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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운전경력이 많아서 문제"..전기 택시 또 급발진, 바로 '이것' 때문었나?

  • 기사입력 2023.04.16 05:50
  • 기자명 김해미 기자

[오토트리뷴=김해미 기자] 15일 오후 2시 23분,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이면도로에서 기아 니로 플러스 전기 택시가 도로로 돌진하면서 보행자와 차량 5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현장에서 횡단보도를 걷던 B(29)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현장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상태로 끝내 숨졌다. 

▲급발진으로 주장되는 사고 현장(사진=관악소방서)
▲급발진으로 주장되는 사고 현장(사진=관악소방서)

택시 운전자 A(71) 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이 급발진 했다"라고 주장했다. 

전기차 보급율이 높아지면서 급발진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기 택시나, 일반 승용차 모두 고령 운전자들에게서만 '급발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고는 급발진으로 판결나지 않았고, 소비자 과실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번 사건도 급발진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고령의 택시 운전기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버스도 마찬가지지만, 택시는 개인으로도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령층이 더욱 많다. 내가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만 있어도 된다.

이번에 사고를 낸 운전자는 71세지만, 실제로 70대 후반이나 80대 운전기사들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 운전기사들은 보통 운전 경력이 40년에서 50년을 넘는 경우가 많다. 또 운전에 대한 자부심도 굉장하다. 

이 자부심으로 가득한 기사들이 전기차로 택시를 바꿀 때 주로 문제가 발생한다.

내연기관 차량을 운전했던 경험으로 전기차를 운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회생제동을 너무 과하게 사용하고, 내연기관차량과 다른 모터에 대한 개념 없이 가속 페달을 밟기 때문이다. 이른바 말타기 현상이 심화되면서 멀미까지 유발한다.

▲충돌 테스트 후 처참히 부서진 테슬라 모델 3(사진=김예준 기자)
▲충돌 테스트 후 처참히 부서진 테슬라 모델 3(사진=김예준 기자)

소비자의 불만에서 끝나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문제는 사고 발생이다. 회생제동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브레이크 페달을 별도로 밟지 않고, 가속 페달만 사용하는 택시 기사들이 많다. 페달 하나로 주행을 하기 때문에 편한 것도 이유다. 

하지만 급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본인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하는 운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원페달 드라이빙을 하려면 항상 가속페달에 발이 올라가 있는 것인데, 이걸 내연기관 차량을 운전할 때처럼 자신의 오른 발이 브레이크 페달 위에 항상 있었던 것처럼 착각을 하는 것이다. 

▲참고이미지, 하이브리드 차량의 회생제동 시 에너지 흐름도(사진=양봉수 기자)
▲참고이미지, 하이브리드 차량의 회생제동 시 에너지 흐름도(사진=양봉수 기자)

그런데 사실 회생제동은 원페달 드라이빙을 하지 않아도 된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도 회생제동이 발생하고,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면서 사용해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특성도 사고를 더 키우고 있다. 모터는 엔진과 다르게 초반부터 최대토크가 쏟아지기 때문에 가속성능이 더 빠르다. 엔진은 회전수를 올리면서 속도를 올리지만, 모터는 오히려 감속기를 사용해서 회전수를 낮추는 구조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식간에 속도가 높아지고,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만약 정말 급발진이라고 판단된다면 두 발 모두 브레이크 페달에 올려서 페달이 부러지도록 강하게 밟아야 한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사이드 브레이크가 전자식이기 때문에 주행하면서 작동할 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고, 변속기를 중립으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비교적 한가한 도심이거나, 고속도로 주행 상황이라면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켜 멈춰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한편, 업계에서도 급발진을 인정한 사례가 있으나, 대부분은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실제로도 운전자 과실인 사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khm@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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