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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쌍용차, 픽업트럭 전기차를 개발했어야...

  • 기사입력 2021.06.16 09:00
  • 기자명 기노현 기자

[오토트리뷴=기노현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뜨거웠던 키워드 중 하나를 고르자면 단연 ‘전기차’다. 구입을 장려하는 보조금 금액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특히 올해는 다양한 신형 전기차가 출시되며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경영 악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쌍용차 역시 올해 상반기 첫 번째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을 출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었다.

▲쌍용 E100 티저(사진=쌍용차)
▲쌍용 E100 티저(사진=쌍용차)

코란도 이모션은 지난해 7월 티저 이미지를 공개한 준중형 전기 SUV 'E100'의 양산형 모델이다. 쌍용의 첫 번째 전기차인 만큼 차체 경량화를 위해 쌍용차 최초로 보닛에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공기역학을 고려한 유선형 라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그동안 국산 전기차는 소형 SUV 기반 모델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준중형 전기 SUV인 코란도 이모션에 대한 기대감은 컸고, 수입 전기 SUV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서 활약이 기대됐던 모델이다.

▲쌍용 코란도 이모션(사진=쌍용차)
▲쌍용 코란도 이모션(사진=쌍용차)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경영 악화로 인한 법정관리, 매각 절차 등 많은 악재로 인해 현재 코란도 이모션의 양산은 지난 6월 14일(월)부터 시작됐고, 10월 유럽시장에서 먼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반도체 수급 등 상황 등을 고려해 출시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 출시와 함께 친환경 자동차로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맞춰 간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해 보이지만, 국내 출시가 늦어지며, 경쟁사 대비 뒤쳐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됐다.

▲현대 아이오닉 5(사진=현대차)
▲현대 아이오닉 5(사진=현대차)

코란도 이모션 출시가 미뤄진데에는 반도체 수급 등의 영향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보인다. 현대 아이오닉 5 테슬라 모델 3 등 인기 모델로 인해 올해 전기차 구입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하반기 쌍용 코란도 이모션이 출시된다고 해도 보조금이 모두 소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서울시 기준 최대 1,200만 원(국비 800만 원, 지방비 4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 사실상 이 비용을 포기하고 전기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또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는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와 같은 국내 경쟁사의 전기차와 비교하면 내연기관 플랫폼을 활용하는 코란도 이모션의 상품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코란도 이모션이 얼마나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인지가 관건이지만, 사실상 경쟁이 치열한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은 상황이 녹록치 않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사진=쌍용차)
▲쌍용 렉스턴 스포츠(사진=쌍용차)

이런 상황인 만큼 쌍용의 첫 번째 전기차가 대표 모델 중 하나인 렉스턴 스포츠&칸(이하 렉스턴 스포츠)을 기반으로 출시됐다면 상황이 지금보다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렉스턴 스포츠는 픽업트럭 모델로 국내 시장에서는 승용차가 아닌 화물차 분류된다. 때문에 렉스턴 스포츠 전기차가 출시될 경우 전기차 보조금 역시 전기 승용이 아닌 전기 화물(소형)으로 분류된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사진=쌍용차)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사진=쌍용차)

올해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은 전기 승용은 앞서 언급한 1,200만 원이며, 전기 화물은 2,400만 원(국비 1,600만 원, 지방비 800만 원)이다. 차량 가격이 동일하다면, 전기 화물차가 전기 승용차보다 1,200만 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진정공에서 제작한 전기 냉동탑차의 경우 최대 3,150만 원까지 지원되지만, 렉스턴 스포츠 전기차가 나올 경우 포터 2 일렉트릭과 동일한 2,400만 원이 유력하다.

▲현대 포터 2 일렉트릭(사진=현대차)
▲현대 포터 2 일렉트릭(사진=현대차)

높은 보조금 외에도 경쟁 모델 자체가 적은 것도 이점이다. 대창모터스 다니고밴, 파워프라자 봉고 3 EV 피스 등 몇 개 모델이 있지만, 사실상 포터 2 일렉트릭과 봉고 3 일렉트릭이 주력이다. 이 모델들은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와 수요층이 다른 모델로 사실상 국내시장에 픽업트럭 전기차가 출시될 경우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 역시 화물차의 장점과 SUV의 장점을 고루 갖추고, 시장 독과점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렉스턴 스포츠 전기차가 출시된다면 많은 보조금과 함께 독점 시장을 형성할 경우 충분히 많은 판매량을 보일 것이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사진=쌍용차)
▲쌍용 렉스턴 스포츠(사진=쌍용차)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 점유율은 현대기아차가 80% 후반대의 점유율을 보이며 독과점 시장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 역시 테슬라 외에는 현대기아차를 위협할 만한 브랜드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에서 픽업트럭 전기차를 출시할 경우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1~2년 내에 신형 전기차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아쉬움을 남긴다.

kn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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