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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뽑자마자 가혹주행?"... 주행거리 205km 전기차, 왕복 240km 장거리 소감은?

  • 기사입력 2024.03.11 17:03
  • 기자명 최현진 기자

[오토트리뷴=최현진 기자] 바로 이전 편에서 전기차 길들이기를 소개한 것이 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바로 레이 EV에게 가혹한 운전조건이 주어졌기 때문이죠. 설 명절을 맞이해 본가를 방문하는 왕복 약 240km 장거리 주행 미션입니다.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1회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는 전기차를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항상 고민이 따르는 부분입니다. 더구나 평소 장거리 운전이 많거나 명절 귀성길 등 오랜 시간을 주행해야 하는 운전자라면 그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죠.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주행거리도 짧고, 충전 시간도 훨씬 긴 탓입니다.

▲강원도 원주 사무실에서 서울 중심까지는 약 120km 내외가 소요된다
▲강원도 원주 사무실에서 서울 중심까지는 약 120km 내외가 소요된다


속도계보다 시선이 많이 향하는 잔여 주행거리

출발지는 강원도 원주 사무실, 목적지는 서울에 있는 본가입니다. 편도 약 120km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입니다. 레이 EV의 환경부 인증 주행가능거리는 205km입니다. 하지만 겨울철이라 주행거리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거기다 배터리 관리를 위해 충전량을 80%로 설정해놓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44km에 불과합니다.

충전 없이 일단은 갈 수 있는 거리이긴 하지만 방전까지는 30km가 채 안 되는 수준이죠. 가는 동안 언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주행이 다소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고속도로에서는 크루즈 컨트롤을 통해 정속주행 상태를 유지했다(사진=최현진 기자)
▲고속도로에서는 크루즈 컨트롤을 통해 정속주행 상태를 유지했다(사진=최현진 기자)

따라서 이번 장거리 주행에서는 주행거리를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페달 조작이 잦은 시내 구간에서는 i-페달을 통해 회생제동 레벨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렸습니다. 하나의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어 주행 피로도도 낮습니다.

고속도로 위에서는 최고 속도에 맞춰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했습니다. 그때그때 페달 밟는 양이 달라지면 배터리 전력량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기에 최대한 정속 주행을 유지합니다. 열선 스티어링과 열선 시트를 제외하고는 필요 이상으로 공조장치를 트는 일도 되도록 지양했습니다.

▲잔여 주행거리에 대한 압박이 만만치 않다(사진=최현진 기자)
▲잔여 주행거리에 대한 압박이 만만치 않다(사진=최현진 기자)


전기차 장거리 주행, 미리 대비해야 하는 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행가능거리가 극적으로 늘어나는 일은 쉽게 보기 힘듭니다. 남은 주행거리는 85km 정도지만, 본가까지는 여전히 50km가 넘게 남았습니다. 집까지 가져가는 일은 어떻게든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날에도 일찍 차를 활용하는 만큼 미리 충전해놓고 가는 것이 아무래도 마음이 더 편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레이 EV의 경우 잔여 주행거리가 50km 이하로 떨어지면 계기반과 디스플레이에 방전 경고 메시지를 띄운다는 점도 의식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역시 그전에 미리미리 충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습관이겠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이를 위해서는 내가 주행하려는 경로상에 충전소가 어디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공해차 통합정보 사이트나 EVwhere같은 서비스를 통해 그 위치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 차에 충전 표준에 맞는 충전기 대수, 고장 여부, 사용 이력 등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다행히 이번 경로상에는 양평휴게소와 경기광주휴게소 등 휴게소 두 곳에 있는 충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충전기는 어렵지 않게 찾았으나, 레이 EV가 급속충전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때문에 넉넉한 충전을 위해서는 못해도 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나마 휴게소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른 저녁을 먹으니 충전이 금방 끝났다는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거든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레이 EV(사진=최현진 기자)

만약 휴게소의 전기차 충전소가 포화상태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급하지 않다면 국도로 빠져나가 한적한 곳의 충전소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명절이라면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는 만큼 추가 비용 부담도 적죠. 

▲120km 남짓을 달려 서울 본가에 도착했다(사진=최현진 기자)
▲120km 남짓을 달려 서울 본가에 도착했다(사진=최현진 기자)


도착했다고 끝이 아니야?

긴 거리를 달려 서울 본가에 도착했습니다. 주행거리는 약 100km 남짓이 남았습니다. 일반적인 귀성길과는 반대 경로로 달린 만큼 교통정체의 압박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웠습니다. 그럼에도 120km는 결코 짧지 않은 거리입니다. 운전자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도 꽤 피곤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이때 배터리가 가장 민감한 부분이 바로 온도라고 합니다. 겨울철 배터리 열이 오른 상태에서 급격한 온도 변화를 막기 위해 주차는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충전도 마찬가지로 실내 주차장의 충전기를 이용하면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죠, 배터리 히팅 시스템은 배터리 온도를 적정 상태로 유지해 충전 속도는 물론 주행 성능도 함께 높이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꼽힙니다.

▲서울에서 원주로 돌아가면서 고속도로 충전소를 한번 더 들렀다(사진=최현진 기자)
▲서울에서 원주로 돌아가면서 고속도로 충전소를 한번 더 들렀다(사진=최현진 기자)

동일한 조건으로 서울에서 원주로 돌아왔을 때는 비교적 압박이 덜했습니다. 아마도 경로상 충전기의 위치가 확실히 파악되고, '어떤 패턴으로 주행하면 되겠다' 하는 느낌도 꽤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거리를 달리더라도 일정 수준의 루틴이 잡혀있으면 전기차 장거리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 EV의 140~205km대 주행거리는 확실히 시내 주행에 더 알맞은 수준이라는 결론은 변함이 없지만요.

ch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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