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화성)=기노현 기자] 지난 4월 현대자동차의 초고속 충전소인 E-pit 개소와 함께 운영이 시작됐다. E-pit는 국내 최고 수준인 350kW급 초고속 충전설비를 갖춘 공용 충전 시설로 모터스포츠 레이싱의 피트 스톱에서 영감을 받아 이름 지어졌다. E-pit의 충전 전력은 일반적인 공용 급속 충전기(100kW~150kW) 대비 약 2~3배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데, 실제 환경에서 체감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 직접 체험해봤다.
충전 차량은 E-pit의 충전 전력 수용이 가능한 제네시스 G80 전기차를 활용했고, 장소는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목포방향)에 위치한 E-pit를 이용했다. 늦은 저녁시간에 방문하니 비교적 충전소는 한산해 천천히 기능을 살펴보며 충전하기에 충분했다.
E-pit는 일반 충전과 커넥터 체결만으로 충전과 결제가 한번에 가능한 PnC 충전(Plug & Charge)를 지원한다. G80 전기차는 PnC 충전을 지원하지만, 시승차인 관계로 일반 충전으로 진행했다. 차량 정보와 충전 완료 알림을 받을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한 후 충전 속도(급속, 초고속)와 충전량을 선택할 수 있다. 체험한 초고속 충전 요금은 kWh당 500원이며, 회원의 경우 40원이 할인된다.
결제는 충전 금액과 함께 미출차 수수료 보증금 5,000원이 같이 결제되는데, 충전 완료 후 15분 이내에 출자하지 않을 경우 보증금에서 수수료가 차감된다. 충전 완료 후 차량을 이동시키지 않고, 충전소 점거를 하는 일부 운전자를 위한 조치인데, 테슬라의 슈퍼차저 점거 수수료 대비 저렴하다.
충전 케이블은 최대 350kW 충전이 가능한 만큼 두껍고, 무게가 무겁다. 한손으로 체결 가능한 완속 충전 케이블과 달리 두 손을 모두 이용해야 원활히 충전 커넥터를 연결할 수 있는 수준인데, 보편적인 환경부 급속충전기와 비슷한 무게다. 충전 커넥터 연결 후 차량과 충전기의 통신 후 곧바로 충전이 시작된다.
이날 차량의 배터리 잔량이 43%에서 충전을 시작했다. 충전 시작과 함께 충전 전력이 천천히 올랐는데, 최대 185kW의 속도로 충전하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기대했던 속도보다는 느렸지만, G80 전기차 배터리 용량의 1/3이 넘는 30kWh를 충전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10분 38초로 매우 빨랐다. 충전기 연결 후 잠시 화장실 등 볼일을 보고 오면 충전이 완료되는 정도다.
충전이 완료된 후에는 빠른 출차가 가능하도록 카카오톡 알림을 통해 안내한다. 이외에도 굳이 충전기 디스플레이를 확인하지 않아도, E-pit 캐노피 전면 디스플레이에 충전중인 차량 정보 및 충전량, 남은 시간을 지속적으로 안내해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이날 체험하지 못했지만, E-pit는 충전소 만차 시 원활한 충전을 돕는 대기 시스템을 지원한다. 온라인으로 대기 번호를 발급하는 디지털 큐 서비스는 충전기별(초고속, 급속) 대기표를 충전 대기 고객에게 발급해 충전소에 도착한 순서대로 원활한 충전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한 번의 E-pit 충전 체험이었지만, E-pit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30kWh를 충전하면 일반적인 전기차는 150~200km 주행 가능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장거리 주행 중 휴게소에 잠시 들르는 동안 상당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름 그대로 모터스포츠의 피트 스톱과 비슷한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편, E-pit는 화성, 군산, 음성 등 전국 휴게소 12곳에 각 6기씩 총 72기가 설치되었으며, 지난 7월에 을지로 센터원 E-pit를 추가 개소, 하반기 중 인천, 대전 제주 등 주요 거점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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