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 차 범퍼에 수납공간 추가
- 미국 특허청 등록 완료 발표
- 전기차 전용, 상당한 공간 확보
[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혼다가 최근 ‘범퍼 트렁크’에 대한 특허를 인증받았다. 차 뒷면 하단에 위치한 범퍼에 슬라이딩이 가능한 서랍 칸을 만들어 물건을 실을 수 있는 구조다. 전기차에서 남는 공간을 활용하는 기술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해외 자동차 매체 모터어소리티는 최근 혼다가 발표한 특허 기술에 대해 보도했다. 혼다는 작년 7월 13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특허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 1일 절차를 완료해 그 신청서를 공개했다. 오토어소리티는 “혼다가 특허받은 기술은 자동차를 움직이는 우체통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농담조로 소개했다.
이 기술의 주요 골자는 전기차 기준으로 뒷바퀴 축부터 후면 범퍼까지 이어지는 서랍장 형식의 공간을 창출해 낸 것이다. 기존 내연 기관 차에는 연료통과 소음기 및 머플러 등으로 꽉 차 있었는데, 전기차에서는 이것들이 사라져 비게 됐다. 이를 활용해 또 다른 수납공간을 만들어낸 셈이다.
다만 특허에 등록된 이미지상으로 뒷바퀴까지 들어오는 크기 때문에 후륜을 굴리는 전기차에는 적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차 앞쪽에만 모터가 들어가 전륜을 굴리는 파워트레인만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륜 구동 전기차는 내연 기관 차에서 엔진룸에 해당하는 앞쪽에 전장품이 자리를 채워 이른바 ‘프렁크’를 두기가 쉽지 않았다. 혼다가 특허를 낸 이 기술로 이런 문제점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보안 및 보관 능력도 잊지 않았다. 범퍼에 기존 트렁크와 별개로 잠금 또는 해제 가능한 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자체 에어컨까지 갖춰 공기 순환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차 안에 두기에 더럽거나 냄새가 나는 물건들의 수납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 안에 음식을 넣어둘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말이다.
혼다가 수납공간에 보이는 열정은 이뿐만 아니다. 픽업트럭 릿지라인은 짐칸 아래에 드넓은 수납공간을 추가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프렁크보다 넓어 보이는 이 공간은 성인도 충분히 들어갈 만한 크기를 갖춤은 물론 스페어타이어도 넣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한편, 혼다는 이번 특허 기술과 더불어 전기차에 대한 비중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1월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인 ‘0 시리즈’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CR-V에 플러그인 수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은 차를 발표했다. 일본 주요 자동차 브랜드 중 전기차에 가장 보수적이었던 혼다였으나, 최근 행보로 전기차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졌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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