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유독 국내에서만 주저 앉는 미국산 캠핑카, "과도한 적재가 문제"

  • 기사입력 2021.10.12 10:03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최근 국내 RV 업계에서 클래스 C 형태의 미국산 캠핑카들의 후륜 축이 주저 않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숙박이 가능한 레저용 차량을 캠핑카가 아니라, 모터홈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캠핑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탓에 캠핑카라고 불리지만, 미국에서는 정말 장기간 이용하는 집처럼 사용되기 때문에 모터홈이라고 불린다. 이런 개념으로 인해 국내의 많은 소비자들은 “미국산 모터홈이 우리나라 캠핑카보다 튼튼하다”라고 생각해왔다.

▲후륜 축이 안쪽으로 휘어 입고된 미국산 모터홈 (사진=양봉수 기자)
▲후륜 축이 안쪽으로 휘어 입고된 미국산 모터홈 (사진=양봉수 기자)

그러나 최근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살펴보면 정반대다. 우리나라 캠핑 문화는 ‘풀소유’다. 청수통도 수입 모터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야 하고, 그만큼 오수통도 커야 한다. 게다가 캠핑장 이용보다는 노지를 선호하고, 실제로 캠핑카가 이용할 만한 캠핑장도 많지 않기 때문에 배터리를 가득 넣는다. 다른 건 접어두고, 벌써 물탱크와 배터리만 해도 1톤이다.

당연히 이렇게 무거운 상태로 주행을 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서스펜션 튜닝과 브레이크 튜닝을 하지 않는 소비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차량에 투자를 한다. 결과적으로 1톤을 적재 가능한 트럭의 총중량은 3.5톤인데, 대부분 캠핑카들은 안전검사를 받으러 가면 중량 초과로 이 중량도 맞출 수 없다.

기본적인 장비 외에도 부가적으로 무거운 짐들은 한가득 싣고 다니는 문화와 습관 때문이다. 그나마 1톤 트럭을 기반으로 제작하는 차들은 사정이 낫다. 트럭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프레임이나 전체적인 구조가 더 탄탄해서다.

그러나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 모터홈은 트럭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거의 전부가 밴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섀시 자체가 약하다. 클래스 B 형태로는 문제가 없지만, 클래스 C처럼 캐빈을 제작해서 얹는 경우에는 전체적인 강성이 흐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캐빈을 얹으면서 오버행을 뒤로 늘리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여기서부터 문제다. 오버행을 뒤로 늘리면 후륜 축으로 쏠리는 하중이 증가하게 된다. 추가적으로 후방에 위치한 적재공간에 짐을 가득 싣거나 견인장치 위에 적재함이나 바이크를 얹을 경우에는 축에 더 많은 부담을 주게 된다.

▲참고사진, 리프 스프링에 에어 서스펜션이 추가된 모습 (사진=양봉수 기자)
▲참고사진, 리프 스프링에 에어 서스펜션이 추가된 모습 (사진=양봉수 기자)

특히 차량의 중량이 증가하면서 주행성능이 흐트러지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에어 서스펜션 작업을 하는 소비자들도 많은데, 이 역시 문제를 더욱 키울 뿐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는 “에어 서스펜션을 작업하면서 리프 스프링을 걷어내던지, 순정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정확한 계산 없이 단순하게 에어 서스펜션만 추가하면 축에 또 다른 형태로 스트레스를 주게 되어 버틸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축은 주로 안쪽으로 몰려 주저앉는 형태로 휘게 되기 때문에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며, 직진 주행 중에도 불안한 떨림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상태로 계속해서 주행하면 말 그대로 차가 바닥으로 주저앉을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문제가 발생되면 국내에서는 미국산 차량의 부품을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공업사에서 캠핑카의 틀어진 축을 펴서 다시 운행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당연히 교체를 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며, 평상시에 적재하는 무거운 짐들도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는 더 빠르게 반복되며,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국내 RV 제조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제작된 캠핑카였으면 이미 대단한 이슈가 되었을 건데, 수입 제품이라서 소비자들이 오히려 관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국산차나 수입차나 너무 많은 짐을 적재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bbongs142@autotribune.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시간 추천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