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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대기 16개월 이상, 연봉보다 빨리 오르는 차량 가격... "대체 무슨 상황인가?"

  • 기사입력 2022.03.18 15:36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하이브리드 SUV 및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가 2022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특정 차종의 선호와 함께 반도체 부족이 맞물리면서 올해도 출고 지연의 장기화가 쉽게 풀리지 않아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차량 가격 인상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계약 후 출고까지 대기 1년은 기본,
친환경 차량 대부분 1년 반 정도 대기 필요

2022년 3월, 기아의 전 차종 납기 정보에 따르면 일반 내연기관 차량 대비 하이브리드 차량들의 납기가 압도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예를 들어 K3는 3개월, 스팅어 5-6주, K9은 2개월이면 출고가 가능하다. 그러나 인기가 높은 카니발이나 스포티지, 쏘렌토는 가솔린이나 디젤 구분 없이 계약부터 출고까지 1년 정도의 대기 기간이 필요하다.

▲최근 신모델로 출시된 하이브리드 SUV 니로 (사진=기아)
▲최근 신모델로 출시된 하이브리드 SUV 니로 (사진=기아)

최근에 출시된 니로는 11개월 이상의 대기가 필요하고, 쏘렌토나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니로는 드라이브와이즈 전방 레이더와 하만카돈 스피커 앰프가 부족하고, 스포티지와 쏘렌토, 카니발 등은 각각 ECU와 DCU가 부족한 탓이다.

전기차인 EV6 및 봉고 EV도 출고까지 10개월에서 15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출고 지연의 장기화는 기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에는 세단과 SUV 구분 없이 7개월 이상의 대기가 필요하고, 전기차는 1년 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해외에서 수입되는 르노 마스터의 공급 부족으로 국내 캠핑카 업계는 공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입차 업계도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매달 사양을 변경한 신규 트림을 제작 및 운영하거나, 일부 사양은 추후 장착하는 방식으로 출고를 진행 중이다.
 

출렁이는 자동차 가격,
일부 제조사는 가격 억제 및 인하에 안간힘

하지만 문제는 출고 지연만이 아니다. 출고 지연에 더해서 자동차 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최근 테슬라가 철광석, 구리, 니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두 차례나 가격을 올리면서 모델 3 롱레인지 가격은 350만 원 인상된 7,429만 원이 되었고, 모델 Y도 310~440만 원까지 인상되면서 9천만 원을 넘어섰다.

현대자동차는 아반떼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상품성 강화를 이유로 123만 원에서 335만 원의 가격을 인상했고, 기아자동차는 니로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333만 원에서 585만 원을 올렸다. 모하비도 역시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89만 원에서 177만 원을 올렸고, 르노코리아자동차도 XM3 연식변경 모델의 가격을 53만 원에서 88만 원까지 인상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주력 모델인 E클래스와 GLC, GLE의 가격을 200만 원에서 300만 원 내외의 인상을 진행했다.

타 브랜드 역시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업계에는 이미 가격 인상의 움직임이 서서히 시작되는 분위기가 돌고 있다.

▲GM 오리온 공장에서 생산 중인 볼트 EV(사진=GM)
▲GM 오리온 공장에서 생산 중인 볼트 EV(사진=GM)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상황에서도 가격을 오히려 낮춘 업체도 있다. 쉐보레는 볼트 EV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 대비 오히려 463만 원을 인하했다. 디자인과 사양은 오히려 강화되었지만, 가격이 낮아졌고, 보조금 적용 시 3천만 원대 초반의 가격으로 주목을 받았다.

폴스타코리아는 폴스타 2를 선보이면서 가격을 5,490만 원으로 맞췄다. 전기차 보조금 1천만 원을 100% 받게 하기 위해서다. 이는 해외보다 100만 원에서 250만 원 정도 저렴한 가격이었다. 소비자들 역시 이에 호응하듯 몰리면서 폴스타코리아는 1년 목표치 판매량을 사전계약 일주일 만에 넘기며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하이브리드 SUV 및 전기차 선호 여전히 압도적

엔카닷컴이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 당신의 다음 차는?’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자동차 구매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응답자는 전체 3,427명 중 71.4%를 기록했다.

구매하고 싶은 차종으로는 SUV 및 RV 차량이 55.2%로 절반을 넘어섰으며, 세단은 27.8%로 뒤를 이었다. 그중에서도 하이브리드에 대한 선호가 31.7%로 가장 높았으며, 전기차는 28.2%, 가솔린은 24.8%로 비교적 큰 차이 없이 높은 선호가 이어졌다. 하지만 디젤에 대한 선호도는 14.2%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았다.

▲소비자들의 차량 선호도 설문결과(자료=엔카닷컴)
▲소비자들의 차량 선호도 설문결과(자료=엔카닷컴)

실제 제조사들의 판매량을 분석해 보면 엔카닷컴의 설문조사 결과와 대동소이하다. 과거에는 디젤 SUV가 인기였지만, 이제는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가 디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디젤 게이트 및 미세먼지, 친환경 등의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이 제조사들은 디젤 외에도 효율성이 좋은 차량 개발에 매진했고, 소비자들 역시 의식수준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선 영업 현장 관계자는 “팔고 싶어도 팔 수 있는 차량이 없다. 다양한 차량 중에서도 몇몇 인기 차종으로만 계약이 몰리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어서 빠른 출고는 물론이고, 현장의 어려움도 많다”고 토로했다.
 

신차 출고 지연으로 중고차, 렌트 사업자들은 대박?

신차 출고 지연으로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와 렌트, 리스 사업자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질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수입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가 없으니 중고차 매물이 없다.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 역시 신차가격에 영향을 받아 비싸게 판매되는 중고차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렌트/리스 업체인 견적신 오영관 대표는 “신차 출고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어서 영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며, 극히 일부에 불과한 대형 렌트사의 경우 선 계약한 물량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면서 이득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어려운 건 렌트나 리스 모두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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