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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하는 업체 속출, 줄줄이 폐업 대기"... 국내 캠핑카 업계, 어쩌다 이지경까지 왔나

  • 기사입력 2023.11.30 15:20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우후죽순 생겨나던 캠핑카 업체들의 폐업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성장했던 국내 캠핑카 업계는 이미 제작사나 보급된 캠핑카 대수가 이미 포화상태였다. 그만큼 최근에는 판매량이 급감하는 추세며, 이미 생산을 중단하거나 폐업한 업체가 셀 수 없을 정도다.

▲11월에 개최된 고카프 전경(사진=양봉수 기자)

이달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던 고카프에는 약 20개의 캠핑카 제조사/수입사가 참여했다. 당장 1년 전과 비교해도 한없이 초라한 규모다. 밴텍, 컴팩스알브이코리아, 제일모빌, 모터홈코리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처음 보는 브랜드였다.

▲27일 입항과 동시에 인증, 인도까지 진행된 아드리아 카라반 라인업들 (사진=패밀리카라반)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사진=패밀리카라반)

카라반 수입사들은 이미 올해 초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유럽과 미국산 모두 같은 상황인데 코로나 19 당시 물량이 크게 부족했다. 수입이 되는대로 팔려나갔다. 그래서 수입사들은 새해 물량을 대폭 늘렸는데, 바로 거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코로나 19가 종식되면서 판매량이 곤두박질쳤고, 결국 재고가 쌓이게 됐다. 그렇게 현금이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까지 묶이며 카라반 수입사들이 먼저 시장에서 정리됐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점을 전후로 많은 캠핑카 제조사들이 공장 규모를 키웠고, 더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제품이 좋거나, 캠핑카 시장이 성장하면서 발생한 매출이 아니라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맞이한 덕분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업체 대표는 많지 않았다. 오직 매출 증대에만 급급했다. 가격 경쟁도 그렇게 치열한 양상으로 번졌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기반의 베른 V70 캠핑카 (사진=유튜브채널 초아 CHOA)
▲쌍용 렉스턴 스포츠 기반의 베른 V70 캠핑카 (사진=유튜브채널 초아 CHOA)

방송에도 캠핑카가 자주 등장하면서 캠핑카는 어느덧 주류가 되는 듯했고, 캠핑카 업체 대표들은 본인들의 브랜드 차량이 방송에 탔다며 자랑하기에 바빴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자 일부 업체는 업계 1위인 제일모빌을 이슈의 중심으로 끌어들일 정도로 파워가 대단했다. 자신을 캠핑박사, 전기박사라고 주장했던 K씨 마저도 제일모빌이 마치 동네 북인 양, 제일모빌과 비교되고 싶어 했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잡혀가면서 카라반의 판매량이 먼저 직격타를 맞은 이후에도 국내 캠핑카 제조사들은 정신없이 생산 물량을 맞추느라 바빴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하듯 시장을 관망했다. 심지어 시장을 관망하던 업체들마저도 뒤늦게 분위기에 휩쓸려 공장을 매입하거나 확장하는 공격적인 체제에 가세했다.

▲2021 캠핑카&레저페스티벌에 전진 배치된 제일모빌 아씨에 라인업(사진=양봉수 기자)
▲2021 캠핑카&레저페스티벌에 전진 배치된 제일모빌 아씨에 라인업(사진=양봉수 기자)

그러나 결론적으로 업계 1위인 제일모빌을 넘어서고자 무리수를 두었던 제조사/수입사는 상당수가 사실상 폐업했다. 폐업하지 않았어도 폐업 위기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일부 업체는 당장 인건비가 없어 허덕인다는 소문이 파다하고, 또 다른 업체는 법정관리 중이어서 줄도산 소식이 전혀 충격적이거나 새롭지 않다. 

▲컴팩스알브이코리아 본사 앞 마당에서 개조를 대기 중인 차량들(사진=양봉수 기자)
▲컴팩스알브이코리아 본사 앞 마당에서 개조를 대기 중인 차량들(사진=양봉수 기자)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본인들의 갈 길을 가는 업체들도 있다. 코로나19 시기 당시에도 매출보다 품질에 욕심을 내고,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했던 업체들이 요즘 곳곳에서 서서히 빛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업체가 생겨나기도 했고, 유럽 수출 기회를 엿보는 업체도 있으니 시장 자체가 마냥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는 업체도 물론 많다.

마지막으로 캠핑카 업계 뿐만아니라, 모든 산업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캠핑카 업체를 일반화해서 모두를 비판적으로 보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캠핑카 업계가 힘들기를 바라면서 쓰는 글도 아니다. 캠핑카 업계가 왜 어려워진 것인지 소비자들도 알아야 하고, 반대로 수익에만 집중하면서 소비자 권익에 소홀했던 업체들은 스스로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12월 4일, 작성 의도와 달리 오해를 일으켰던 일부 내용을 수정하였습니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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