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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감성적인 페라리, 포르토피노 시승기

  • 기사입력 2019.09.24 08:26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스포츠카 혹은 슈퍼카 제조사로 잘 알려진 페라리는 GT카 역시 일가견 있는 제조사다. 지난 2009년 페라리 최초로 하드탑을 탑재한 모델로도 잘 알려진 캘리포니아와 이후 출시된 캘리포니아 T의 뒤를 잇는 GT카로써 더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준다.
 

미드십이 아니다,
프론트 엔진

 

성능을 강조한 여느 페라리 모델들과 달리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GT카를 표방하는 만큼, 기존 차량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페라리 하면 떠올리는 미드십 엔진 대신 프론트 엔진을 장착해 길쭉한 후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강력한 엔진을 앞에 품고 있는 만큼, 후드에는 두 개의 열방출구를 달았다. 범퍼 하단부에는 커다란 공기흡입구가 반달 형태로 위치해 날카로운 인상을 만들었다. 범퍼 좌우 양 끝에 위치한 공기흡입구는 공력성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의 냉각 성능도 높인다.
 

측면의 구성은 FR GT카의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페라리는 이마저도 자신만의 철학을 그대로 담았다. 엔진의 열을 원활하게 배출 시키기 위한 공기 토출구를 카본으로 장식해 고성능 차량 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으며, 커다란 휠 안에는 노란색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뛰어난 제동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또한 하드탑 방식을 사용하는 만큼 지붕이 닫혔을 때는 비율이 완벽한 쿠페, 지붕이 열렸을 때는 컨버터블의  모습이다.
 

후면은 전형적인 페라리의 모습으로 익숙함을 보여준다. 동그란 원형 테일램프는 단순하지만 모든 전구는 LED를 사용해 고급스러우면서도 높은 시인성을 자랑한다. 범퍼 하단부에는 원형의 듀얼 트윈 머플러와 과격한 디퓨저가 자리 잡아 완성도를 높여준다.
 

GT카의 성격이 잘 반영된 실내

실내는 GT카의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다. 터치스크린이 없는 기존 모델들과 달리 센터패시아 중앙에는 10.25인치의 커다란 터치스크린이 부착돼 조수석에서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고, 조수석 앞에도 작은 터치스크린을 부착해 동승자에게 RPM, 속도, 기어 단수 등 다양한 주행 정보를 보여줘 뛰어난 성능을 같이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고성능 차량답게 아날로그 방식의 RPM 게이지가 계기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으며, 좌우에 작은 LCD 창을 부착해 차량의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스티어링 휠 좌우에는 커다란 패들 시프트가 위치하고 있는데, 뛰어난 버튼감을 자랑한다. 고성능 차량을 오랜 시간 만든 만큼, 방향지시등과 와이퍼, 시동 버튼, 주행모드까지 차량의 모든 조작을 스티어링 휠에서 가능케 했으며, 최적의 위치에 부착해 직관적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시트는 단순하지만 고급스러움이 가장 잘 묻어난다. 시트 전체는 가죽으로 덮여 있고, 쿠션감이 뛰어나지 않지만 편안하다. 허리와 허벅지 지지부를 크게 높여 과격한 코너링에서도 운전자를 완벽하게 지지한다. 게다가 포르토피노는 기존 페라리 차량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메모리 시트까지 지원해 장거리 운전 시 운전자를 교대하거나 다양한 시트 포지션으로 설정이 가능해 장거리 운전에 특화된 GT카의 성격을 반영했다.
 

10대 엔진상 싹쓸이,
뛰어난 파워트레인

여느 페라리 차량이 그렇듯 포르포피노 역시 첨단 운전사양은 전무하다. 그러나 뛰어난 운전의 재미로 모든 부분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차체 앞에 위치한 3.9리터 V8 가솔린 터보 엔진은 10대 엔진 상을 수상했을 만큼 뛰어나게 세팅됐고, 여느 페라리가 그렇듯 듣기 좋은 배기음을 쉼 없이 터뜨린다. 달릴 때보다 시원스러운 배기음을 들으며 여유롭게 운전할 때, 그 순간이 포르토피노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GT카라고 엔진 성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터보 렉이 거의 없어 자연흡기 엔진을 모는듯한 자연스러운 느낌 덕분에 터보 엔진에 대한 이질감을 없앴다. 출력은 당연히 뛰어나다. 3.9리터 V8 가솔린 터보 엔진은 600마력의 최고출력과 77.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데, 7단 DCT 미션의 직결감과 시종일관 지친 기색 없는 똑똑한 변속성능과 결합돼 600마력이라는 대단한 힘이 손실 없이 그대로 바퀴로 전달되는 느낌이다.

강한 답력의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량은 곧장 튀어나가며, V8 엔진답게 강력한 배기음을 토해낸다. 브레이크 역시 특별한데,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적용돼 초반보다 디스크가 열을 받고 난후 뛰어난 제동성능을 자랑한다. ‘발냄새만 맡아도 선다’는 표현이 확 와닿을 정도의 뛰어난 제동 성능이다.
 


뛰어난 서스펜션,
똑똑한 승차감

서스펜션은 상당히 똑똑하다. 시승하기 전 여느 고성능 차량이 그렇듯 단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상과 달리 노면의 충격을 상당히 잘 걸러준다. 그러나 마냥 물렁하지만 않으며, 노면의 정보를 어느 정도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허용한다. 서스펜션의 세팅으로 페라리의 높은 기술력을 엿볼 수 있었다. 게다가 달리고 싶을 땐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쇼크업소버 아이콘 버튼을 누르면 이전과 성격이 180도 달라지며, 높은 엔진 출력을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단단해져 운전자에게 고속주행의 안정감을 전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GT카도 잘 만드는 페라리

1세대 캘리포니아가 시작한 페라리의 하드탑 GT카의 시작은 성공적이었으며, 이후 페라리 최초의 터보 엔진을 장착한 캘리포니아 T는 페라리의 터보 엔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는 이전 차량들의 장점인 하드탑과 뛰어난 출력의 엔진까지 품어 포르토피노는 페라리가 잘 숙성 시킨 GT카로 돌아왔다.

페라리에게는 항상 슈퍼카 혹은 미드십 슈퍼카 등의 수식어가 따라 다녔지만, 직접 운전하며 경험한 포르토피노는 단순히 페라리의 엔트리급 차량이 아닌 훌륭한 GT카로써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순수한 운전으로 재미를 느낀 차량이 너무나도 비싼 페라리라는 사실이 아쉬웠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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