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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 업계의 소비자 불만, "서비스 품질 높이기 위해 판매망 분리해야"

  • 기사입력 2021.09.24 07:26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소비자들과 제조사들의 분쟁과 분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대응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제조사의 사후관리 미흡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주요 RV 제조사들의 판매 및 커뮤니티 기반이 되는 네이버 카페를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근본적으로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에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일부 제조사들은 고객서비스팀, A/S팀을 별도로 운영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전담인력을 상시 운영하는 곳도 존재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 생산이 바쁘면 생산라인으로 투입되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한계도 있지만, 담당자가 오롯이 사후관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이런 경우 소비자들은 임원 또는 대표자를 찾는 글을 카페에 게시하고, 해당 소비자는 이른바 ‘진상’으로 낙인찍힌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 된다. 반대로 제조사 역시 부정 이슈가 판매량에 악역항을 미치기 때문에 피해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내용은 명확하다. 현장에서 만난 복수의 소비자들은 “카카오톡 채널이나 대표번호 등 공식적인 A/S 접수창구는 있지만, 제대로 해결이 안 된다. 어떻게 기다리기만 하라는 건가. 어제 처리해 줄지도 모르고 기다리고 해야 하는 게 정상인가.”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지 1800평, 건평 700평의 전시장과 정비동을 갖춘 YJRV대구센터는 웬만한 공장보다 크지만, 오직 판매와 서비스를 위해서만 운영된다.(사진=양봉수 기자)
▲대지 1800평, 건평 700평의 전시장과 정비동을 갖춘 YJRV대구센터는 웬만한 공장보다 크지만, 오직 판매와 서비스를 위해서만 운영된다.(사진=양봉수 기자)

반대로 규모가 큰 제조사들의 경우 출고량에 따라 사후관리를 필요로 하는 차량이 증가하는 만큼 사후관리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다. 규모가 작은 업체도 알려지지는 않지만, 100% 환불 처리를 해주고 덮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제품 하자가 아닌 본인 잘못으로 인한 A/S도 웬만한 무상으로 해줘야 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한다.

이는 큰 틀에서 보면 제조사가 직접 판매하고, 사후관리까지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제조사는 제조만 해야 하고, 판매사가 서비스센터를 구축해서 판매부터 사후관리를 해야 하는 게 보통의 자동차 업계 시스템이다. 자동차들도 제조사와 판매사, 서비스센터는 명확히 구분된다. 그러나 그동안의 RV 업계는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이를 분리하지 않았고, 결국 제조사와 소비자들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RV 업계가 도입하기 쉬운 수입차 시스템은 딜러사가 특정 브랜드의 판매권을 따서 판매만 담당했으나, 최근에는 수입차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서비스센터를 함께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수입차 판매사가 서비스센터까지 운영하는 이유는 당연히 수익 때문이다. 판매만 해서 수익구조를 유지하기는 힘들고, 서비스센터까지 운영해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어서다. 당연히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서비스 자체가 좋아야 한다. 그래서 판매사들은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직원 교육에 힘써 서비스 품질을 높여 가고 있다.

당연히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같은 비용이라면 조금 더 나은 공간에서 나은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게 사람 심리다. 또한 내야 할 것을 모르거나, 기준이 없어서 내지 않는 소비자는 있어도, 명확한 기준과 시스템을 무시하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는 없다. 어떠한 업종의 서비스센터도 공임비나 기본 부품비에 대한 기준은 명확한데, 지금의 캠핑카 업계는 그런 기준이 명확하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받아야 할 비용도 받지 못하고, 소비자들은 서비스에 대한 만족을 하지도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코로나19이 이전에도 캠핑카를 포함한 국내 RV 업계는 성장세가 지속되어 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규모는 확장했으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업체가 많아졌다. 판매 체계도 마찬가지다. 소규모에 적합한 직접 제조, 직접 판매만 방식은 당장의 마진은 더 좋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관리나 이슈 대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만족감을 위해서라도, 제조사들이 품질 향상 및 생산성 개선을 위해서라도, 눈앞에 놓은 욕심은 내려놓고, 장기적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는다면 또다시 소비자와 마찰은 불가피하고, 구설수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가 반복된다면 국내 RV 업계의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있을까?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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