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 더 K9, 중고차 가치 재조명
- 2천만 원 초반대부터 구매 추천
- 제네시스 앞서는 가성비, 인기 ↑

[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제네시스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우뚝 섰다. 그 아성을 수입차도 쉽게 넘보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가성비 럭셔리 세단으로 주목받는 차가 나타나 관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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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컨디션, 2천만 원 초반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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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현재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등록된 K9 매물은 총 1,239대다. 그중 현행 모델 이전 사양인 2세대 초기형 ‘더 K9’이 634대로 가장 많다. 세부적으로 3.8 GDI가 515대로 가장 많으며 전체 81.2%를 차지하고 있다.
판매 중인 더 K9 중고차 중 가장 저렴한 것은 1,190만 원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2018년 6월 출고된 2019년형으로 무사고 이력을 갖췄지만 구매를 추천하지 않는다. 누적 주행거리 28만 km를 넘겼으며 렌터카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조건을 10만 km 미만 무사고에 렌터카 이력도 없애면 최저가는 2천만 원 초반대로 오른다. 대표적으로 9만 5천 km 주행한 2019년 3월식 3.8 GDI 플래티넘 I는 2,090만 원에 판매 중이다. 외장 패널 판금이 일부 있지만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동일 조건에서 더 K9은 2018년식 기준 평균 시세가 2,160만 원에서 4,111만 원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최근 연식인 2021년식도 2,462만 원에서 4,861만 원 수준이다. 아직 무상 보증이 남은 차가 많음에도 최대 절반 이상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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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급 가격에 제네시스급 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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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K9은 2018년부터 3년여 동안 약 3만 2,574대가 판매됐다. 준수한 실적을 냈지만 제네시스에 비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기아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상징성에도 차체 크기나 위치가 G90과 G80 사이에 머물러 소비자 인식이 뚜렷하지 못했다.
반면 실제 차주 반응은 완전히 대비된다. 아랫급인 현대 그랜저와 겹치는 가격대에 제네시스 부럽지 않은 사양을 폭넓게 제공하는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사륜구동 시스템을 중간 트림부터 기본화하는 등 경쟁력이 상당히 높다.

초기 판매 성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출시 첫해에는 월평균 1,300대에 육박하며 후륜 대형 세단 수요가 제한적인 국내 시장에서 이례적인 반응을 기록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차급을 넘나드는 사양 구성이 적지 않은 선택을 이끌었다.
다만 부분 변경 모델인 현행 K9은 실적 부진과 정체된 포지션 때문에 단종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10월까지 연간 누적 판매량 1,273대에 그치고 있다. 이에 구형 더 K9이 오히려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편, K9보다 반급 아래라고 볼 수 있는 G80은 연식에 따라 중고차 시세에서 하극상을 나타내고 있다. 2018년식은 1,835만 원에서 3,544만 원으로 소폭 낮은 편이지만 2021년식은 3,327만 원에서 4,805만 원으로 최저가 차이가 극명하다.
김동민 기자 kdm@autotribune.co.kr
