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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제 스포츠카를 꿈꿨던 어울림 스피라

  • 기사입력 2019.07.05 11:26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2000년대 혜성처럼 등장해 국내에서도 수제작 차량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어울림 모터스는 한때 자동차 마니아들의 드림카로 여겨졌던 스피라라는 막강한 출력의 현재까지도 유일무이 한 수제작 스포츠카였다.
 

스피라를 생산했던 어울림 모터스는 첫 시작부터 독특했다. 1994년 쌍용차와 기아차를 거친 디자이너 부부의 손에서 시작된 프로토 디자인과 1997년 프로토 모터스가 어울림 모터스의 시작이다. 프로토 디자인 당시만 하더라도 콘셉트카 제작, 국내 생산 차량의 디자인을 개선하는 등 디자인 쪽 일을 주로 진행했었다.
 
(▲사진출처 : ALLCARINDEX)

IMF 사태의 여파로 1999년 프로토 디자인은 도산했지만, 프로토 모터스는 다행히 살아남아 쌓여 있는 노하우를 집대성해 국산 수제 스포츠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001년 첫 프로토 타입인 PS-II를 대중에게 공개했다. 2002년엔 프로토타입의 양산형 모델인 스피라를 공개해 대중의 깊은 관심을 받았다.
 
(▲사진출처 : ALLCARINDEX)

그러나 국내 법규와 국내에선 유일무이한 수제작 차량의 한계 때문에 2009년까지 개발을 이어갔다. 차량의 정식 출시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그 항목 중 차량 충돌시험의 경우 양산형 차량과 동일한 차종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프로토 모터스는 막대한 개발비로 인해 인증을 거칠 자금이 부족했다. 
 
자금 부족으로 인해 스피라를 개발 중인 2007년엔 정보통신 기업인 어울림네트웍스에 인수돼 어울림 모터스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국내의 인증 문제로 스피라는 해외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 이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중간에 어울림 모터스로 사명이 변경됐지만, 국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2010년 3월 출시에만 10년이 가까운 기간이 소모됐던 스피라가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고, 정식 출시에 돌입했다.
 
하지만 스피라는 곧장 한계를 드러냈다.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린 만큼 출시 당시의 스피라의 옵션과 파워트레인은 구식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개발 당시만 하더라도 스피라의 파워트레인은 당시 국산 차량 중 고성능으로 손꼽힌 현대 투스카니의 2.7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사용해 나쁘지 않았지만, 출시 당시에는 이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파워트레인이 즐비했다. 
 
게다가 출시 당시엔 국산 최초의 후륜구동 스포츠카인 제네시스 쿠페의 인기몰이가 한창일 때였다. 스피라는 철지 난 투스카니의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고도 2008년 CJ 슈퍼 레이싱 GT6000 부분에 스톡카로 제공돼 이때 얻은 다양한 레이스카의 기술력이 더해져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그러나 자동차 자세 제어 장치 등 안전장비도 갖춰져 있지 않아 운전이 어려운 점과 수제작 스포츠카의 특성으로 인해 비싼 가격은 스피라 판매에 큰 걸림돌이었다.
 
그래도 어울림 모터스는 스피라의 판매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파생모델들과 최고 1억이 6천만 원이 넘었던 가격을 4천만 원 대로 대폭 낮춘 77대 한정판 스피라 아이코닉을 출시하고, 스포츠카에선 보기 힘든 리스 방식의 판매를 도입하는 등 획기적인 시도를 이어갔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이후 4도어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는 뱅가리와 스피라 2의 출시도 준비됐지만, 연이은 판매 실패로 심화된 자금난으로 인해 어울림 모터스는 상장폐지 처분까지 받게 돼 수제 차량의 명맥이 완전히 끊기게 됐다. 
 
스피라가 단종된 그 순간까지 국내외를 합해 총 31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에서 희귀 차종으로 손꼽히는 쌍용 칼리스타의 78대보다 적은 수치로 안타까움은 더 커진다. 게다가 제조사까지 자취를 감춰 더욱 보기 힘들어졌다. 
 

어울림 스피라는 국내에서 수제작 스포츠카라는 새로운 시도로 가능성을 열어줬기에, 스피라의 부활을 기대하는 마니아들이 적지 않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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