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車업계 공급 문제로 재고 판매가 실적 견인
- 재고차, 기간에 따라 최대 3~5% 가격 할인
- 센슈어스와 같은 신규 디자인도 영향 미친 듯
[오토트리뷴=기노현 기자] 지난 9월 국산 5개 제조사의 판매량은 총 89,928대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인기 모델의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며, 작년 동월과 비교하면 무려 33%나 감소했다. 이런 열악한 시장 상황속에서 유독 현대 쏘나타가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쏘나타는 지난 9월 5,003대가 판매되며 지난달(4,686대) 대비 6.9% 증가, 전년 동월(4,589대) 대비 9%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는 9월 국산차 전체 판매량 중 두 번째로 많은 판매 대수를 기록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현대차가 판매량 집계에 포함하는 구모델(LF 택시)의 판매량 1,428대가 포함됐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판매 순위는 7위로 상위 10위권 안쪽이다.
그동안 국산차 판매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던 현대 그랜저, 기아 쏘렌토, 카니발 등 인기 모델보다 많이 판매된 것인데, 경쟁 모델인 K5의 판매량이 1,998대로 22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다.
현대 쏘나타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이유로는 최근 계속되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신차 출고 지연 현상이 장기화가 꼽힌다. 기아 쏘렌토는 9월 3,820대가 판매됐지만, 현재 출고 대기 차량이 3만대가 넘고, 경쟁 모델인 기아 K5 역시 1만4천대 수준의 출고 대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10월 생산 계획은 각각 6,000대, 3,500대 수준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원활한 출고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현대 쏘나타는 바로 출고 가능한 재고차량을 판매하며 실적을 끌어 올리고 있다. 특히 몇 달 전부터 공격적인 재고차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해 합리적인 가격에 차를 빨리 받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쏘나타는 이번 10월 역시 8월 재고차는 5%, 8월 재고차는 3%의 할인과 함께 쏘나타 출고 이력이 있는 고객에게 60만 원, 노후차 고객 추가 할인, 모빌리티 저금리 할부(1.7%)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이어간다.
새로운 디자인도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2.0 디자인을 버리고 1.6 센슈어스와 같은 디자인으로 변경된 전면부는 쏘나타의 밋밋한 디자인을 조금 더 세련되고, 스포티하게 만들어 준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체적으로 더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디자인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영업 현장에서도 신규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가 해결되고, 생산이 원활해질 경우 다시 경쟁 모델에 추월 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지 않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쏘나타가 이번 기회를 잘 살린다면 다양한 라인업과 완성도에 대한 재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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