 공개해 라인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싼 가격의 모델 S와 모델 X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테슬라의 기술력을 확인하기 부족함이 없는 모델 3는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전기차 중 한 대다. 높은 인기를 누리는 모델 3를 마치 SUV처럼 만든 모델 Y를 시승하며 경험해 봤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전측면(사진=양봉수 기자)


동글동글, 귀여움을 택한 디자인

 
모델 Y는 상위 모델인 모델 X와 다르게 차체 곳곳을 둥글게 마무리했다. 모델 3도 이와 비슷해 모델 3의SUV 버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2000년대 초반 포르쉐들이 떠오르는 헤드램프는 모델 3와 완벽히 호환될듯하다. 전기차답게 그릴은 없으며, 범퍼 하단부에는 공조기를 비롯해 차체 내부의 열을 식히기 위한 공기흡입구가 존재한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측면(사진=양봉수 기자)

테슬라 SUV 특유의 껑충한 디자인은 모델 Y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윈도우 라인을 기준으로 하단부는 모델 3와 완벽히 호환될듯한 느낌은 측면에서도 여전하다. 지붕은 톨보이 스타일로써 껑충한데, 덕분에 전방 및 측면 시야가 확 트였다. 프레임리스 도어와 21인치의 커다란 휠은 전고가 높은 SUV임에도 불구하고 차량이 날렵해 보이게 만든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후면(사진=양봉수 기자)

루프라인은 후면에서 날카롭게 떨어지는 쿠페형 SUV 같다. 덕분에 후면 유리가 상당히 눕혀져 있고 유리의 크기가 작다. 트렁크 도어 끝부분에는 검은색 스포일러를 붙여 멋을 부렸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노면에 염화칼슘이 상당히 많아 차량이 쉽게 더러워진다. 처음 모델 Y을 받고 걱정했던 부분도 이 부분이었다. 후면에 와이퍼가 없고, 유리의 면적이 작아 후방 시야가 상당히 제약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깎아지는 듯한 루프라인과 스포일러 덕분에 후방 시야에 제약이 없었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단순함의 극치, 실내 디자인

 
실내는 단순함의 극치다. 오죽하면 송풍구까지 센터패시아에 숨겼을까. 차량의 모든 기능은 센터패시아에 자리 잡은 15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한다. 차량의 기능뿐만 아니라 유튜브, 넷플릭스 등 놀거리까지 충분해 긴 충전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다. 모든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기능을 품고 있는 덕분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시간이 제법 소비됐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에 적용된 15인치 터치스크린(사진=양봉수 기자)

모델 3를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모델 Y 운전석에 처음 앉았을 때는 상당히 어색했다. 계기반이 없고, 스티어링 휠에는 두 개의 컨트롤러가 전부며, 속도를 확인하려고 해도 시야가 전방이 아닌 센터패시아를 향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자 같은 소비자가 아직은 많은 덕분에 테슬라가 상위 모델에는 여전히 계기반을 남겨 두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1열 시트(사진=양봉수 기자)
 

예상외 착좌감 선보인 시트와 수준급 적재공간

 
단순미가 극대화된 실내 디자인과 시각적으로 얇은 시트 디자인 덕분에 착좌감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행에서 기대 이상의 착좌감을 보여줘 만족감을 높여줬다. 생긴 것처럼 헤드레스트는 딱딱하다. 그러나 허리 부분과 엉덩이 부분이 푹신하게 몸을 감싸줘 노면 충격의 상당 부분을 대형 트럭의 에어시트처럼 시트가 걸러준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2열 시트(사진=양봉수 기자)

1열 시트의 후면이 파여 있고, 기본적으로 1열 포지션이 높아 2열의 레그룸은 상당히 널찍하다. 리클라이닝 각도도 제법 상당하다. 또한 2열 암레스트의 면적이 제법 널찍해 음료를 꽂고도 팔을 놓을 수 있었다. 예상외 부분에서 만족스러웠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프렁크(사진=양봉수 기자)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차인 만큼 적재공간은 수준급이다. 트렁크 도어는 유리까지 함께 열리는 구조 덕분에 큰 짐을 싣기에 무리가 없다. 또한 바닥 아래에도 널찍한 실내공간이 숨어있다. 프론트와 트렁크가 합쳐진 프렁크로 불리는 앞 후드 밑 공간에는 여행용 캐리어 두 개는 가뿐히 실릴 정도의 깊이를 갖췄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에 적용된 21인치 휠(사진=양봉수 기자)


역시 전기차네, 수준급 주행성능

 
전기차에서 가장 무거운 배터리가 차량 하단부에 깔린 만큼, 이번 모델 Y 역시 핸들링은 훌륭했다. 폭이 넓은 21인치 타이어와 사륜구동 시스템은 안정감을 더해줬다. 전기차들이 그렇듯, 무겁게 바닥에 깔린 차체와 노면의 충격을 거르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서스펜션은 대비를 이루며 핸들링에 자신감을 더해주고, 안락한 승차감을 선보인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모델 Y 퍼포먼스 트림으로 450마력의 시스템 총 출력을 발휘한다. 0-100km/h의 가속 시간은 3.7초로 중형급 SUV지만, 스포츠카 급 성능을 발휘한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448km이며, 슈퍼차저를 통해 1시간 만에 전체 배터리의 90% 수준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주행가능 거리와 배터리 잔량 표시 모습(사진=양봉수 기자)

서울에서 시승차를 받아 회사가 있는 원주까지 별 무리 없이 주행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며, 다시 원주에서 대구 엑스코까지 도로 흐름에 맞춰 주행거리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주행이 가능했다. 제법 장거리였던 만큼, 슈퍼차저로 충전하는 1시간 동안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니 생각보다 주행거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다. 아이러니하지만, 모델 Y에 적용된 히트 펌프가 전기를 사용해 저온에서 급격히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가 부담이라면, 퍼포먼스 트림보다 주행거리가 긴 롱레인지를 구매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이번 시승에서 주행 가능 거리보다 큰 불만은 화각이 너무 좁은 사이드미러였다. 사이드미러는 다음 모델에서는 꼭 개선됐으면 하는 사항이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차량 세부기능 설정 페이지(사진=양봉수 기자)


부족한 편의사양을 채워주는 안전사양

 
모델 Y의 편의사양은 동급의 모델들과 비교한다면,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국산차에서는 흔한 통풍시트가 없으며, 오토 에어컨은 좌우 독립형 온도조절이 불가능하다. 엠비언트 라이트가 없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사양이다.
 
그러나 모델 Y를 비롯한 테슬라에게는 오토파일럿이라는 최고의 무기가 있다. 아직 모델 Y의 국내 사양이 확정이 되지 않아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과 연동되는 FSD(풀 셀프 드라이빙)은 적용되지 않았다. 그래도 오토파일럿의 기본기는 수준급이었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의 칼럼식 기어 레버(사진=양봉수 기자)

칼럼식 기어 레버를 한 번 내리면 작동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 차량과 확실한 거리를 두고 좇아갔고, 그 상태에서 레버를 한 번 더 내리면 비로소 작동되는 오토파일럿은 어두운 상황에서도 차선과 차량들을 인식하며 안정적으로 주행을 이어갔다. 지난번 모델 S 시승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모든 차선을 인식하고, 주변 차량들을 밤낮없이 모두 인식해 표시해 주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에 적용된 듀얼 모터 레터링(사진=양봉수 기자)

모델 Y는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중형급 SUV다. 기존 모델들의 완성도가 높았고, 특히 모델 Y와 많은 부분이 닮은 모델 3는 국내에서 순수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모델인 만큼, 닮은 구석이 많은 모델 Y 역시 국내 판매량의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하지만 변수는 가격이다. 테슬라는 아직도 모델 Y의 가격 책정에 고심 중인데, 국내 전기차 보조금 혜택 지급 조건이 변경돼 차량의 가격이 보조금 지급에 큰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과연, 테슬라가 모델 Y의 가격 책정에 소비자가 보조금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만들지 주목된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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