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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정신 맞아요?"... 3천만 원 레이 전기차, 보조금 없이 출고한 이유는?

  • 기사입력 2024.02.23 16:31
  • 기자명 최현진 기자

[오토트리뷴=최현진 기자] 기아가 지난해 레이 EV를 선보였습니다. 부분변경 이전 모델도 전기차가 2018년까지 판매된 적이 있었으니 재출시라고 해야 맞을 듯합니다. 레이 EV는 지난해 전기차 기세가 한풀 꺾였음에도 시장 반응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보조금을 받으면 2천만 원대 가격으로 전기차를 살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었겠죠.

그 결과 레이 EV의 월 판매량은 많게는 최대 1천 대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레이 전체로 봤을 때도 월 판매량의 20% 이상까지도 차지했을 정도입니다. 보조금이 소진된 지난 1월에도 100대가 넘게 팔린 사실상 유일한 전기차이기도 합니다.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레이 EV는 2차 부분변경 모델을 기반으로 한 만큼 실내외 디자인도 세련되게 바뀌었습니다. 내연기관 모델에서 지적됐던 단점도 전기차로 바뀌면서 상쇄됐다는 평을 듣습니다. 다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약 200km, 그나마도 겨울철에는 160km 내외로 떨어진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들이 과연 단순한 장점 혹은 단점으로만 남을까요? 소비자들의 실구매 비중이 높은 차종인 만큼, 짧은 시승이 아니라 차를 오랫동안 소유하면서 느껴지는 부분은 분명 다를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직접 느낀 부분을 정리해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레이 EV 출고 현장(사진=최현진 기자)
▲레이 EV 출고 현장(사진=최현진 기자)


풀옵션 3,080만 원, 보조금 없이 구매한 이유는?

이러한 이유로, 저희 오토트리뷴에서는 지난 2월 초 레이 EV를 신차로 출고했습니다. 2,955만 원부터 시작하는 에어 트림에 스타일(50만 원), 컴포트 II(45만 원), 드라이브 와이즈 II(30만 원) 옵션을 모두 담았습니다. 3,080만 원에 달하는 풀옵션 모델이죠. 앞서 이야기했듯,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모두 받으면 2천만 원대 초반에 살 수 있는 금액대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보조금을 기다리지 않고 차 가격 그대로를 지불했습니다.

▲레이 EV 인수 전 충전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최현진 기자)
▲레이 EV 인수 전 충전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최현진 기자)

개인이라면 섣부르게 하기 힘들 결단을 내린 결정적 이유는 바로 '시기'입니다. 레이 EV를 구매해야겠다고 결정한 것은 지난 1월 말입니다. 당연하게도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이 전부 소진된 상태고, 올해 새로운 보조금 정책이 발표되기에도 너무 이른 상황이었습니다. 

정책이 발표된 이후에 차를 구매한다 하더라도 문제입니다. 보조금 순번이나 차량 출고 일정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적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빠르고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드리는 게 저희의 목적인데, 많아봐야 1천만 원에 가까운 정도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수개월을 기다리는 것은 저희의 취지와 맞지 않았죠.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가격적인 메리트가 소폭 줄어든 점도 참고할 만한 부분입니다. 콘텐츠를 작성하는 현시점에서는 올해 새로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발표된 상황이죠. 배터리 계수 등 새로운 기준에 따라 리튬인산철 배터리에 지급되는 보조금이 크게 줄었습니다. 레이 EV도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는 만큼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니, 구매를 고려하시는 소비자분이라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레이 EV 출고차량 지급품(사진=최현진 기자)
▲레이 EV 출고차량 지급품(사진=최현진 기자)


기본적인 구성품 확인과 비닐 제거는 꼼꼼하게

근처 기아 대리점에서 사무실로 차를 가져오자마자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은 구성품을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출고 차량 지급품에는 삼각대와 시가잭 USB, 그리고 두 개의 사용설명서입니다. 하나는 보증서가 포함된 두꺼운 책자고, 다른 하나는 주요 내용만 간추려 넣은 요약본입니다. 전기차의 기능을 풍부하게 활용하려면 두꺼운 설명서일지라도 꼼꼼하게 정독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동차등록증과 저공해차 스티커(사진=최현진 기자)
▲자동차등록증과 저공해차 스티커(사진=최현진 기자)

이외에는 자동차등록증과 저공해차 스티커가 제공됩니다. 저공해차 스티커는 내연기관 차나 하이브리드의 경우 지자체나 환경부에 별도로 신청해야 받을 수 있지만, 전기차에서는 자동차등록증과 함께 제공되는 만큼 번거로움을 덜 수 있습니다.

▲운전석측 유리 상단에 붙인 1종 저공해차 스티커(사진=최현진 기자)
▲운전석측 유리 상단에 붙인 1종 저공해차 스티커(사진=최현진 기자)

전기차는 저공해자동차 1종으로 분류됩니다. 공영주차장과 전국 공항 주차장 요금이 50% 할인되며, 서울 혼잡통행료는 100% 감면됩니다. 스티커의 부착 위치는 운전석 좌측 하단 유리가 기본적인 부착 위치이지만, 스티커가 운전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문제로 현재는 전면 유리 상단에도 붙일 수 있도록 허용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실내외 곳곳에 씌워진 비닐을 제거하는 데 10분 내외가 소요됐다(사진=최현진 기자)
▲실내외 곳곳에 씌워진 비닐을 제거하는 데 10분 정도가 소요됐다(사진=최현진 기자)

그 뒤에는 비닐이나 스펀지 등, 신차 출고의 흔적을 제거했습니다. 실내외 구석구석 생각지도 못한 곳까지 붙어있는 비닐을 제거하는 데만 해도 10여 분이 걸렸습니다. 차량에서 제거된 비닐의 양도 꽤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외부 문콕방지 스펀지 등은 바로 떼어내지 않으면 고착되어 도장면 등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출고 직후 바로 제거하는 편이 좋습니다.

▲신차에서 제거한 비닐의 양은 상당한 수준이다(사진=최현진 기자)
▲신차에서 제거한 비닐의 양은 상당한 수준이다(사진=최현진 기자)

생산이나 출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흠집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의도는 좋으나, 결과적으로는 '친환경 자동차'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상당한 양의 쓰레기를 배출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솔루션 역시 환경적인 측면에서 고민해 볼 만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이렇게 기아 신형 레이 EV가 저희와 함께하게 됐습니다. 오토트리뷴에서는 레이 EV를 직접 운행하는 입장이 되어, 단순 시승기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앞으로 매주 두 편씩 전해드릴 계획입니다.

또한 이러한 기획은 레이 EV나 전기차에 관심이 많으신 독자 또는 소비자 여러분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행하고자 합니다. 혹시나 레이 EV와 관련해 궁금하거나 다뤄줬으면 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할 테니 댓글 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ch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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